2021 광주인권상 수상자이자 도움을 요청하는 메시지를 보낸 인권변호사 아논 남파. <5·18기념재단 제공>

5·18기념재단이 지난 3월 16일 태국 인권활동가로부터 받은 도움 요청 메시지를 공개하며 태국 정부의 인권 규탄과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메시지를 보낸 이는 올해 광주인권상 수상자이자 태국 민주화운동을 주도해 수감 중인 인권변호사 아논 남파로, 메시지의 내용은 함께 수감돼 있는 동료 인권활동가들의 신변 위협에 관한 것이었다.

아논 남파의 메시지에 따르면, 수감 중인 2017 광주인권상 수상자 자투팟 등의 동료 인권활동가들이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 교도관들에 의해 수감동 밖으로 끌어내지려 했으나, 이들의 강한 반발로 겨우 저지될 수 있었다. 태국에서는 과거 수감 중 의문사 사례가 발생한 적이 있어서 통상적이지 않은 교도관 측의 행동에 이들의 저항은 거셀 수밖에 없었다.

5·18기념재단은 이날 오후 영문으로 경고 성명서를 태국에 보냈고, 성명서는 곧바로 태국어로 번역되어 태국 언론에 전달됐다. 태국 언론은 5·18기념재단의 경고 성명서와 함께 세계가 태국 정부의 움직임을 주시 중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에 태국 시민사회는 5·18기념재단의 즉각적인 도움에 감사를 표했다.

지난 2월 9일 태국 정부는 아논 남파를 비롯한 인권활동가 4명을 왕실모독, 폭동교사 및 여타 죄목으로 구금한 바 있다. 3월 6일에는 아논 남파 등 시위 핵심 지도자들에 대한 보석 신청이 불허되면서 태국 수도 방콕에서 왕실을 비판하고 프라윳 총리의 퇴진 촉구 시위가 열렸다. 억울하게 수감된 활동가들의 석방과 왕실 모독죄 폐지를 주장하기 위함이었다.

5·18기념재단은 “앞으로도 국경을 넘어 인권과 평화 운동에 앞장서서 응답하겠다”며 “이행기 정의를 확장하면서 유엔·국제사회와 더 긴밀히 협력하여 5·18정신을 실천하겠다”고 국제 인권 운동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한편 5·18기념재단은 미얀마 군부 쿠데타 반대와 민주화 지지 활동과 세계 군사·권위주의 방지의 날을 제정하고 5⸱18기념재단의 유엔 등록단체 등록을 위해 힘쓰고 있다.

아래는 인권활동가 아논 남파가 5·18기념재단에 보낸 메시지 전문이다.

“지난 밤 교도관들이 들이닥쳐 2017년 광주인권상 수상자인 자투팟, 또 다른 수감자인 마이크, 그리고 나를 수감동 밖으로 끌어내려 했다. 이미 자정이 가까운 시간이어서 우리는 끌려나가지 않기 위해 저항했다. 그러자 교도관들이 자리를 뜨는가 싶더니 잠시 후 돌아왔고 곧이어 11시 45분, 새벽 12시 15분, 새벽 2시 30분, 이렇게 3번에 걸쳐 더 많은 교도관들이 와 이미 있던 교도관들에 합류했다. 특히 12시 15분과 2시 30분에는 뱃지 부착이 되지 않은 푸른색 옷을 입은 교도관들이 합류했는데 이 복장은 이들이 코로나 19 테스트를 하기 위해 우리들을 데려가고자 한다는 것을 뜻했다. 하지만 그 새벽시간에 코로나 테스트를 위해 수감자들을 데려가는 것은 통상 있는 일이 아니어서 우리는 동행을 거부했다. 우리를 해치기 위해 누군가가 우리 감옥으로 밀파되었다는 소문을 이미 들어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과거 수감중 의문사한 수리얀 수차리폴왕 및 다른 사람들의 케이스를 떠올렸고 죽음에 대한 공포에 떨며 그날 밤 한 숨도 자지 못했다. 우리를 제발 도와 달라.”(번역 및 제공 5·18기념재단)

조온윤 기자  onewn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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