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일의 <봄타령>의 일부이다.

봄바람이 인다. 훈풍이다. 호적과 시나위! 아지랑이 아득한 기운에 인연의 꿈을 실어보자. 만남의 축제에 참여하자. 특히 그대가 아직 싱글이라면, 허송세월하지 말라! 망설이기에는 봄날이 너무 짧다. 연애의 흑기사를 자처한 무모한 청춘들에게 한방으로 한 방! 오감궁합의 연애학을 날린다.

연애는 대상을 향한 끊임없는 돌진이다. 연애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상대가 있다는 말이다. 고로 성공하고 싶다면 상대를 알아야 한다. 병법이 아닐지라도 상대를 모르고 돌진만 한다면 돈키호테의 문학적인 성과는 이룰지 모르겠다. 그러나 꿀처럼 달콤한 보상은 기대하기 힘들다. 그럼 무엇을 공략해야 하는가? 원초적 본능이다. 너무 노골적이다고? 그대가 앞서간다. 우선 점잖은 신사답게? 그렇다. 감각이다.

연애 성공은 원초적 본능과 감각으로…

흔히 인간은 다섯 가지의 감각을 지녔다고 한다. 일명 오감(五感)이라 한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그리고 촉각이 그것이다. 그런데 사람마다 오감 중에서 상대적으로 잘 발달된 감각이 있기 마련이다. 이런 현상들은 유전과 환경의 산물일 가능성이 많다. 그런데 한방에서는 체질로 구분하기도 한다. 특정 유형의 체질은 특정 감각이 발달한다. 즉 체질에 따라서 오감이 상대적으로 발달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성향과 체질 등의 정보를 알면 연애에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체질에 따라서 호감을 줄 수 있다. 이런 다소 엉뚱한 발상은 내공이 필요하다. 바로 감각을 유혹하는 기술! 한의학의 위대한 자산인 사상 체질(태양인, 소양인, 소음인, 태음인)과도 연관이 있다.

예를 들면 소양인을 보자. 체형을 보면 가슴은 발달하고 엉덩이는 빈약하다, 요즘 유행한다는 뻥 팬티(?)를 입는다면 이는 소양인일 확률이 높다.

소양인들은 오감 중에서 특히 시각의 절정 고수들이다. 보는 것이 즐겁거나 만족하면 행복해지는 유형이다. 폼에 살고 폼에 죽는다. 당연히 옷맵시 감각적이다. 상대를 판단할 때도 외형을 매우 중시한다. 따라서 우선 옷차림이나 패션에 신경을 써야 한다.

데이트 장소로도 시각을 반영하자. 영화관이나 전시관, 행사장이나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을 좋아한다. 상대를 공주나 왕자로 착각하게 만드는 재치가 필요하다. 반대로 혐오를 방조한 오만한 객기는 사망의 골짜기에서 눈총 맞는다.

김해성 作, 오감을 공략하러, 진군하라! 솔로들이여!

헛다리 짚지 말고, 음식으로 유혹하라

소음인은 가슴은 빈약하고 엉덩이가 풍만한 체형이다. 오감 중에서 미각이 특히 발달되어 있다. 원래 소음인은 입이 짧고 소화기가 약한 체질이다. 그래서 식성이 까다롭고 입이 짧은 형이 많다. 따라서 음식을 소홀이 여길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실 소음인은 대단한 미식가들이 많다, 맛집이라면 불원천리하고 달려간다. 음식 만드는 일에도 관심이 많다.

미각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맛좋고 분위기가 감도는 음식이면 반은 접고 들어간다. 자신이 손수 만든 음식으로 공략하라. 난공불낙의 요새도 접수하리라. 물론 맛이 좋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태양인은 목 부위가 튼튼하고 풍성하다. 허리는 상대적으로 빈약하다. 이들은 주로 청각이 발달되어 있다. 따라서 소리로 승부해야 한다. 소리는 어디에 있는가? 숨결이나 전화 속에서도 존재한다. 특히 은밀한 속삭임은 마약과 같으니 돌부처도 귀를 모으게 할 것이다. 연주회 등에 자주 가자. 미성에 실력이 된다면 생음악을 들려주자. 상대의 흔들리는 눈빛을 감지하리라. 선물? 좋다. 물론 철저하게 청각을 공략하자. 음반이나 음향기기 등도 좋다. 반면에 자칫 싫어지면 그대의 수다까지도 혐오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성공하면 대박, 실패하면 쪽박이다

태음인은 한마디로 풍성하다. 어깨, 허리, 하체 등 모든 부위가 튼튼하다. 그런데 이들이 향기에 훅 간다. 덩치에 맞지 않게 후각이 발달되어 있다. 일명 개코가 따로 없다. 따라서 향기로 승부해야 한다. 그대의 상큼한 레몬 향! 후덜덜 살 떨린다. 자신의 독특한 체취나 향수 등을 십분 활용하시라. 선물에도 향기를 더하면 더욱 좋다. 그러나 불결의 산물은 망부석으로 남는다.

모든 투자가 그렇듯이 오감 궁합의 연애학에서도 항상 위험 부담을 각오해야 한다. 특정 감각이 발달되었다면 그에 따른 호감과 비호감이 극명하다. 따라서 성공하면 대박, 실패하면 쪽박, 더불어 천박의 오명까지…. 결과는 각자의 몫이다. 다만 이 봄에는 질러보는 상춘(想春)의 돈키호테가 되길 기대한다!

대동문화 75호 [2013 3.4월호]

안수기 대웅한방병원  webmaster@chkorea.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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