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 객사가 있던 영암군청

객사(客舍)는 고려・조선조의 지방 관아건물 중 하나로 가장 웅장했다. 다른 이름으로 객관(客館)이라고도 한다. 1279년(고려 충렬왕 5) 8월에 객관을 건립했다는 기록이 보이지만 외국 사신이 내왕하던 고려 초기부터 있었을 것으로 보이며 사신의 숙소로 이용하거나 연회도 가졌다.

조선시대에 본격적으로 객사가 각 고을마다 건립되었는데 건물의 중앙에는 임금을 상징하는 전패(殿牌)를 봉안해 두고 초하루와 보름에 향망궐배(向望闕拜 궁궐을 향해 절함)하는 한편, 공무를 위해 출입하는 자들의 숙소로도 사용했다.

건물의 구조는 정당(正堂)을 중심으로 좌우에 익실(翼室)을 배치했으며, 중문(中門), 외문(外門), 무랑(廡廊) 등을 두었다. 정당 바닥은 기와와 돌을 깔고 좌우의 익실은 온돌로 만들었다.

현존하는 광주・전남의 객사 건물은 나주, 여수, 완도, 낙안과 최근 복원된 목포, 복원 작업중인 능주 등 6곳에서 실물로 살펴볼 수 있다.

객사에는 현판을 걸었다. 광주・전남의 예를 들면 광주 객사는 광산관(光山館), 나주 객사는 금성관(錦城館), 순천 객사는 승평관(昇平館), 광양 객사는 희양관(曦陽館), 장성 객사는 오산관(鰲山館)이라 했다.

객사는 객사사(客舍史)라는 아전들이 맡아 관리했다. 고려 때의 예를 보면 지방에 두었던 잡직(雜職)의 하나였다.

한말에 이르러 객사는 사신이나 손님이 찾지 않을 정도로 퇴락해 방치되다시피 했다. 1907년 3월 29일 광무황제는 조령을 통해 객사를 수리하여 근대학교 교사로 사용케 하라는 명을 내렸다. 이에 따라 객사의 대부분은 근대학교의 보금자리로 개편되었다.

그러나 낡은 건물이라 수리에 한계가 있었고 시간이 갈수록 교사의 확장에 한계를 느끼고 철거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한편으로는 일제의 고건축물 조사를 통해 객사가 대부분 병, 정 등급으로 분류되어 이 땅에서 사라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남도 산천의 꽃 향기를 안고 옛 고을터를 두루 돌아 행정의 중심지로 고을의 부침과 함께 했던 관아의 객사와 동헌 자리를 밟으며 현재 사람들이 기억하지 못하는 추억을 만들어 내고자 한다. [계속]

최성은 기자  koindol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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