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문화재보호법 시행령 제11조 제4항의 규정에 따라 ‘나신걸 한글편지(羅臣傑 한글便紙)’를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하였다. 나신걸 한글편지는 훈민정음 반포의 실상을 알려주는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한글편지이다.

2011년 대전시 유성구에 있던 조선시대 신창맹씨 묘안 피장자의 머리맡에서 발견된 나신걸 한글편지

나신걸(1461~1524)은 조상대대로 무관직을 역임한 집안 출신으로 조선초기 함경도에서 하급 군관으로 근무하였는데 아내 신창맹씨에게 한글로 써서 보낸 편지 2장이다. 2011년 대전시 유성구 금고동에 있던 조선시대 신창맹씨 묘안 피장자의 머리맡에서 여러 번 접힌 상태로 발견되었다.

편지는 위,아래, 좌우에 걸쳐 빼곡이 채워 썼으며, 주된 내용은 어머니와 자녀들에 대한 그리움, 철릭 등 필요한 의복을 보내주고, 농사일을 잘 챙기며 소소한 가정사를 살펴봐 달라는 부탁이다.

이 편지가 1490년대 쓰였음을 감안하면 당시 ‘영안도‘라는 함경도의 옛 지명과 함께 훈민정음이 반포된 지 불과 45년이 지난 시점에서 변방지역의 하급 관리에게까지 한글이 널리 보급되었던 실상을 알 수 있다. 또한 한글이 조선 시대 여성중심의 글이었다고 인식되었던 것과 달리 남성들 역시 한글을 익숙하게 사용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편지는 현재까지 발견된 한글편지 가운데 가장 오래된 자료이자 상대방에 대한 호칭, 높임말 사용 등 15세기 언어생활을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이다. 당시 백성들의 삶과 가정경영의 실태, 농경문화, 여성들의 생활, 복식과 국어사 연구에 충분한 활용가치와 훈민정음 반포의 실상을 알려주는 언어학적 사료로서 학술적, 역사적 의의가 매우 크다고 평가되었다. 

이근섭 기자  rmstjq2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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