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성숙, 숲의 소리 40×40cm Oil on canvas, 2016

아름다움은 치유의 첫걸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음이든 육체든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살아있음에 대한 감사를 느끼는 체험이 필요하다.

우울증에 빠지는 현대인들에게 치유공간을 제공하는 조성숙은 작품을 통해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을 준다. 자연은 그냥 스치는게 아니라 경이로운 것이며 삶은 힘든게 아니라 살아갈만한 에너지가 있다는 것이다.

박물관 전시장에서 만난 조성숙의 작품에는 푸른 색이 기본 바탕을 이룬다. 푸른 색은 깊이감을 느끼게 하고 안정적인 감정을 갖도록 만드는 색이다.

그의 작품은 다소 초현실주의적인 모습도 보인다. 사슴과 꽃, 새들이 주요 소재로 등장한다. 그는 시대적인 현실을 직시하는 방법으로 섬뜩함보다는 평화로움을 통해 사람들의 감성에 미적인 실재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작품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더욱이 그는 전시장에 하나의 설치작품을 통해 작은 치유공간을 마련하였다. 잠시 작은 의자에 앉아 허브 향 가득한 작은 꽃망울의 언어를 들어 본다면 우리 내면에 있는 맑은 감성들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whtjdtnr, Healing Space 120×180cm 버드나무 나무알, 책, 모래, 허브, 물망초, 2016.

그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가상현실, 증강현실이라는 프로그램 속에서 숲속을 거닐고 하늘에 떠있는 집을 찾아가는 자아를 발견한다. 사슴의 풀 사이에 만들어진 정원에서 새들과 꽃들과 대화를 나누는 자신의 모습도 찾게 된다.

조성숙은 '자연의 경이와 삶의 경험들은 응축되어 종종 기묘한 느낌들의 겹침으로 내게 온다."면서 "어떤 것을 선택해서 진지하게 바라보던 버릇은 작은 노루귀, 제비꽃의 보랏빛이 주는 영감의 순간들을 작업으로 전환하며 그 시간 속에서 나는 치유의 효능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조성숙, 집으로 가는 길 33.4 × 24.2cm Acrylic on canvas, 2016

그의 작품은 단순하면서도 여백이 있는 구도를 통해 초현실주의에서 많이 사용하는 ‘낯설게 하기’, 데페이즈망(dépaysement)을 이용하여 시(Poetry)적인 효과를 드러낸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사슴’은 채식하는 동물 중에서 우아하고 신성시되는 신앙적 존재이다. 채식하는 작가를 대신하는 은유적 대상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은 집과 둥지를 연결하여 집은 편안한 쉼터이며 신앙적인 공간으로 상징화시켰다. 감정이 메말라가는 현대인에게 달콤한 상상의 여행을 권유한다. 인간의 선한 의지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

잠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여행을 했다. 삶을 완성할 수 없는 것처럼 그의 작품도 완성은 아니다. 삶을 노래하는 순간에 대한 힐링공간이라는 것이다.

정인서 기자  chkorea9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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