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는 너무 유명한 숲과 나무들이 많다. 숲의 국가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독일, 스웨덴, 핀랜드, 미국, 일본, 캐나다, 뉴질랜드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러한 국가들은 각기 국가마다 특징을 가지고 있다. 오래 전부터 자연적으로 숲이 형성된 국가, 그렇지 않고 인위적으로 숲을 만든 국가, 두 개를 모두 충족시킨 국가. 여기에서는 나무와 숲이 인간과 도시의 삶과 잘 어우러진 사례로 미국 센트럴 파크(Central park), 그리고 세계적인 숲 사례인 미국 레드우드 국립공원(Redwood National Park)을 찾아가본다.

나무와 숲이 도시 삶과 잘 어우러진 미국 센트럴 파크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공원 센트럴 파크(Central park). 독자 가운데 아마도 여행을 좋아하는 분들이면 한번쯤은 다녀오셨을 거다. 센트럴 파크는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공원이다. 뉴욕을 방문하는 여행자에게 더없이 좋은 휴식 공간이 되어주는 곳이며, 공원 안에 들어서면 소란스러운 맨해튼 거리와 다른 공간에 있는 것처럼 여유 있고 매우 조용하다. 해서 도심 속 오아시스라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뉴욕 도심에는 숲 공간이 많지만 센트럴 파크만큼 넓고 아름다운 곳은 없다. 면적이 341만㎡(약 100만평)이니 그 크기를 짐작할 만할 것이다. 사진을 보면 도시 속에 숲 전체가 센트럴파크이다. 센트럴파크가 들어서기 전에는 돼지 농장과 무단 입주자의 판자촌들이 널려 있었던 땅이었으나 1850년 저널리스트인 윌리엄 브라이언트가 《뉴욕 포스트지》에 공원 건설의 캠페인을 시작한 것을 계기로 1856년 조경 건축가인 프레데릭 로 옴스테드(Frederick Law Olmsted)와 캘버드 복스(Calvert Vaux)가 뉴욕시 소유의 땅을 공원으로 조성했다고 한다.

이곳에 500,000그루가 넘는 나무와 관목을 심었고 인공 호수와 연못, 몇 개의 산책로, 아이스링크, 동물원, 정원, 야생동물 보호 구역, 자연림이 위치하고 있어 광대한 공원을 걸어서 한 번에 돌아보기란 쉽지 않다. 그러므로 여유롭게 휴식을 취해며 즐기는 것이 공원의 참맛을 느끼는 방법이며 안데르센의 동상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동상 등 공원 곳곳에는 다양한 볼거리를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필자도 전체를 돌아볼 수 없었지만 공원에 들어가 보니 여유 있는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 벤치에 앉아서 책을 보는 나이 든 부부, 잔디 구장에서 다양한 스포츠와 가족의 여가 등을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선진국의 힘을 조금이나마 부러워하였다.

도시 계획은 숲 계획부터 시작하라

무엇보다도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도시를 계획함에 있어 먼저 숲을 계획하여 조성하였다는 점, 즉 미국 뉴욕 맨허튼 도시 한복판에 인위적으로 숲을 조성하여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원으로 거듭나게 했다는 점, 특히, 평지 임에도 불구하고 숲과 바위산, 호수, 넓은 잔디구장, 야외 음악당과 연극 마당 등 다양한 문화를 함께할 수 있도록 계획하였던 점을 주목하면서 센트럴 파크 산책을 즐기면 더욱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면 뉴욕의 시민뿐만 아니라 이곳을 방문하는 세계민들이 그것도 뉴욕이라는 도시 한복판에서 문화, 예술, 스포츠, 여가를 함께할 수 있는 숲, 많은 세계인들이 찾고 있기에 더불어 부가적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는 숲, 미국인들의 자존심과 혼이 깃들어 잘 가꾸고 보전하였기에 현재 미국의 힘을 엿볼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우리가 숨 쉬고 있는 도심 속엔 이런 숲, 이런 공원은 왜 없는 걸까, 광주에는 나주 혁신도시 빛가람에는 이런 숲을 조성해 보고 싶은 계획은 있었던 걸까? 센트럴 파크처럼 나무와 숲이 인간과 도시의 삶과 잘 어우러진 사례를 우린 흉내를 낼 수는 없는 걸까?

태고의 자연이 숨 쉬는 곳, 레드우드 국립공원

영화 <스타워즈> 1편에서 나무 사이로 크래프트들이 날아다니는 장면의 배경은 바로 레드우드 국립공원이다. 레드우드 국립공원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약 500㎞ 지점에 위치하고 있으며 미국의 US-101 S 도로를 이용하면 5시간 23분이 소요된다. 또한, 5번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레드블러프(Red Bluff)를 경유, 레딩(Redding), 유네카(Eureka)를 통해 접근하면 6시간 30분이 소요되는데 유네카(Eureka) 타운에는 약 17만 7천 평 규모의 훔볼트 주립대학교(Humboldt State University)가 위치하고 있다.

1913년에 설립된 이 대학은 전 세계의 약 7,500명의 외국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으며 예술, 생물학, 경영 관리, 기초교육, 영어, 운동 요법, 심리학 및 야생생물 분야 등 47개 전공과 12개 대학원 프로그램, 14개의 자격 프로그램 및 몇몇 인증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숲의 생물학과 숲의 사회 및 경제가 상호 작용하고 있는 관계를 이해토록 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숲 수문학, 숲 생산 관리, 숲 자원보존, 숲 토양, 또는 산불 관리에 대한 학과목들을 제공하고 있다.

레드우드 국립공원(Redwood National Park)은 요세미티(Yosemite), 시코이어(Sequoia) 국립공원들과 함께 지상에서 생존하는 생물 중 가장 키가 큰 레드우드 거목들이 자라고 있는 캘리포니아의 3대 국립공원이다.

국립공원의 면적은 231㎢(23,100ha)으로 최근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광주 무등산 국립공원 면적의 75.4㎢에 비하면 3배가 넘는 면적이다. 레드우드 국립공원은 1968년 10월 2일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1978년 3월 27일에 면적의 범위가 확장되었다.

1980년에는 UNESCO에 의해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1983년에는 지구 생태계 보존 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국립공원은 켈리포니아주의 북서쪽 태평양 연안에 있으며, 해안 산맥의 서쪽 비탈면에는 레드우드(일명 미국삼나무)라고 부르는 세쿼이아 계통의 수종이 천연적으로 자라고 있다.

시코이어 국립공원의 레드우드가 그 웅장한 덩치를 자랑한다면 레드우드 국립공원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높이를 자랑하는 미국 삼나무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 현재 레드우드 강(江) 연변에는 세계에서 가장 키가 큰 112m의 미국 삼나무들이 생장하고 있으며, 그 수령(樹齡)은 보통 400~800년, 또는 그 이상의 나무들이 널리 분포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키가 큰 나무들이 사는 국립공원

19C초 서부에 진출한 백인들이 처음 찾아왔을 무렵에는 현재의 오레곤주(Oregon)주 남부에서 켈리포니아주 중부 해안 지역까지 광범한 면적을 차지할 만큼 레드우드가 무성했다고 한다. 이 나무는 성장하면서 중간 가지를 스스로 떨어뜨려 종종 밑에 지나가는 사람들을 다치게 하는 경우가 있었기에 옛날부터 이곳 개척자들은 ‘과부 만드는 나뭇가지’라고 불렀다고 한다.

당시만 해도 톱이나 도끼로는 이 거대한 나무들을 자를 수 없어서 다른 나무들에 비해 벌목 피해를 덜 입었으나 1930년대에 들어서면서 새로운 기계들이 개발되면서 대대적인 벌목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이 레드우드는 목질이 단단하고 결이 고르며 껍질이 두껍고 탄탄하여 웬만한 산불에는 타지 않고 견딜 정도로 열이나 해충에 강해서 건축 자재로서 대단한 환영을 받았기 때문에 불과 20여년 사이에 그 광대한 지역이 10분의 1일로 줄어들었다.

이 무렵 자연보호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사라져가는 귀중한 삼림을 보호하기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해오다 1968년 존슨 대통령에 의하여 국립공원으로 선포되고 1978년 주변 지역이 일부 추가 지정되어 오늘날에 이르렀다.

세계에서 가장 수고가 높은 나무인 레드우드(Redwood, 미국 삼나무)는 고대 자이언트 세쿼이아 속으로 공룡 시대 북반구의 우점종으로 자라고 있었던 나무 종류이었다고 한다. 지구의 빙하기 무렵 레드우드는 캘리포니아 북부의 해안선으로 밀려나 환경에 적응하면서 생장해 왔지만 고대 레드우드 중 95% 이상이 벌목되어 지구상에 유일하게 생존하고 있는 수종 레드우드는 지금은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지역에서만 유일하게 생장하고 있다.

매년 1.8m씩 성장이 빠른 수목으로 손꼽히는 레드우드는 캘리포니아 화창한 날씨와 여름 아침마다 태평양에서 안개가 몰려와 레드우드 생장에 많은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애기하고 있다.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의 생물학자 토드 도슨은 레드우드 성장에 필요한 전체 수분의 25%에서 50%는 수목의 상층 수관 부분이 안개로부터 흡수한다고 하며 수목의 137m까지 측정을 하였지만 안개가 많은 곳에서는 더 높이 자랄 수도 있다고 한다.

필자가 국립공원에서 본 레드우드의 수고는 246Feet(105m), 수목의 직경은 12.7Feet(3.8m), 둘레는 40Feet(12m)인 설립자의 나무(The Founders Tree)와 6달러의 통과세를 내고 레드우드 나무 가운데를 통과했던 Drive Thru Tree, 이 나무는 나이가 5,000살, 수고는 275Feet(84m), 직경은 21 Feet(6.4m), 둘레는 64Feet(19m)를 가진 거대한 레드우드였다.

국립공원 산책로 곳곳은 태풍의 피해, 산불의 피해를 받은 삼나무를 그대로 방치하고 자연에게 치유를 맡기는 국립공원 관리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우연찮게 캘리포니아 산림을 담당하는 행정 사무실을 방문하여 켈리포니아 산림법[California Forest Practices Rules(CFPR)]을 듣게 되었다. CFPR 제정 배경은 캘리포니아 주 환경법에서 다루지지 못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제정한 실제적인 산림 작업 실행 법규라고 한다. CFPR의 주요 내용은 산림(국립공원을 제외)에서 입목을 벌채할 경우, 어떤 입목을 남기고 어떤 입목은 어떤 방법에 의해 벌채할 것인가, 수자원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야생동물은 어떤 방법으로 보호할 것인가 등에 대한 내용을 조사한 후, 이러한 조사 자료를 기초로 하여 벌목 계획을 수립하는 기초적인 법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최근에 개정하였던 CFPR에는 산림 작업지에서 유적지나 유물들이 발견되었을 경우, 이를 특별 관리토록 한다는 내용을 추가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이처럼 철두철미한 숲에 관리가 있기에 지금의 숲들을 소유하고 있을 것이다.

나무와 숲이 인류에게 행복을 전달한다

인간이 숲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인류의 문명과 운명이 달리하였다. 인류 문명은 나무를 베는 도끼 소리로부터 시작되었고, 나무를 다 베어 버리고 도끼 소리가 그칠 때 그 문명은 사라졌다. 그 위대한 이집트 문명, 메소포타미아 문명, 황하 문명이 모두 멸망하여 모래 속에 묻혀버린 것은 그들이 산을 지배하고 이용할 목적만 있었지, 이를 인간과 조화 속에 더불어 살아야 하는 지혜가 없었고, 숲을 가꾸는 지식도 기술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숲은 과거나 현재, 미래에 있어서 우리 인간에게 불가분의 관계로 자리 잡고 있으며 자리를 메우고 있다. 인간은 숲 없이 하루도 살 수 없을 것이다. 숲을 잘 보전할 경우, 인간 생명의 원천인 물과 흙, 공기를 항구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후손에게 행복한 미래를 가장 확실하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문명 앞에 숲이 있고 문명 뒤에 사막이 남는다.’는 프랑스 샤토브리앙의 말을 새삼 되새김질 하면서 우리의 후손들이 ‘남도의 문명 앞에도 숲이 있었고 남도의 문명 뒤에도 숲은 남았다.’는 얘기를 듣도록 하자.

대동문화 83호 [2014 7,8월호]

안기완 전남대학교 산림자원학부 교수  webmaster@chkorea.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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