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따, 그 냥반덜! 나 도적년 아닝께, 그만 사진 박으라 해도 징허니 말 안 듣네 잉. 아따 그만 좀 찍으랑게우. 나가 요맨치 콩을 돌룰라고 요라고 샛빠지게 더운디 엎져갔고 있겄소? 참말로 그거이 아닌게 오허는 허덜 말고 사진 좀 그만 박으랑께. 오매 오매 더운 날 참말로 송신나겄네 잉. 탁! 말 안들으믄 콩타작을 해불랑께.

요그부터 쩌짝 밭두렁까지 요짝으로가 나가 봄에 콩을 심어논 디여. 내 논? 내 논은 쩌짝 둠벙 너머가 기여. 근게 그 둠벙 논두럭허고 요짝 요 밭두럭에다가 나가 콩을 심은 거이제. 요 논은 임실 냥반 거이제. 내꺼는 아니여. 근디 짜투락 땅에다가 심은 것인게, 내 콩이제. 요 콩이. 언능 말허믄 그려.

요놈 콩을 인자 따다가 호복허니는 아니제마는 장도 쪼끔 담고, 갈아갔고 두부도 맹들고, 콩물도 맹글어갔고 국수도 삶아묵고 그래야제. 우리 음석에 두부 없으믄 말짱 황이제 잉. 우리 조선 된장만 헌 거이 읍서. 요거이 발효 식품인게, 그라고 좋당만. 암에도 좋고, 아가씨들 다이어트 허는 데도 좋당만. 몸에 아조 좋은 거이 콩이제.

콩알을 심궈갔고, 콩대가 나오믄 대막가지로 지대놔, 글고 나서 짐을 매줘야제. 글믄 콩을 수확헐 수가 있제. 콩을 요리조리 손으로 따놓믄 요걸로 불려가꼬 콩물도 해묵고, 그라제. 콩은 어디서나 잘 나와. 잘 자란께 좋아.

응! 긍께 요짝 화순 운주사 갔다오는 길이라고? 응 그려. 참 운주사라는 절이 요상헌 절이제. 거그 불상덜이 다른 절치 불상덜하고 요만 얼굴도 틀리고, 몸도 틀리고, 앉아 있는 자세도 달브로 그라제 잉. 긍게 참 신비허고 요상헌 일이제.

거기 가보믄 할아부지 부처님도 있고, 아그들 부처님도 있고, 또 부부 맹키로 생긴 부처님도 있고 글제? 글고 목도 읍고, 손도 발도 읍고 어떤 부처님은 얼굴도 읍고 허는 부처님도 있고 글제. 글고 벼랑박에 쳐박힌 부처님도 있고, 누워 있는 부처님도 있고, 탑도 동굴 납작헌 탑도 있고 그라제?

긍게 어떤 동네 사람덜은 그거이 부처님허고 탑 공장이 아니었드냐, 그려. 글고 어떤 냥반들은 도선국사님이 그거를 하루만에 지었다고도 그랴. 긍게 부처님 꼬라지나 탑 꼬라지들이 다른 절들허고는 대볼 수가 읍게 고라고 차이가 나고 뭐시라고 대답을 못헐 정도로 이상헌께 요상한 말들이 많제.

나도 잘 몰라. 몰릉께 요라고 콩 따제. 나는 말이여. 긍게 운주사 고 부처님들이 부처님을 맹근 것이 아니라, 동네 사람들이 자기 한아씨, 아부지, 아덜덜을 맹글어주라고 주문헝께, 그 석공덜이 그 동네 사람들을 돌로 각헌 것이 아닌게비여 하는 생각을 허요.

긍게, 자기 유제들, 자기 동네 사람덜을 맹근거이 아니까 그라고 생각허네. 긍게 일찍 먼저 죽은 자기 엄니가 그리운 사람은 어머니 부처님을 맹글라고 하고, 자기 할무니가 불쌍허게 죽은 뒤끝이믄 할머니 부처님을 맹글고, 자기 딸이 일찍 새끼때 죽어불었으믄 그 놈을 조각허고, 자기 헌티 정분을 줘븐 마을 춘식이가 인자는 대처로 나가불어서 시골 처녀가 그 춘식이를 보고 잡아서 또 춘식이 부처님을 맹글어달라고 허고….

요라고 된께 그 운주사가 온간 잡동사니 동네사람덜 부처님 세상 절이 되야분 거이 아니냐? 그런 생각이 냉택없이 든당게.

고거이 뭔 말이냐고? 아따 탁 콩타작을 해분다냐, 어쩐다냐. 긍게 우리 모두가 다 부처님이다 이 말이여. 부처님 세상에서는 모다가 부처님이다 그말이여. 집이도 나도 부처님 눈으로 보믄 부처님이다 그말이여. 긍게 서로 부처님 보대끼 서로 자비심을 가지고 살아야 쓴다 그말이여.

안 그려. 요새 사람덜이 서로는 부처님으로 아는 것이 아니라, 서로 도적놈으로 시피 봐. 긍게 시상 꼬라지가 요래. 쩌그 운주사 부처님들맹키로 서로 가족이다, 서로 식구다 긍게 서로 위해주자. 그라고 살믄 시상 꼬라지가 낫아 질 것잉만. 함. 고란 사람들이 된장 같은 사람이제. 된장 같은 사람이 진짜로 한국 사람이여.

대동문화 83호 [2014 7,8월호]

최옥수 기자  webmaster@chkorea.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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