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객 330만명, 경제 효과 약 600억원

후쿠오카의 음악콘서트

후쿠오카는 라이브콘서트 중심의 공연 시장이 활발한 것으로 유명하다. 2011년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경제적 효과는 약 600억 원이며 방문객의 수만 하더라도 330만 명이 넘는다.

콘서트의 경제적 효과가 이처럼 큰 이유는 공연 시간에 비밀이 있다. 대부분의 공연이 밤 10시 이후에 끝나기 때문에 외부방문객은 후쿠오카에서 숙박을 해야만 한다. 규슈 경제조사협회의 발표에 따르면 공연 활성화에 따른 방문객의 숙박일수를 계산한 결과 81만 숙박이 나왔다고 한다.

이는 후쿠오카의 야구팀인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우승했을 때 나오는 숙박일수보다 많다고 한다. 문화산업의 총매출이나 경제적 효과도 아니고 음악산업, 그 중에서도 공연 분야만 따로 떼어놨을 때 이러한 규모를 형성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부러운 일이다.

규슈 경제조사협회의 미나미 신타로 차장은 후쿠오카의 콘서트 시장이 성장할 수 있게 된 배경으로 세 가지를 꼽는다. 첫째는 후쿠오카가 엔터테인먼트 시티로 일본 내에 명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둘째, 후쿠오카돔을 비롯하여 마린 공연장 등 대규모 시설이 있기 때문이고, 끝으로 2011년 3월에 개통한 일본의 고속열차인 규슈 신간센을 꼽는다.

신간센 개통으로 인한 후쿠오카

공연시장의 성장, 그리고 위기

신간센 개통으로 인한 후쿠오카의 공연시장 성장 정도를 정확하게 계량할 수 없지만 후쿠오카현과 그 외 규슈 6현의 음악공연 횟수를 비교한 데이터를 참조하면 짐작이 가능하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후쿠오카현의 공연 횟수는 규슈 6현의 그것보다 약 10회 부족하게 동반 상승하는 추이를 보였으나 신간센 개통 이후인 2011년부터 규슈 6현의 공연 횟수가 급감하면서 후쿠오카가 150회 이상, 규슈 6현은 130회를 밑도는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신간센 개통이 후쿠오카의 집객권역을 확대하였으며, 이는 음악시장의 재편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반대로 신간센 개통으로 후쿠오카의 공연시장이 향후 5년 안에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일본 역시 도쿄를 중심으로 하는 사회‧문화적 밀집도가 높아지는 상황이어서 신간센의 개통이 후쿠오카가 도쿄와 직접적으로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위의 표는 일본 총무성의 2010년부터 12년까지 3개년 데이터를 토대로 작성된 것이다. 이들 데이터로 비율을 산출해 보면 후쿠오카현은 동경도에 비해 인구가 14.9%로 적지만 보유하고 있는 공연장 좌석수의 비율은 52.5%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하지만 공연수의 비율로 보면 12.5%로 다시 낮아지고 있다. 인구에 비해 공연장 인프라가 상당히 잘 갖춰진 편이나 공연수로 보면 공연장 가동률이 매우 낮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결국 도쿄 과밀화 현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후쿠오카의 공연장 가동률은 일정선까지 떨어질 것이며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후쿠오카의 공연 시장이 흔들리게 될 것이다.

고속철은 접근성 제고 이상의 효과

감이 떨어지길 기다리는 어리석음 버려야

언제나 그러하듯 중요한 것은 ‘기본기’다. 기본기가 갖추어지지 않으면 성장의 기회가 와도 성장할 수 없으며, 위기가 닥쳐도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후쿠오카의 경우 70~80년대에는 일본의 리버풀이라 불릴 정도로 훌륭한 아티스트들이 후쿠오카에서 성공하고 이를 자산으로 전(全) 일본 투어를 했다고 한다. 또한 콘서트 시장이 커지자 그때의 아티스트들이 많이 모여 들면서 활발하게 활동을 하였고 후쿠오카의 성공스토리로 이어졌다. 하지만, 후쿠오카에서 새롭게 탄생하는 젊은 아티스트들이 최근에 나오지 않게 되자 상대적으로 도쿄가 두각을 나타나게 되었고, 과밀현상으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최근 들어 후쿠오카는 젊은 아티스트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이들을 육성하려는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후쿠오카만의 음악적 정체성을 명확히 하여 도쿄와 차별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내년에 개통될 고속열차는 분명 광주에게 기회가 될 것이다. 하지만 고속열차는 접근성이 좋아지는 것으로 어디까지나 꼬리일 뿐, 몸통일 수 없다. 또한 고속열차의 개통은 광주의 접근성을 개선하기도 하지만 역으로 서울의 접근성도 개선하기 때문에 어느 지역이 일방적으로 수혜를 입을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음에 다름 아니다.

광주의 문화가 서울과 다르고, 그 다름이 향유자들에게 하나의 독자적인 문화로 인식된다면 분명 고속열차는 광주 문화에 날개를 달아주게 될 것이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모두가 우려했듯이 그나마 몇 안되는 광주의 문화향유자들이 서울행 고속열차에 몸을 싣는, 이른바 빨대효과가 현실화 될 것이다. 광주를 예향이라 불렀던 것은 어디까지나 과거의 사례일 뿐, 오늘날 전국의 문화향유자들이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예향’은 몸소 체험하면서 입증될 뿐, 홍보에 의해 확산되지도 않는다. 냉철하게 광주를 살펴보고 판단을 내려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부스러기 :

우리나라 공연시장의 미래

이번 원고를 준비하면서 계륵과 같은 통계가 있어 말미에 남겨둔다.

현재 우리나라의 음악시장을 보면 콘서트 중심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몇몇 대형기획사에 의해 데뷔 첫 달부터 음악차트를 점령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들이 기획하는 콘서트는 지방 순회공연이 대표적인데 이 역시 콘서트를 통해 순이익을 늘리기 보다 새로 출시된 음반을 홍보하기 위한 목적이 커서 다소 출혈을 감소하면서 강행하는 측면이 있다. 최근에는 유튜브를 통한 스트리밍 서비스가 이슈를 생성하는데 유리하고 붐업효과도 있어 온라인 시장이 강화되는 측면이 있다.

20년 전 일본도 우리와 상황이 유사했던 것 같다. 90년대에는 콘서트 시장이 음반 시장에 비해 10%에 불과했지만 최근 5년간 50%를 넘는 시장으로 급성장한 것이다.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콘서트 시장의 연령대이다. 1991년 콘서트 시장의 6할을 차지했던 연령대가 35세 미만이었지만 2011년에는 35세 이상이 6할을 차지하게 되었다.

전반적으로 콘서트 시장의 절대적 소비층이었던 10대와 20대가 성장하면서 나이가 많아지게 되고 결국 그들이 콘서트 시장의 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추이라면 우리나라에서도 10년내 콘서트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예측도 가능하다. 공연계의 히트상품으로 기록되었던 ‘쎄시봉과 친구들’이나 연륜이 있는 조용필, 이선희 등의 공연이 잇달아 성공하는 것은 중장년층의 공연시장 소비여력이 많이 성장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콘서트 시장이 음반 시장의 절반에 이를 날이 머지않아 올까? 아니면 다른 길을 걷고 있을까?

대동문화 85호 [2014 11,12월호]

김광욱 광주발전연구원  webmaster@chkorea.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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