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기획 강과 바다
한밭을 적시는 대전의 3대 하천특집5-대전 갑천 대전천, 유등천, 갑천
김을현 기자 | 승인 2016.07.19 08:37

사람과 자연이 어울려 문화가 핀다

우리나라의 중앙에 해당하는 한밭은 우리말 지명으로 ‘크고 넓은 밭’이다. 대전의 옛이름 한밭은 1900년대 초에 일시적으로 ‘태전(太田)’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다.

대전은 삼한시대 최고문화를 자랑하던 마한의 신흥국이었다. 삼국시대에는 백제 우술면에 속했다. 삼국이 모두 패권을 다툰 교통의 요충지다. 고려시대에는 회덕현과 진잠현으로 분리되었다가 1172년 명종 때부터 현감을 두었다. 1904년 수십 가구에 불과하던 대전면은 1914년 대전을 기점으로 하는 호남선이 개통되자 급속도로 발전했다.

1932년 공주에 있는 도청이 대전으로 이전하면서 충청남도의 거점이 됐다. 서북쪽에 계룡산, 남서쪽에 구봉산, 남동쪽에 식장산, 동북쪽에 계족산 등 일련의 산지로 둘러싸인 전형적인 분지 도시다. 대전천 · 유등천 · 갑천은 대전의 3대 하천으로 거미줄처럼 대전을 적시고 북동류하여 금강 본류로 흘러든다.

三足烏 발톱처럼 대전에서 서해까지

백여 년 만에 강산이 바뀐, 그야말로 초고속으로 발달한 대전시는 사통팔달한 대한민국 교통의 중심지이다. 하늘에서 대전을 내려다본다면 삼족오의 발톱처럼 선명한 전천 · 유등천 · 갑천 등의 3대 하천을 볼 수 있다.

먼저 대전천과 유등천이 만나고 갑천과 합쳐 금강이 된다. 금강은 대청호의 마르지 않는 물과 만나 세종시를 적시고 공주와 부여, 강경과 군산을 통과하여 서해로 흐른다. 대전에서 발원한 3대 하천의 거침없는 흐름과 만나는 감동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유등천 따순 물에 손을 담가보았다. 부드럽다. 다가가면 살짝 물러나는 유등천의 윤슬이 희살짓는다. 손바닥 가득담은 물을 뿌려본다. 푸드득 둥지를 튼 새들이 날아오른다. 참으로 평화스런 장면이다.

유등천변을 거닐며 사람과 자연이 어울려 문화의 꽃을 피우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먼저 자연을 가꾸는 사람과 사람을 생각하는 배려의 흔적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보행자의 여유로운 산책을 위해 자전거길과 보행자길을 멀찍이 분리했다. 보행자길과 자전거길에도 좌측통행을 실시해서 서로가 부딪칠 염려를 없앴다. 어쩌면 작은 배려의 손길이 쾌적한 도시문화를 이루고 있다.

징검다리가 널찍해서 좋다. 어린이도 마음 놓고 건널 수 있겠다 싶다. 징검다리 옆에는 자전거를 끌고 건널 수 있도록 판넬을 설치했다. 작은 아이디어지만 이것으로 자전거를 들고 건너는 불편을 없앴다. 곳곳에 화장실이 있고 쉼터를 마련해 놓은 것이 보인다. 세심한 배려에 고마움을 느낀다.

실핏줄처럼 대전을 적시는 116개 대소하천

비록 유등천의 발원에서 끝까지를 보지 못했지만, 한 단면만으로도 전체를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유등천 버들길을 따라 하류로 가자 삼천교(三川橋)에 닿았다. 유등천과 대전천, 갑천의 3천이 만난다는 이름이라고 한다. 마침 대전천과 만나는 두물머리다. 70년대만 해도 멱 감고 물고기 잡는 그야말로 대전의 놀이터였다는 넓은 둔치다.

몇몇의 강태공을 만날 수 있었다. 벌써 한 뼘도 넘는 붕어들을 낚아놓고 있다. 크게는 30cm짜리 대형 붕어도 올라온다는데 그것까지는 믿을 수 없다. 아무튼 부럽다. 한도시를 적시는 강이 하나도 아니고 세 개씩이나 흐른다는 사실과 대전을 적시는 대소하천이 116개나 된다니 더 이상 말로 해야 무얼 하나.

대전이란 초록의 큰밭을 실핏줄처럼 적시는 3대 하천. 대전천의 나들길과 유등천의 버들길, 갑천의 누리길은 잘 정비되어 시민의 안식처가 되고 있었다. 엑스포 광장에서 꽃구경을 하고 꽃구경 뱃놀이하는 풍경이 자꾸 겹쳐진다.

대전의 3대 하천에 또 하나의 자랑거리가 있다면 ‘하천 가꿈이 자원봉사단’이다. 퇴직자를 중심으로 하는 만년 가꿈이 봉사단을 비롯하여 16여개 봉사단이 하천 가꿈이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대전의 3대하천은 서로가 행복한 상황 끝!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등천 산책길에서 만난 어르신은 “시설이 아무리 훌륭해도 욕심을 따라 갈 수 없다.”며 “공공도덕을 실천하는 마음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책로와 자전거길을 마련해 놓아도 얌체족들이 있다는 말이다. ‘나 하나쯤이야’하는 마음을 다시 한 번 경계하게 된다. “개를 산책시킬 때는 꼭 목사리를 해야죠.” 하는 말이 몇 번이고 울림을 준다.

대전천 볼거리 ‘으느정이거리’ 음악분수 쇼

대전천의 발원은 조선 태조의 태를 봉안했다는 일명 태봉산인 만인산으로 금강의 제3지류이다. 대전천 주변엔 대전역과 대전 중심거리인 ‘으능정이거리’가 있다. 저녁마다 형형색색 음악분수쇼가 펼쳐지는 목척교 주변은 앉을 곳이 많아 잠시 쉬었다 가기에 안성맞춤이다. 대전의 심장부와 같은 청춘의 특별구역이다. 옛 대전의 풍취와 현대가 잘 어우러져 ‘으느정이거리’를 보러 대전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예로부터 버드나무가 많아 버드내로 불린 유등천은 금강의 제2지류이다. 뿌리공원부터 시작되는 유등천의 산책로와 자전거도로는 생태하천 조성구간으로 잘 관리되고 있다. 한때는 심한 수질오염으로 몸살을 앓았지만 환경개선의 노력과 버들길로 대표되는 산책로는 전체적인 경관이 수려해 운동하는 시민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이곳에는 자신의 뿌리를 배우고 경로효친사상을 함양하여 한겨레의 자손임을 일깨우는 충효의 산교육장으로 뿌리공원이 있다. 성씨별 조형물과 사신도, 12지지, 산림욕장, 자연관찰원 등 다양한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사철 마르지 않은 갑천 유역

유량이 풍부한 갑천은 금강의 제1지류이며 대전의 우두머리천이다. 한밭수목원, 엑스포 호수공원, 시립미술관, 이응노 미술관, 문화예술의 전당 등 주변에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무동력 수상보트를 타는 갑천 물놀이장이 있고 자전거를 타고 신탄진 방향으로 달리면 대청댐까지 다녀올 수 있다.

19개의 테마로 구성된 도심 속의 한밭수목원은 정부대전청사와 과학 공원의 녹지축을 연계한 전국 최대의 도심 속 인공수목원이다. 각종 식물종의 유전자 보존되어 있다.

엑스포 호수공원은 1993년에 개최됐던 대전 엑스포가 끝난 뒤 그 시설과 부지를 활용한 과학 공원으로 한빛탑에 오르면 대전의 주요 지역을 한눈에 조망 할 수 있다. 최근에 개관한 대전엑스포기념관, 세계엑스포기념품박물관에는 빅토리아 여왕의 만국기 스카프 등 진귀한 기념품 5,000여점이 전시되어 있다.

대전은 수도권 인근지역으로 거리가 더욱 가까워지면서 경제 문화적으로 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문화와 과학의 도시를 외치는 도시만큼이나 사람과 공간 중심의 도시재생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도심하천의 역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대동문화 94호 [2016 5,6월호]

김을현 기자  somchanel@naver.com

<저작권자 © 채널코리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을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61478 광주광역시 동구 천변우로 329-5 (고운하이츠 2층)  | 대표전화 : 062-674-6568 | 등록번호 : 광주 아 00227
등록일 : 2016.02.19 |  발행인 및 편집인 : 조상열 | 발행 : 사단법인 대동문화재단 | 사업자등록번호 : 410-82-11184
청소년보호책임자 : 조상열
Copyright © 2022 채널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hkorea95@hanmail.net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