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을 삼세 삼을 삼어 남산 선수 관솔가지 / 앞마당에 피워놓고 둘이둘이 모여 앉어 / 어서 삼고 바삐 삼세 / 문덕 말치 진삼꺼리 부지런히 삼아보세 / 붕어 눈을 부릅뜨고 송곳니를 앙다물고 곰배폴을 자주 놀려 / 고드레 상토를 까대겨가면서 부지런히 삼아보세 / 올라가네 올라가 상천지가 올라가네 / 올가 것 이상 전지인가 삼는 것이 장원일세 / 어서 삼고 바삐 삼고 / 정든 님 품안에 잠자러 가세 / 어허헐씨구나 절씨고

나넌 공복순이여 쩌그 화순 한천서 보성 문덕으로 시집을 왔어. 긍게 그거시 언젠종은 생각도 안나 시방. 아까쩍에 내가 불른 노래가 뭔 줄 알어. 삼 삼는 노래여.

삼을 삼을라믄 징허게 되요 잉. 글로 영판 한갓진 디서 혼자서 해야 쓴게 지리허제. 지리헌께 여러시서 모여 두레삼을 삼제. 근디 인자 두레삼이 읍제. 다들 삼베 맹그는 업이 돈이 안되놔분께, 그만 둬 불고. 헐 줄 아는 냥반도 읍고. 긍게 인자 누가 안 헐라고들 혀.

보성이 삼베로 유명허제. 삼베는 대마풀로 맹그는디 대마가 보성서 많이 나. 하매 한국에서는 질일 것이요 아매? 4개가 나믄 보성것이 하나여. 글고 절라도는 80프로가 여그 것이여. 긍게 보성 허믄 삼베제. 글고 삼베가 난게 요것으로 묵고 사는 사람덜 허천났제. 근디 인자 나겉이 힘 읍고 빽 읍고 헐일 읍는 사람덜만 복닥구로 모다 앉아 앉은뱅이 맹키로 여것을 허고 있제.

대마가 뭐여 잎사구를 몰래갔고 피믄 히롱히롱해분 거 아니여. 마약이제. 근디 요거으로 또 조상들이 매냥 입든 옷을 맹글어. 봄에 파종해갔고 6월이나 7월에 수확을 허제. 똑 요때여.

삼을 푹 삶아서, 뼉다구를 골라내불믄 껍다구가 남겄제. 삼머리 부분을 잘 조사. 글고 다시 물에 불려갔고 삼 줄기를 오른손 엄지손톱을 째요. 요거이 삼째기여. 보실보실허니 삼을 짤 째서 실을 맹글어. 오른쪽 물팍에다 싼 삼을 놓고 꽈지도록 손바닥으로 문질러. 어찌것어. 글고 요거를 물레에 물려갔고 실을 꾸리에 감아야제. 글고 실타래로 만들어 홍두깨로 다듬제. 베를 잘 몰래갔고 다듬어 놓으믄 삼베 옷감이 되제 잉.

모시 째기가 끝나믄 삼베 뭉치를 걸어놓고 한 올씩 빼서 무릎 위에서 비벼 연결시켜. 이거이 삼 삼는다고 혀. 냉중에는 무릎이 쓰라다 못해 마비되불제. 긍게 을매나 힘들겄어. 글고 베출을 돌리고 허는 거이 을마나 오래 걸리겄어. 사람 사는 일덜이 심이 불쌍허니 들고 안 그요. 그것허고 똑같어. 니도 나도 그것을 힘써 전디믄서 살제 잉. 누그는 안 글가디.

긍게 여럿이서 모여갔고 붕어눈을 부릅뜨고 송곳니를 앙다물고 곰배팔로 곱아부린 팔을 놀려갔고 일을 허제. 글고 일을 끝내노믄 인자 님 품에서 잠을 잘 수가 있제. 긍께 너무 좋아서 어허헐씨구나 절씨고 허고 맘놓고 웃지는 못허고 속으로만 웃제. 어째서 내 시악씨 때 얘기가 절로 맞지라우. 그라고 쓰라린 시절을 살았소. 우리 엄니들허고 우리덜이.

글고 옛날 것을 이라고 지킨다고 뭔 뜻이 지켜진다요. 그것이 말이 그라제 쉰 일가디. 그것이 아리고 쓰리고 허는 일이제. 우리 조상들이 이적지까지 입던 것이고 허던 것인께 삼베옷 지어입제. 요거이 헐 일이요. 숭악스럽소. 그랑게 요란 일들을 지그 꼬라지라고 여김서 일허는 사람덜이 용허제. 안 그요. 그란 사람이 귀헌 사람이 되제 잉. 긍게 옛날 것 지키는 사람덜 힘 내시시오. 잉.

대동문화 95호 [2016 7,8월호]

최옥수 기자  -08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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