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 가르시아의 '녹두서점'

2016 광주비엔날레가 개막한지 한 달째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전시구성에 있어 도슨트 없이는 작품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계속되고 있다.

우선 광주 비엔날레 1전시실은 생각보다 관객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유일하게 1, 2, 3, 4 전시실 중에서 관람객들이 다가가기 쉬운 작품들을 살펴 볼 수 있다.

1전시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도라 가르시아의 녹두서점이라는 평가다.

전시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바로 보이는 ‘녹두서점’은 그동안 비엔날레에서 대중들에게 다가가기 힘들었던 예술작품보다 훨씬 친근한 소재다.

관람객들은 실제 서점을 방문한 듯 녹두서점을 차분히 하나하나 살펴보고, 관심을 보였다.

도라 가르시아는 1980년 5.18 광주의 모습에 주목했다. 그녀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농축되어 있던 녹두서점을 현대판으로 재현해냈다.

녹두서점 정면에는 80년 5.18 당시 작성했던 내용과 똑같은 대자보가 붙여있다. 작품 안에서 사람들은 대자보에 대한 담화, 과거 토크, 송백회의 역할, 들불야학, 독립출판 등 다양한 논의들이 오가는 장소로 마주하고 있었다.

광주비엔날레를 찾은 한 시민은 “5.18을 겪은 세대는 아니지만, 예술작품에서 만난 녹두서점은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녹두서점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며 “실제 서점에 온 것처럼 비치된 책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니 읽어보고 싶은 책들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아말리아 피카의 ‘서류 작업의 즐거움’

또 아말리아 피카의 ‘서류 작업의 즐거움’도 관람객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직접 관람객이 직접 손으로 스템프를 찍어보고, 만들어보게끔 했다. A4용지에 세계 각지에서 수집한 서류 작업에 쓰이는 도장을 찍어볼 수 있는 체험이 관람객들의 손길을 이끌었다.

제 1전시실의 영상 중에는 히토 슈타이얼의 ‘태양의 공장’이 관심을 끌고 있다. 아쉬운 점은 이 작품은 비엔날레 개막 당일에는 설치가 끝나지 않아 만날 수 없었던 작품이었다.

관람객들이 편안하게 영상을 누워서 볼 수 있도록 설치해놓은 의자 탓에 오랫동안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히토 슈타이얼의 ‘태양의 공장’

영상은 컴퓨터 게임과 가상현실 시스템을 바탕으로 디지털 시대 정보의 흐름과 이미지 왜곡을 다룬 대표작으로 의자에 앉아서 영상을 감상하는 관람객들은 꽤나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켰다.

이외에 작품들은 관람객들이 온전히 보고, 느끼는데 한계가 있을 만큼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들이 대부분이라는 평가다.

20대 후반의 정 모씨는 “어릴 때부터 늘 비엔날레에 왔지만, 제8기후대라는 주제만큼 역시 아리송한 작품들이 많다”며 “도슨트의 설명을 듣지 않으면 따로 관람객 스스로가 느끼면서 감상할 수 있는 작품들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2016광주비엔날레는 9월 2일 시작으로 오는 11월 6일까지 비엔날레 전시관, 아시아문화전당, 무등현대미술관, 우제길미술관, 의재미술관, 5.18민주화운동기록관 등에서 만나볼 수 있다.

김다이 기자  -08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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