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 제2전시실이 영상과 미디어아트로 채워졌지만 관람객들의 발길을 머무르게 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제11회 광주비엔날레 제8기후대(예술은 무엇을 하는가?)는 2전시실에서 그동안 열린 비엔날레와 다른 새로운 시도를 했다. 2전시실 전체는 깜깜한 어둠 속에 작품이 설치되어 있다.

제 2전시실에 들어가면 갑자기 깜깜한 곳에 앞이 잘 보이지 않아 눈을 깜빡깜빡하게 된다. 공간은 모두 영상과 미디어아트로 총 17개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가장 먼저 필립 파레노의 ‘삶에 존재하는 힘을 넘어설 수 있는 율동적 본능을 가지고’ 작품을 마주하게 된다. 네모난 대형 LED스크린에 불나방이 맹렬하게 날개짓을 하는 작품이다.

제2전시실에서 관람객들의 발길을 그나마 오래 머물게 하는 작품은 플로 카세아루의 ‘항쟁’ 작품이다.

‘항쟁’ 작품은 단편 비디오로 지붕을 뜯어내고 종이비행기를 접는 과정을 360도 돌아가며 보여주는 영상으로 담았다. 영상을 보면 무엇을 하는지 관람객들이 바로 알아 챌 수 있게 제작됐다.

하지만 나머지 영상 작품들은 도슨트의 설명 없이는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영상작품들이 대부분이라는 평가다.

우리나라 여성 작가 전소정의 ‘예술하는 습관’은 반복되는 행위로 예술가들이 수많은 노력을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각자 다른 7개의 화면에 유리구슬과 항아리가 나오고, 밑 빠진 독에 물을 붓고, 불 사이에 사람이 왔다갔다 지나다니는 반복되는 비디오 영상을 담은 작품이다.

또 아니카 이의 ‘우리는 물, 치우지 마시오, 30일 뒤에 귀가’라는 작품은 2전시실에서 3군데 설치되어 있다.

언뜻 보면 공사현장에 천막을 쳐 놓은 것처럼 보이는 이 작품은 실제로 작가가 30일 동안 입고 사용했던 물건들을 고스란히 전시한 작품이다.

이외에 작품들은 가장 긴 40분짜리 영상부터 가장 짧은 2분짜리 영상까지 있지만, 관람객들은 걷는 속도에 맞춰 작품을 훑어 지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5전시실에서 만난 한 관람객은 “2전시실은 온통 공간 전체가 깜깜해서 밝은 빛이 나오는 영상에 관람객이 집중할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 놓은 것 같은데 가장 짧게 머물렀던 전시실이었던 것 같다”며 “5전시실도 마찬가지였지만, 잠시 더위를 식히고 쉬어가는 장소로 느껴지더라”고 털어놨다.

또 2전시실을 지나가던 한 시민은 “2전시실에 들어와서 깜짝 놀랬다. 너무 깜깜해서 괜히 불안한 마음에 빨리 나왔다”며 “관람 동선이라도 잘 보일 수 있게 해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관람객들이 걷기에 불편했다는 이야기다. 걷다가 자칫 넘어질까라는 염려도 있어 쉽게 걷지 못했던 공간이었다고 말하는 이도 있었다. 감독이 그 점까지 유도했다면 모를 일이지만 안전사고가 나지 않는 것이 다행이라고 했다.

어쨌든 2전시실은 호기심을 자극했던 공간이라는 평가다.

김다이 기자  -08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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