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년 전 해난사고로 사망한 전라우수영 수군 천 명의 넋을 기리는 추모제가 22일 전남 해남 우수영에서 열렸다. 또 우수영을 민속예술촌으로 만들기 위한 학술행사도 이날 우수영 유스호스텔에서 개최됐다.

전라우수영민속예술촌위원회(위원장 김진방), 사)전라우수영문화예술진흥회(회장 박귀만), 재경향우회장(회장 정성홍), 남도민속학회장(회장 이윤선) 등(이하 행사공동조직위원회)은 명량대첩의 배후지로 유명한 우수영에서 추모제와 학술행사를 개최했다.

행사공동조직위원회에 따르면 360년 전, 1656년 8월 15일 전라우수영 수군이 해상훈련 중 태풍을 만나 천 명이 해난사고를 당했다.

행사공동조직위원회는 “이는 역사기록에서 확인되는 최대의 해상인명사고이나 지금까지 추모행사를 하지 못하다가, 오늘에야 숭고한 희생을 추모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날 추모제의 삼헌관에는 윤영일 국회의원, 우기종 전남도부지사, 김종일 3함대 사령관이 참여하여 해군 3함대 군악대의 주악에 맞추어 엄숙하게 진행됐다.

이어 열린 학술행사에는 나승만 목포대 교수(전남도문화재위원 무형문화재분과위원장)가 기조강연에서 “우수영은 동아시아 평화를 지키려는 의지의 열 두 척의 배가 지배와 독점 그리고 침략의지가 담긴 130척 배를 물리친 기적의 에너지가 숨겨진 곳이다. 이 에너지가 전라우수영민속예술촌으로 부활해서 우수영이 세계적인 민속의 고장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수영 역사자원 분야를 발표한 변남주 국민대 교수는 “명량대첩 당시 쇠사슬은 울돌목이 아니라 우수영 포구에 설치되었으며, 구한말 시기 우수영에 설군(設郡)을 하려 하였으나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쳐 무산되었다”며 아쉬워했다. 또 복원될 태평정이나 객사는 민속공연장 등으로 활용하여 역사와 민속이 어우러진 민속예술촌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우수영 민속자원 분야를 발표한 이경엽 목포대 교수는 “우수영은 다양한 민속이 있어 그 가치가 무궁하다. 우수영남자들소리는 남자들이 논농사를 지으면서 불렀던 농요로 판소리 목을 사용하여 수준 높은 우수영문화를 보여 준다”고 했다. 또 강강술래가 문화재로 지정된 직후 1966년 촬영된 동영상을 발굴하여 소개하기도 했다.

고석규 전 목포대 총장의 사회로 진행된 종합토론에서 이윤선 남도민속학회 회장은 “우수영은 특별하게 전라우수영의 역사와 다양한 민속이 병존하는 곳이고, 우수영이 아닌 전라우수영민속예술촌을 만들어 남도민속의 메카로 발전시키자”며 “구체적으로 전라남도 민속의 세계화를 위하여 전남도립민속학교를 폐교된 우수영초등학교에 설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민웅 해군사관학교 교수는 “수영은 수영 중 도시화된 여수, 통영, 부산과는 달리 조선시대 수군진민속촌으로 복원이 유일하게 가능한 곳”이라며, 그렇게 되면 대한민국 해군의 교육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저녁에는 복원된 1960년대 우수영 민속을 시연하는 한마당 잔치가 열린다. 1968년 녹음된 우수영남자들소리와 1965년에 문화재로 지정할 당시 연행되었던 김금자째 강강수월래(현재명 강강술래)를 50여년 만에 복원했다. 이를 시연한는 김금자(78) 선생은 국가지정 무형문화재 8호 기능보유자로 지정되었다가 서울로 이사하면서 해제되었는데, 서울에서 해남우수영강강술래를 보급한 공로자이다. 남도민속학회 회원을 비롯하여 문내면민과 향우들이 서로 손을 잡고 강강술래를 하면서 화합하여 우수영이 민속예술촌으로 거듭나게 할 것을 다짐했다.

문내면민들과 향우들은 숙원이었던 우수영성지의 국가사적(535호)으로 승격을 자축하고 공이 큰 고용규 박사와 해남군에 감사패를 전달했다. 또 전라우수영지역(남도) 민속발전을 위하여 남도민속학회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23일에는 해남군 일대 문화유적을 답사했다.

정유철 기자  hsp3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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