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생화학자 오피린은 ‘생의 기원’을 통해 지구의 원시생명체 탄생을 규명하였다.

그에 따르면 지구의 원시대기에 있던 환원성 기체가 지구에서 분출되는 고온 금속들의 촉매작용으로 인해 단순한 유기분자 과정을 거쳐 질소화합물로 변한 다음 바다에 농축되었다.

세포의 형태를 갖춘 이 유기물 덩어리는 스스로 분열되어 빛과 만나 광합성 작용을 통해 지구상에 첫 생명체로 등장한다.

지구상 최초의 생명체는 물과 빛이 만나 바다에서 시작되었으니 모든 생명체의 고향은 바다라는 하나로 귀결된다.

나 역시 세상과 첫 대면하기 전 어머니의 자궁 속 양수라는 포근한 바다에서 10 개월간이나 유영을 즐기다 왔으므로 모든 생명체의 고향이 오직 그곳 바다임에는 틀림없다.

세상을 부유하는 물들은 뭇 생명들에게 생기를 불어넣은 다음 바다라는 고향에서 서로 만나 결국 하나가 된다.

우리들이 외롭거나 절망감에 사로잡혀 있을 때 바다를 그리워하고, 바다를 찾아가 위로를 받으며 마음에 쉼표 하나를 찍는다.

이는 결국 내면에 잠재해 있는 어머니의 포근한 자궁 속 바다라는 고향이 그리워지기 때문일 것이다.

대동문화 96호 [2016 9,10월호]

라규채 사진작가  webmaster@chkorea.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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