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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관방천변 그늘에서 바람 쐬다추억의 앨범-천변 풍경
한여름 더위를 피하는 방법이 따로 있을까
최옥수 기자 | 승인 2016.11.18 14:06

아따 정말 대가리 벗겨지겄구마 잉. 덥다 덥다 해도 요라고 더울까? 올 여름은 왜 이라고 덥다요? 사람 죽겄네.

지금 뭣 허냐고? 요라고 더운디 돌아댕기믄 진짜 꼭지가 돌아부러. 긍게 그냥 볕한티서 도망친 거이제. 쪼매만 쉬다가 갈라만.

여그가 어디냐고? 어디기는 어디여 대맹(담양)이제. 여그는 담양천 둑이여. 관방제림이라고 옛날 우리 조상덜이 홍수날깝시 둑을 쌓고 그 우게다 나무를 심은 것이여. 이거이 오래되야서 어찐 것은 4백 살 묵은 것도 있제. 길 양짝을 따라서 쭉 허니 나무를 숭거놓게 이것들이 바람 부는 것도 막아주제, 홍수도 막아주제, 그늘도 맹글아주제, 공기도 좋게 허제, 긍게 숲으로 귀허게 되얐제.

하여간 우리 조상덜이 참말로 지혜가 많드랑께. 요라고 해놓게 요 옆으로 사람덜이 지나댕길라고 허벌라게 들 온단께. 글고 향교다리 쩌짝에 죽녹원이라고 대밭을 맹글어논게 일년에 몇백만명이나 여그를 온다네. 근게 사람덜이 나래비를 서갔고 요 천변을 까닥까닥 걸어댕기제.

나는 쩌그 천변에다가 집을 얻어갔고 국숫집 허네. 여그 천변은 옛적에 사람덜이 많이 모이는 대시장이 안 섰느가? 긍게 그 대시장에 새복부터 나온 사람들이 끄니를 때울라고 국숫집이 날날허니 안 섰는가? 옛말에 대밭 한 마지기믄 대학 1명 보낸다고 했어. 근디 인자 중국산 대가 하도 많이 싸게 수입되야분께 우리 동네 대가 천시 당해부렀제. 긍게 대시장도 죽어부렀제.

글다가 요 귀헌 관방제림허고 죽녹원에 외지 사람덜이 귀경을 많이 온께 국숫집도 요라고 늘어나불었어. 요 국숫집덜이 다 그 국숫집들이여.

국수가 뭐 별거 있드라고. 국수 푹 삶아서 멸치 국물에다가 내는 것이제. 반찬도 닥꽝허고 열무 김치 한 사발씩이믄 땡이여. 글고 국수 묵을 때 막걸리 한 잔씩덜은 해야제. 글고 멸치 국물 낼 때 큰 솥단지에다가 계란을 여. 글고 요것을 김치 국물 계란이라고 해서 또 간식으로다 폴아. 근게 요 천변 국수는 이문이 많이 남네. 뭐 특별한 맛은 아니고 푸지게 주고 김치 국물이 들큰허니 딴디서 못 묵어보는 맛인께 사람들이 찾제. 글고 그늘에서 묵고, 걸어댕기고, 쉬고 허는 디로는 여기가 최고여라우. 글고 사람덜은 물을 보믄 영 펜안한 감정을 느끼요 잉!

요 정미소는 한 삼년 전인가. 문을 닫아부렀어. 여그 향교리서는 아매도 제일 컸제. 근디 요 성님네도 외지서 시집간 큰 딸이 부른께 가부렀어. 서울 어디 시장 곁에다가 점빵을 내서 떡집을 안 헌다요? 긍게 사람이 한번 떡을 맹글믄 죽을 때까장 그 모냥, 그 기술은 어디 안 가는 모양입디다 잉. 우리 사징끼 냥반도 어렸을 띠부터 사진 찍다가 요라고 지금 모냥 사진으로 묵고 살지라우. 안봐도 비디오요.

긍게 사람이 처음 뭔 일은 허는 것이 중해라우. 요새 우리 나라 청년들이 지그 허고 싶은 일은 못 허고 직장도 잘 안 잽힌께 아무거나 시작헌다고 안 허요. 온갖 잡스런 일을 지가 허고 싶은 일도 아닌께 을매나 신이 나겄소. 천만에 빤스제.

긍게 나넌 요새 우리 젊은이들이 자기 허고 잡은 일도 못 찾고 저라고 헤매댕긴께 그것이 마음에 걸리요. 지가 허고 잡은 일도 허고, 월급도 생활 형편이 피게 벌고, 그것으로 가족이 살고 허는 것이 행복일 거인디 그라고 못허는 것이 눈에 볼피는 거이제. 자식 가진 부모덜 맘이 다 그럴 거이요. 요런 세상을 맹근 놈들은 다덜 떵떵거리고 살고, 애먼 촌놈들이나 우리 같은 서민들은 형펜이 너무 애려운께 그거이 문제제.

그나 요리 그늘로 오시쇼. 내 꺼는 아니요 마는 빌려 주께 요리 오시쇼. 사진이고 그만 지랄허고, 머리 베껴진께 요리 오란 말이요. 날이 하도 수상허믄 몸을 낮춰야 써라우.

-2016년 담양 관방천변-

대동문화 97호 [2016 11,12월호]

최옥수 기자  webmaster@chkorea.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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