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 새해가 밝았지만 AI로 전국이 떠들썩하다. AI 방역초소와 소방서. 전국적으로 살처분한 닭과 오리가 3천만 마리가 넘은 가운데 전국의 닭오리 농가는 초비상이다. 하늘을 나는 철새의 분비물로 시작된 AI가 들 고양이의 사체에서도 확인돼 인체에 영향이나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이동호 대동문화 편집국장

AI는 이번만이 아니다. 해마다 수시로 나타나는 조류인플루엔자(AI)를 방역당국은 정말 초기에 진압할 해법이 없는 것일까. 닭오리를 사육하는 농장은 물론, 이 분야 사업체들은 속속들이 사업을 포기하고 문을 닫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경제도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다.

AI의 1차 감염은 철새가 주된 원인이라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2차 감염이 사람과 사람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다. 그렇다면 방역당국의 초기대응은 유효적절하게 잘 하고 있는 것일까. 발생지역이나 발생농가가 파악되면 그 지역에 대한 집중 방역과 출입제한이 우선이다.

방역과 동시에 출입을 제한하고 발생지역에 대한 역학조사와 경위를 추적한다. 또한 타 지역 발생 가능성을 검진하고 가능성이 많은 지역에 대한 긴급 대책과 확산방지 대책을 세운다.

1월 12일 전남도 보도자료에 따르면 전국 10개 시‧도 325건, 783농가 3,170만수를 살처분 했다고 보고되었다. 이를 지역별로 보면 경기108, 충북85, 충남56, 전북31, 전남19, 세종17, 경남3, 강원4, 부산1, 인천1로 파악된다.

관계당국에서는 방역지역 3㎞내 식용란 반출 조건을 강화 조치하고 1농가 1환적장 운영, 1농가 1담당관 지정, 식용란․장비․차량․작업도구 소독 및 출하처 제한 등 방역조치 하에 매주 수요일(주1회) 반출을 허용하고 있다. 또 지역별로 행정부지사 주재, 재난안전대책본부 AI 대응 일일 회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모든 시‧군에 거점소독시설 및 이동통제초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렇듯 최대한의 행정력을 동원하여 진화에 최선을 다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닭을 주 메뉴로 영업을 하는 식당, 오리구이집, 치킨가게 또는 계란을 원료로 쓰는 빵집들은 속속들이 도산을 하거나 도산의 위기로 내 몰리고 있다.

우리의 언론은 거의 날마다 AI의 소식을 알리고 있다. 국민의 알권리는 물론 자칫 인체에 치명적인 상처를 안길까 예방차원의 보도다. 방송과 신문 그리고 언론매체들은 살처분 소식과 발생지역, 규모 등을 톱으로 앞 다투어 보도해 왔다. 급기야 동남아 일부는 한국산 닭과 오리의 수입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거기에 미국산 계란이 수입되어 들어왔다.

미국산 계란은 산지 가격과 관세 등 개당 300원 정도의 가격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30개들이 한판에 9천 원 정도의 가격이 예상된다. 얼마 전 국내산 계란 한판에 8천원이 넘었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그런데 국내산도 아닌 미국산 계란 한판이 9천원이라니 참으로 어이없다.

사태가 여기에 이르자 모 방송사 1월 12일 7시 아침뉴스에 설령 AI에 감염된 닭과 오리라 할지라도 섭씨 75도 이상으로 끓여 먹으면 인체에 아무 이상이 없다는 보도를 내놨다. 또한 모 행정당국에서는 닭고기와 삼계탕 먹기 운동을 벌인다는 소식도 함께 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인 이 대목에서 정부와 우리 언론의 과다한 노출을 지적하고 싶다.

지자체 당국은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AI에 관련된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뿌려왔다. 언론매체 기자들은 앞 다투어 이를 마치 치유할 수 없는 국가적 재앙이라도 되는 듯 긁어 보도했다.

AI발생 현황과 함께 부수적인 내용으로 ‘섭씨 75도 이상으로 끓여 먹으면 이상이 없다’는 말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발생지역이 어디어디고 살처분 마릿수가 몇 마리인지는 상세하게 보도하면서 그에 대한 대책이나 예방법이 나오지 않는데 어떤 국민이 감히 닭과 오리고기를 먹을 수 있을까? 과열된 보도로 인한 국가 경제의 파장이 너무도 크다는 생각이다.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는 것은 당연하다. 왜곡과 거짓으로 또는 숨기고 은폐하여 국민을 기만한다면 엄벌을 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너무 과다하거나 과열된 보도는 모든 국가적 손실을 감안할 때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보도를 자제해야 한다는 주장과 방역당국의 신속하고 적극적인 대처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방역당국은 당연히 비상체제로 전환하여 AI의 확산방지에 최선을 다하고 언론은 매일 보도하기 보다는 주기를 정하여 국민에게 경과 및 진행상황을 적절히 보도 했더라면 하는 것이다.

지자체는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배포할 때 반드시 일주일단위 정도의 합계를 내고 발생현황과 처우, 대비책 등을 함께 결론지어 냈으면 하는 아쉬움이다. 비단 AI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모든 국가적 질병이나 재난의 발생 시 차후에 미칠 파장을 염두에 둔 행정당국의 대처방안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AI는 우리 국민을 두려움과 공포에 떨게 만드는 악성 재해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슬기롭게 지혜를 모아 사태를 헤쳐 나가는 국민성이 어느 때 보다도 강조되는 요즘이다.

영산강 승촌보 주변. 매년 철새들이 찾아 들면서 AI를 몰고온다. 방역당국의 세밀한 처리와 국민의 지혜로운 대비가 필요하다.

이동호 기자  ddmho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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