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 서산동 시화골목길

목포 앞바다를 한눈에 내려다 보며 유달산 품속에 고즈넉하게 자리잡은 서산동 마을.

좁은 골목과 골목사이의 시와 그림을 보고 걷는 서산동 골목길이 목포의 새로운 명소로 떠 오르고 있다.

또 이 골목길에서 목포의 속 깊은 이야기를 만날수 있다.

바다와 섬을 잇는 어선이 부지런히 오가는 항구도 사철 빼어난 풍광을 뽐내는 유달산도 아름답지만 이곳 서산동 마을은 뱃고동 소리와 그물 꿰는 소리가 끊이지 않던 목포의 대표적 어촌마을이다. 남은 이보다 떠난 이가 더 많아 한적하기 그지없던 이곳이 최근 활기를 띠고 있다.

지역 예술가와 지역민들이 뜻을 모아 시화골목을 만들었다. 골목에 위치한 시화와 벽화작품 모두 온금동 서산동을 소재로 주민들에게 추억을 공유하고 관광객들에겐 목포의 시간과 역사를 느끼게 하는 장소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삭막했던 골목에 예술의 향기를 불어 넣은 것이다. 위에서 보면 선창과 항구가 보여 아름답다. 배들이 목포 앞바다에 잔잔히 오가는 모습에 외지인들은 항구의 정취를 충분히 느낄수 있는 풍광의 이미지로 와 닿는다고 한다.

서민들의 가장 고된 삶과 애환이 서려 있는 미로 같은 골목에서 이 지역예술인들이 인문학을 통해 골목을 융화시키고자 시화골목을 만들었다고 한다. 가장 목포스러운 공간에 목포의 정서를 담아낸 작품들이다.

특징은 이 지역 주민들이 직접 참여했던 시,수필, 문학 작품들을 직접 벽화와 시화로 제작한 주민 참여형이다.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를 담았기 때문에 다른 그 어떤 작품보다 정감있고 마음에 와 닿는 시와 그림들이다.

이 마을 시화골목에서 시를 읽으면 정감과 토속적인 느낌이 든다. 지난 역사라 하기엔 너무 생생한 삶이 베어 있다. 마을이 품고 있는 수 많은 이야기와 옛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으며 이 풍경들은 이 지역 예술인들에게도 색다른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 한다.

유달산을 뒤로 하고 전면엔 바다와 이충무공의 숨결이 서려 있는 고하도를 바라 볼수 있어 더욱 아름답다. 골목길 어귀에 앉아 몇시간 시를 읽으며 눈앞에 펼쳐지는 그림 같은 바다 풍경에 넋을 놓고 있어도 지루하지 않아 더욱 아름다운 서산동!

좁고 좁은 꼬불꼬불한 골목사이를 타닥 타닥 걷노라면 잠시 잊고 있었던 삶의 얘기가 느껴진다.

서산동골목길

다순구미 조금새끼 째보선창등 토속적인 단어와 지명들이 시와 수필로 선보인다.

조금새끼란 말을 들으면 웃음이 나왔다가 금새 서글퍼지는건 왜일까. 어촌마을이다 보니 고기잡이 나갔다가 조금물때가 되면 어부들은 집으로 돌아와 조금날에 아기를 대부분 잉태한다고 한다.

또 고기잡이 나갔다가 풍랑을 만나 돌아오지 못하기도 하여 이 온금동 서산동 마을은 생일과 제삿날이 같은 사람이 많다고 한다.

째보선창은 언청이 같은 입모양이라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부산의 감천문화마을과 통영의 동필항이 있고 목포에는 온금동 서산동 마을이 있다.

조금은 촌스럽고 투박하지만 그만큼 떼 묻지 않고 여전히 그 모습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서산동 골목.

오랜 세월 마을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같이해 왔던 골목은 단순히 오가는 거리가 아닌 수 많은 이야기와 사연이 깃든 특별한 장소이다.

목포의 문화 역사가 숨쉬는 이곳에 예술의 숨결까지 풍겨오는 시화골목은 이제 주민 들에게 더욱 깊은 의미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한 주민의 말에 의하면 서산동은 나이 드신 분들이 많이 계시고 문화적 혜택이 없었는데 외지인들이 드나들면서 삶의 활기를 느끼고 있다 한다.

주민들은 자부심과 더불어 좋은 볼거리 관광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곳에 끌리는 이유는 가장 목포다운 품격과 달동네 서산동의 수많은 사연과 이야기가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자연풍광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목포사람들의 삶의 이야기가 녹아 있는 골목길이기 때문이다. 혼자 걸어도 좋고 사랑하는 사람과 걸어도 좋은 이곳 서산동 골목길.

목포 문화 예술 역사가 숨쉬는 목포 사람들의 애환이 서려 있다. 시랑고랑 해안가에 옹기 종기 모여서 이야기 꽃을 피웠던 서산동시화 골목길에서 걱정과 고민 내려 놓고 차분히 걸어보면 어떨까.

아 참 걷다가 배가 고프면 보리마당 할매집에 들러 막걸리와 두부등 토속적인 안주로 목을 축이고 가는 것도 좋다.

최희자 목포 주재기자  salomchj@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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