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 문흥동 소재 옛 광주교도소

감옥, 역사의 치부(恥部)

1908년은 대한제국 융희 2년이다. 이 해는 런던 올림픽이 개최됐고, 동양척식주식회사가 설립된 해이며 광주감옥도 만들어졌다.

광주 지산동 농장다리에 있던 광주감옥은 대한제국 말기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쳐 호남권의 교정을 담당했다. 1923년에는 광주형무소로 개칭되었다가 1961년 광주교도소로 이름을 바꿨다. 1971년에 북구 문화동으로 이전했다가 44년 만인 2015년 10월 북구 삼각동 신청사로 이전했다.

한말의병장이었던 석포 김원국(1879-1909)도 광주감옥에 수감됐다가 대구감옥으로 이송된 뒤 총살됐다. 김원국 의병장은 1908년 담양 창평의 무동리에 매복하여 일본의 헌병대장 요시다(吉田)를 사살한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제주 4·3사건의 연루자가 수감되어 있다가 한국전쟁을 겪으며 학살되기도 했다.

감옥, 감방 등으로 불리는 교도소, 한국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교도소를 ‘서대문 형무소’라 하는데, 대구교도소, 광주교도소도 역사를 같이 한다.

현재의 교도소는 1894년 갑오경장 때 전옥서가 감옥서로 되었다가 1907년 일제에 의하여 감옥이란 명칭이 사용됐다. 서대문 형무소(사적 324호)는 역사관으로 활용되어 18세의 꽃다운 나이에 순국한 유관순 열사 등 독립운동가의 흔적과 더불어 당시의 시대상을 살펴보는 중요한 사료가 되고 있다.

광주교도소 솔로몬로파크 계획

옛 광주교도소는 이제 어떻게 되나. 1908년부터 109년이란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광주교도소.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에는 계엄군과 시민군이 대치하여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쳤다.

삼각동으로 이전한 광주교도소 시설은 5·18사적지 ‘민주인권평화 복합시설’로 활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민간시설로 이용되기까지 난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의원 김경진 사무실에 알아보았다. 반가운 소식이 전해진다. 우선 광주교도소 건물은 5·18유적으로 자체 보존한다는 말이다. 또한 양옆의 부지에는 솔로몬로파크가 들어설 예정이다. 솔로몬로파크에는 모의법정, 모의국회, 과학수사실, 법짱마을 등 청소년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법질서 체험관이 된다. 총사업비 240억이 투입되는 사업으로 현재 기획재정부에서 타당성 조사비로 1억을 배정했다고 한다.

솔로몬로파크는 법무부에서 운형하는 법교육 테마공원이다. 법과 정의의 배움터로 국민이 법을 쉽고 재미있게 배우고 체험할 수 있다. 국내 최초 대전소년원이 2008년에 솔로몬로파크로 개청을 했고 2016년에는 부산에도 솔로몬로파크가 개청하여 시민들의 문화공간이 됐다.

광주교도소는 솔로몬로파크에 제격이라 여겨진다. 여기에 민주·인권·평화가 함께 어우러져 법을 제대로 알 때 범죄 없는 미래의 꿈을 키워갈 수 있다.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다.

치도곤(治盜棍)을 맞다

‘옥은 이승의 지옥’이라 했다. 조선시대에는 전옥서가 설치되어 있었고 죄수를 가두는 시설은 옥(獄)이라 했다. 당시에는 의금부, 포도청, 내수사에서 별도의 옥을 두었고 각 지방의 경우에도 옥이 설치되어 있었다. 세종 대에는 남녀가 별도로 수감되도록 설계를 했고 겨울철과 여름철을 위한 시설이 있었음이 확인됐다.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에도 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 첫 번째가 형틀의 고통, 토색질의 고통, 질병의 고통, 기아의 고통, 오랫동안 갇혀있는 고통으로 이를 ‘옥중오고’라고 한다. 어쨌든 옥에 갇히는 것은 사람으로서 최악의 고통이었음을 말로 다 할 수 없다.

사극을 보면 ‘오라를 받다’, ‘곤장을 쳐라’, ‘치도곤을 당하다’ 등의 말이 나온다. 춘향전에도 춘향이가 칼(枷)을 쓰고 치도곤을 당하여 곤장에 살점이 묻어났다는 표현이 나온다. 형벌에 따라서 태(笞)와 장(杖), 소곤(小棍)에서 대곤, 치도곤이 있었다. 수갑에 해당하는 것으로 축(丑), 발에 채우는 착고(着錮) 등도 죄인을 묶는 수단으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어린 시절 말을 안 들으면 어머니는 ‘치도곤을 맞을 놈’이라며 나무랐던 기억이 있다. 빨리빨리 앞으로만 달려온 우리들에게 치도곤은 이미 멀어졌는지 몰라도 양심의 앞에 서면 치도곤의 그림자가 따라온다. 그만큼 죄에는 응당의 댓가를 치러야 하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김을현 기자  somchane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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