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도(接島)는 섬 속의 섬이다. 낚시꾼들 사이에선 ‘수품항’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면적은 4.35㎢로 그리 넓지 않지만 매력적인 남망산(해발 164m)을 품고 있다. 바닷가 산의 기암괴석이 절경이다. 만화 속 주인공을 닮은 바위도 있다.

산길과 바닷길, 산길을 번갈아 걷는 길도 예쁘다. 걷는 것만으로도 약이 된다는 웰빙길이다. 숲이 울창하다. 뭍에서는 보기 힘든 구실잣밤나무와 굴피나무, 소사나무가 많다. 후박나무, 육박나무, 모새나무도 있다. 여성느티나무 등 연리목 다섯 그루가 모여 있는 사랑의 숲도 흥미롭다.

나무 아래로는 풀꽃이 지천이다. 처음 보는 바위손과 콩짜개덩굴, 새우란이 눈길을 끈다. 마삭줄과 우산나물, 자금우, 홀아비꽃대도 정겹다. 굴참나무에 이끼처럼 붙어있는 지네발란도 신기하다. 야생화 체험 학습장이 따로 없다. 자연 그대로 난대림 수목원이고 야생화 농원이다.

나무와 풀꽃에 눈 맞추며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바람결도 달콤하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인데도 끈적거리지 않는다. 피톤치드와 음이온이 코끝에 와 닿는다. 저만치서 들려오는 새소리도 상쾌하다. 철-썩 철-썩 파도 소리도 귓전을 간질인다.

산길도 푹신푹신하다. 일반적인 섬의 산길과 달리 흙길이고 숲터널이다. 양탄자 위를 걷는 것 같다. 발바닥으로 전해지는 감촉이 보드랍다. 양파껍질처럼 매력적인 속살을 드러내는 접도는 보배로운 섬 진도(珍島)가 품고 있는 숨은 진주다.

대동문화 72호 [2012 9.10월호]

이돈삼 전라남도 대변인실  webmaster@chkorea.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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