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 미래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의 반응이다. 눈앞에 두고도 믿을 수 없는 영화같은 이야기들이 속속 현실에 등장하고 있다. 트랜스포머가 스크린을 뚫고 현실에 등장하고 있다.

인조인간 fantasy (제공 Pixabay)

최근 유투브에 선보인 BMW의 트랜스포머판은 많은 유투버에게 ‘이게 실화냐’며 회자됐다. 멀쩡한 자동차가 로봇으로 변신하는 믿기 어려운 장면을 연출했다. 물론 자동차가 로봇으로 변신하는 것은 이미 장난감 시장에서 익숙한 상황이다. 세상은 많이 변했다. 다만 현실로 받아들이기가 어려울 뿐이다.

가정에서도 로봇은 상용화되고 있다. 청소기의 세대교체는 청소로봇으로 대체됐다. 스스로 움직이며 구석구석을 쓸어내는 청소기가 신기하다 못해 대견하다. 청소기는 시작에 불과했을 뿐, 요리하는 로봇을 비롯해 가전제품의 로봇화는 거부할 수 없는 미래가 됐다.

금남로에 등장한 ‘우주행성로봇 in 광주’

금남로 ‘우주행성로봇 in 광주’(제공 광주프린지페스티벌)

금남로 ‘우주행성로봇 in 광주’(제공 광주프린지페스티벌)

광주 프린지페스티벌에서는 금남로에 우주세계를 펼쳐놓았다. 상상했던 미래가 현실로 펼쳐지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함성을 질렀다. 집채만 한 로봇이 전시되고 로봇을 타고 걸어보았다. 이름하여 ‘우주행성로봇 in 광주’로 IT산업기관들이 대거 참여하여 ‘우주와 우주인’ 등으로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IT와 결합한 공연과 전시, 체험 등으로 새로운 볼거리를 창출했다.

특히 ‘자이언트 로봇 로드쇼’에서는 거대로봇의 거리퍼레이드가 눈길을 끌었다. 유인로봇의 댄스와 노래, 연기는 한편의 로봇 뮤지컬과 같았다. 이외에도 ‘미니 로봇 댄스’ 등으로 성큼 가까이 다가온 로봇문화를 느끼게 했다.

quadrocopter (제공 Pixabay)

어느 날 ‘하늘에서 본 지구시리즈’가 유행하더니 이젠 드론(Drone)시대가 열렸다. 축제나 행사장에 가면 ‘드론 체험’을 즐길 수 있다. 광주프린지페스티벌에서도 ‘배틀킹 탑승로봇 체험’, ‘종이로봇 만들기’, ‘3D프린트 체험’, ‘드론비행 체험’등이 진행됐다.

원래 드론은 2000년대 초반부터 군사용 무인항공기로 등장했다. 벌이 날 때 웽웽 거리는 소리에서 ‘드론’이란 이름이 붙었다. 이제 드론은 카메라, 센서, 통신시스템을 장작하고 고공 촬영과 농산업, 무인 배달에 이르기까지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키덜트 제품의 출시는 드론의 보급에 불을 붙였다. 구글이 드론업체인 ‘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를 인수하자 페이스북도 질세라 ‘어센타’를 인수하며 드론전쟁에 뛰어들었다.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은 드론과 비행선을 이용한 택배 시스템을 만들어 냈다. 우리는 빠른 미래에 아마존의 ‘프라인 에어’로부터 무인택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로봇(Robot), 어디까지 왔나

제10회 국제 그린카 전시회, 광주국제로봇산업전

대부분 로봇과 관련된 이야기의 끝은 처참한 결과로 이어진다. 로봇의 지능이 점차 높아져 인간을 지배하거나 파괴로 이어진다. 기계화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최근 시리즈로 개봉되는 로봇관련 영화들, 사람 영웅보다 로봇 영웅의 등장은 이러한 결과를 뒷받침하고 있다.

어떤 조건을 갖춰야 로봇이라고 할까. 러시아 태생의 미국작가 아이작 아시모프는 1950년에 발간한 ‘아이 로봇’에서 로봇에 대하여 세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첫 번째로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끼쳐서는 안 되며 위험에 처한 인간을 방관해서도 안 된다. 둘째,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반드시 복종해야 한다. 셋째는 로봇도 자기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몇 년을 돌아보면 사람들이 산업화, 기계화를 지향해 온 것은 모두 자동화였다. 자동화란 결국 로봇체제라고 볼 수 있다. 더욱이 인간 수명도 100세 시대를 넘어갈 것을 예상하고 있다. 원한다면 마인드 업로드(뇌전화)를 통해 로봇에 나의 생각과 기억들을 보전하게 된다. 내가 로봇이 되어 컴퓨터 속에 살게 된다는 것인데, 첨단과학이라고 하지만 한편으론 끔찍하기도 하다.

2045년이면 인공지능이 인간지능을 능가하게 된다고 한다. 또 슈퍼 인텔리전스(초지능)는 로봇 스스로가 감정까지 지니게 될 거라고 한다. 그렇잖아도 ‘알파고’의 등장으로 가뜩이나 심기 불편한 문화예술계도 그림 그리는 창작로봇을 예견하고 있다. 로봇의 영역은 어디까지 인가. 과연 저들은 인간 이상의 존재가 될 것인가.

제10회 국제 그린카 전시회, 광주국제로봇산업전

인간과 로봇은 친구인가

예측 가능한 미래, 첨단 기술은 다가올 세상에 나침반의 끝을 맞추고 있다. 내일의 결과를 이미 알고 있다면 그것이 인생인가. 미래사회에서 가장 걸림돌은 인간의 감정이라는 말이 있다. 미묘한 사람들의 감정이야말로 기계화의 쓰레기가 된다는 것인데, 기계란 둘 중의 하나만을 선택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도 결국 둘 중의 하나만을 선택해서 살게 될 것인가.

영화 트랜스포머 중에서 ‘우리는 너희에게 자유를 줬다’는 대사가 있다. 로봇이 자유롭게 세상을 활보할 때 인간의 역할은 무엇인지 묻고 싶다. 로봇의 끝이라는 사이보그(Cyborg)는 인간인가, 인조인간인가, 그 이상인가. “우리는 모두 사이보그다”라고 외친 하라웨이. 그의 외침은 컴퓨터 없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현실에 비수처럼 던져졌다. 만약 이대로 로봇화가 진행된다면 창조론도 진화론도 다시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월든’은 무소유의 삶을 잔잔하게 그려냈다. 법정 스님도 머리맡에 두고 읽었다는 ‘월든’의 마지막 구절은 ‘태양은 단지 아침에 뜨는 별이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사람들의 원하는 미래는 우주를 정복하는 것이겠지만 휴머니티가 살아있는 미래를 원한다.

김을현 기자  somchanel@naver.com

<저작권자 © 채널코리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