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구 삼도동에 위치한 희여재에 시문학비가 세워졌다. 사진은 심홍섭 시인의 시비이다.

광산구 삼도동에 『희여재 시문학비 산책로』가 조성됐다. 광주광역시 광산구청(구청장 민형배)은 지난 2014년부터 2015년까지 삼도동과 오운동, 평동, 지정동 사이의 고갯길인 ‘희여재 옛길’ 복원사업의 일환으로 '희여재 시문학비산책로'를 조성 했다. 이곳은 태조 왕건이 6년간의 백제정벌을 마치고 개성으로 돌아갈 때(914년) 나주 오씨(장화왕후)와 이별한 곳이다. ‘너와 내가 재회하기를 바란다.’며 재회를 다짐하고 헤어진 장소였기에 '희여재(希汝峙)라 붙여진 이름이다. 역사와 사랑의 숨결이 서려있는 사랑산 이라는 이 산에 지역관광개발을 위해 ‘사랑을 주재로 한 시’를 공모하여 당선된 작품들을 시문학비로 제작하여 산책로 좌우에 세웠다. 모두 8기에 이른다. 오운제 저수지 상류인 사랑산 삼거리에 ‘희여재 유래’ 관광표지판도 안내되어 있다. 이 안내판에 따라 산으로 오르면 산책로 곳곳에 벤치도 마련되어 있어 역사의 정취를 느씰 수 있으며 벤치에 앉아 잠시 쉬며 왕건의 사랑 이야기를 연상해 봄도 좋을 듯 하다.

이 사업은 광산구청에서 주관하고 삼도동 주민자치조직인 ‘삼도랑 반디랑’과 ‘삼도지역기독교협의회’(회장 박대규 목사)가 개발프로젝트를 기획하여 완성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약 4km정도의 산책로 좌우에 구절초를 심어 산책길의 정취는 물론 향후 구절초의 잎은 차로 가공판매의 기회가 되어 주민들의 소득증대에도 기여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광산구는 1차 공사를 마친 지난 2015년 3월, ‘희여재시문학비산책로’ 개설 기념식 행사에서 시인들의 시낭송, 축하음악회 및 참여 작가들의 시화전과 ‘희여재문학’ 출판기념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어 진행했었다.

한편, 지난 2015년 4월 22일, 시비에 참여한 작가들이 모여 <희여재시문학회>를 창립하고, 회장에 리종기 박사, 총무에 심홍섭 시인을 선출했다.

사랑 시를 중심으로 하는 ‘희여재시문학파’의 태동은 정체해 있는 한국문학의 발전과 인문학이 지역관광자원에 어떠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인가에 대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8명의 참여 작가를 보면 동양화가 원담 김태효, 은산 리종기 시인, 시목 김성구 시인, 목헌 심홍섭시인, 신석 조경민 시인, 광암 박 철 시인, 만상 정의행시인 그리고 도산 김정대 시인 등이다.

희여재에는 모두 8인의 시문학비가 세워져 있다. 사진은 '희여재시문학회' 회원들

광산구청의 소신 있는 지역개발 ‘희여재시문학비산책로’ 개설 프로젝트는 역사의 숨결이 깃든 지역관광자원을 현대적 감각으로 조명하여 지역주민과 함께 어우러지는 「시문학스토리텔링산책로」개발이라는 점에서 타 지역과 차별화되었다고 평가되고 있다. 특히 생존해 있는 중견 문인과 주민이 참여하는 「역사와 시문학스토리텔링 프로젝트」라는 점이 지역 관광개발의 모델로 관광전문인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문화콘텐츠분야 한 전문가의 조언에 따르면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타 시도의 관광객들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곳곳에 관광안내 표지판 설치와 오운제 저수지 둘레길 개발, 오운제 저수지 상류를 가로지르는 구름다리를 개설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삼거리에 정자를 만들어 ‘희여재관광해설사’배치와 동시에 ‘희여재 시문학관’을 세워 자료를 전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스토리텔링 관광안내, 태조 왕건이 오씨부인을 만나기 위해 말을 타고 다녔던 거리에 말 타기 체험코스를 겸한 승마장공원 설치 등이 필요하다고도 말했다. 이 경우 전국적인 명소로 급부상 할 것으로 판단된다. 5차 산업으로 향해가는 지금 관광은 중요한 경제 기반이다. 따라서 예산이 뒷받침되고 지역민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이어진다면 전망 있는 또 하나의 광주의 명소로 자리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이동호 기자  ddmho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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