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코 황순칠 음악회 리플릿

배코 황순칠 화백의 음악회가 열린다. 2017년 12월 7일(목) 오후 7시 30분 유스퀘어 금호아트홀이다. 여는 무대로 문화사랑 시민연대 대표 이순남 시인의 시낭송 ‘선물’이 공연장을 메운 관객들을 향해 잔잔한 초겨울 밤의 온기로 만들어 뿜는다.

피아노를 맡은 황상희 양은 광주예고 2학년으로 피아노를 전공하고 있는 학생이다. 또 다른 피아노에 박의혁 광주대학교 교수가 나설 예정이다. 재즈보컬에 동신대학교 고아라 교수가, 색소폰에 박수용 호남신학대학교 교수가 추위를 녹여줄 선율을 선보인다.

무대의 절정은 서양화가 배코 황순칠 화백의 피아노 독주다. 그림은 물론 아버지합창단원으로 활동 중인 황 화백은 이날 능숙한 솜씨로 ‘Tombe La Neige - 눈이내리네’를 연주할 예정이다.

다음은 황순칠 화백의 독백이다.

들어가는 말

고향에서 명절 때면 노래대회가 있었는데 노래하는 사람과 반주자에 매료되었다. 초등 5~6학년 때 하모니카를 처음으로 만났는데 혼자서 불어보니 노래가 되었다. 저학년 때는 시골에서 누구나 체험하듯이 보리피리와 버드나무 피리를 만들어 즐겨 불었다.

중고등 때 음악시간이 중학 2~3년 때가 전부였지만 그 시간이 흥겹고 신났다. 당시 피아노를 처음 쳐보았다. 악보도 없이.....

나는 소년시절 악기에 관심이 많아 미래에 도회지에 나가서 학업을 하게 되면 악기를 배우리라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고교를 마치고 광주에 올라와 한국화 공부를 할 때 대금을 배웠다. 연습할 화선지 살 형편이 어려워 중단하고 학업에 전념했다.

늦은 나이에 아이를 임신하여 초등 때 불었던 하모니카는 다시 잡고 동요를 연주해 주었다. 아이가 태어나고 4살이 되어 피아노를 같이 치기 시작하였다.

피아노 공부

여러 악기를 학습했다. 청소년기에 관악기에 관심이 많아서 국악기 피리와 대금을, 서양악기 플롯을 아이와 같이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이중 내게 맞아 떨어진 피아노. 계속해보니 에너지가 솟아오르고 소년처럼 하늘을 향해 날았다.

딸아이 은덕으로 나의 회화작업에 새로운 삶이 더해졌다. 태양이 이글거리는 낮에는 운주사에서 千佛千塔을 화폭에 담고, 별이 뜨는 밤에는 피아노를 독학한다.

운주사 작업은 만 5년째 사시사철 매일 하고 있다. 우연히 항아리塔이 그리고 싶어 그곳에 가서 한 점 그린 것이 석불을 그리게 되고, 석탑에서 와불로, 사계절 풍경까지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어 계속하고 있다.

음악회

그림과 함께하는 음악회를 2005년부터 나의 작업실에서 6살(만5세) 상희와 함께 시작하였다. 화폭을 펼쳐놓고 지인들을 초대하여 작은음악회로 출발하였다. 각 분야의 전문 음악인으로 많은 명인들이 함께 했다.

주요 연주자로 피리 김광복 교수(현 광주국악관현악단장), 대금 원장현(국립국악원 악장), 가야금 오목대, 기타 서만재 교수(교원대), 첼로 윤소희(순천대 강사), 바이올린 이창훈(전 광주시향 악장), 이종만(현 광주시향 악장), 피아노 박의혁 교수(광주대), 성악 김선희 교수(조선대), 기악 위주의 공연이었는데 지난해에는 광주아버지합창단(지휘 윤원중)의 남성합창 큰울림 Chorus로 금호아트홀을 압도하여 관중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금년엔 여는 무대로 시인 이순남 님의 시낭송을 시작으로 피아노 황상희, 박의혁 교수, 보컬 고아라 교수, 색소폰 박수용 교수, 피아노 황순칠의 연주로 마친다.

음악과 나의 회화

나는 그림을 그리면서 클래식 음악이 나의 회화작업과 연관하여 내게 맞아 떨어져 깊숙한 내면세계에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오래전에 느꼈다. 아마 중학시절부터 싹텄던 게 아닌가 싶다. 등굣길의 교내 방송에서 울려나오는 베토벤이나 모차르트, 슈베르트의 명곡들이 어린 나를 흥분케 했다.

가요나 가곡, 기타 남도민요들은 입으로 흥얼거려도 회화작업을 할 때 역시 서양 클래식이다. 작업에 에너지와 속도가 붙고 이 힘은 저 깊은 곳에서 솟아오르는 에너지의 원천인 영감과 저 멀리 천상에서 들려오는 영혼의 울림이다.

이동호 기자  ddmho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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