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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테나 - 우리가 교신하는 것들세월의 징검다리를 건너며
김을현 기자 | 승인 2018.01.03 08:33

2018년 새아침이 밝았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우리는 10천간과 12지간을 통해 해를 나누어 왔다. 올해는 천간의 중앙으로 무(戊)에 해당하며 오행의 중앙으로 흙과 황색에 해당한다. 무술년을 황금개띠라고 하는 것은 오행에서 황색이기 때문이다.

개띠는 풍년과 다산을 상징하고, 개는 양의 기운이 강하여 역동적이고 활발한 성격을 나타낸다. 특히 올해는 황금 개띠로 부와 영예를 더하게 됐다.

60년만에 돌아온 무술년 황금개 띠

사람들은 인생사를 돌고 돈다고 생각한다. 천간과 지간을 나누고, 시와 때를 구분하고 순리를 따라 산다. 천명을 따라 자연에 순응하며 사는 일이야말로 최고의 삶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꽃이 피었다 지는 것처럼 인생도 왔다가 다시 돌아가는 것을 윤회라고 말한다.

고려시대에 정3품의 벼슬을 받은 개가 있었다. 공양왕 때에 개성에는 전염병이 돌아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그 중에는 5살짜리 어린 자식만을 남겨놓고 죽은 부모가 있었는데, 어린 자식은 눈까지 먼 소경이었다. 졸지에 굶어죽게 된 아이는 개의 도움으로 살아남게 된다. 개는 아이에게 꼬리를 잡게 하고 마을을 돌아다니며 걸식하고 샘가로 데려가서 물을 먹게 했다. 이러한 일을 알게 된 조정에서는 개에게 벼슬을 내렸고, 개가 지나가면 사람들은 모두 합장을 하며 절을 올렸다고 한다. 개는 보살의 환생으로 선행과 수행을 통하여 더 좋은 세상에서 태어나길 바라는 의식이 들어있음을 알 수 있다.

때때로 일상에서 만나는 사물이 특별하게 보일 때가 있다. 매일처럼 접하던 풍경이 더욱 정답게 보이기도하고 뭔가 이야기를 걸어오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러한 경험을 데자뷰(Deja ve)라고 하는데, 아주 오래전부터 살아왔고 영원히 살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데자뷰는 ‘이미 보았다’는 기시감으로 오감과 육감을 통해 물음표와 느낌표를 동시에 주기도 한다.

‘갈매기의 꿈’을 쓴 리처드 바크는 ‘우리는 이 세상에서 배운 것을 통하여 다음 세상을 개척한다. 이 세상에서 배운 것이 없으면 다음 세상도 매양 같을 뿐이다’고 말한다.

2018년, 2017년과 불과 하루라는 시간이 지났을 뿐이다. 세상을 무엇 하나 변한 것이 없다. 하지만 사람들의 마음은 1년이란 세월의 징검다리를 건너 무엇인가 새로운 세상을 느끼고자 한다. 활기찬 마음에는 희망이 싹튼다.

가면과 의상(pixabay)

생명을 다르게 표현하면 ‘전진하는 힘’이 아닐까.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힘, 그것은 마음의 작용으로 희망과 용기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희망과 용기는 자연적으로 생기기도 하지만 그 실천의 바탕이 되는 것은 오랜 역사 속에서 보고 듣고 체득한 경험에서 기인한다.

지금 내가 나가는 방향은, 나의 미래는, 그리고 그것들로 인하여 우리라는 사회를 들여다본다. 개인의 꿈은 무성하지만 우리의 꿈이 보이지 않는다. 함께 꿈꿀 사람, 같이 하고픈 사람,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할 내일은 존재하는 것인가.

사람들은 수없이 많은 내일을 거듭하고 있지만 결코 변하지 않는 습성을 안고 있다. 좋게 보면 그것은 나와 우리 사회의 정체성에 들어간다. 하지만 현실은 피부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새해 첫 출근길에 서서 건물이나 지붕에 솟아 있는 안테나를 보았다. 늘 있던 안테나가 새삼 마음속으로 가까이 다가온다. 지금도 저 안테나에서는 수많은 정보가 수집되고 발신되어지고 있을 것이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 저 속에는 나와 관계된 추억과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도 포함되어 있다. 그렇게 생각하자 마음으로부터 생명의 꿈틀거림을 느꼈다. 생명이 없다고 생각한 철제 안테나와 교신이 된 느낌, 바로 지금 텔레파시가 통했다.

정보를 발신하는 안테나

손에 쥔 스마트 폰에서는 수많은 메시지들이 오고간다. 추억을 말하고 사랑을 전하고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너무나 빨리 변해가고 모두들 힘들다고 말하지만, 사람이 사는 세상에 희망이 없었던 적은 없었다.

지금 나라는 안테나에는 무엇이 있는가. 나는 내 주변에 무엇을 발신하고 있는가. 그 속에서 나와 우리라는 관계로 추억과 사랑과 희망을 떠올려본다. 한 송이 꽃처럼 알토란같은 일상들. 우리가 기록하고 나눈 인생의 정보는 저 알타미라 동굴에서 우주 끝까지 이어져 있다.

인생의 안테나를 곧추세운다. 이제는 보다 더 적극적으로 마음을 내밀 일이다. 지금 우리가 수집하고 발신하는 이야기들은 한 시대의 증거가 될 것이므로.

김을현 기자  somchane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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