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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화도 노을손바닥시화 - 김진태 시인‧한승희 작가
김을현 기자 | 승인 2018.01.04 08:13

향화도 노을

                                 김진태

 

황홀하다는 게 저런 것이다

 

‘운명’처럼 피아노 선율들이

짱짱히 일어서서

통통 파도를 궁굴리며

붉으족족 차오르고

 

팽팽하게 불을 당긴 어둠이

포구 한 구석을 니일니일 삼키는 동안

부드러운 자궁을 아낌없이

내어주던 개펄처럼

내 영혼을 가둔 여인을 기다리며

행복했던 날처럼

 

구름 너는 이제 자줏빛 햇살을

힘차게 밀어 올릴 것이고

벌겋게 취한 나는 갈매기와 개펄에 배 깔고

까무룩 잠들고 싶은,

 

황홀하다는 것은 이런 것이다

 

한승희 작, connection-no4, ‘이불’ 130.3cmx80.3cm, Acrylic on canvas, 2017

 

별 하나 별 둘...

가을이다. 가을이다를 속삭이며 가을을 맞았다. 작게 소리를 내보니 가을은 참으로 예쁜 이름을 가졌다. 가을에는 특히 노을이 아름다운데 김진태 작가가 노래한 향화도(向化)는 김정희의 ‘대동여지도’에 나오는 오래된 섬이다. 더욱이 영광 백수해안은 ‘노을박물관’으로도 유명한 곳이다보니 향화도의 노을은 아는 사람만 아는 장관이리라. 가자, 향화도로! 그곳에 가서 니일니일 저녁을 끌어안고 한 삼일만 살아보자. 더 깊숙한 고독을 통과하면 지금의 고독쯤은 한낱 남루에 지나지 않을 터. 나의 과거와 현재와 오지 않은 미래마저 모두 끌어안고 저 노을로 이불을 삼는다면, 이 세상에 이보다 더 황홀함이 있을까. 나와 거리가 멀었던 황홀감을 느껴본다.

 

김진태 시인

김진태 시인은…

전남 영광출생이다. 조선대학교 법정대학을 졸업하고 2013년 ‘문학예술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눈섬‘을 출간했으며 한국 시인협회, 서은 문학연구소 회원이다. 동인으로는 ’별숲‘에서 활동하고 있다. 광주서구문화원 주최 백일장 시부문 대상, 광주시인협회가 주최하는 백일장에서 시부문 장원을 차지했다. 시를 쓰는 마음을 늘 황홀한 그리움, 그리움덩어리를 짊어지고 살고 있다. 해가져도 지지 않는 노을, 누군가가 미치도록 사랑한 흔적이 아닐까. 김진태 시인은 늘 자연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시를 쓴다. 아무리 채워도 부족한 그 마음은 시를 향하는 그리움이 아닐는지.

 

한승희 작가

한승희 작가는…

조선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2015년 ‘갤러리 D’의 예다희 그룹전을 시작으로 ‘생기3인’전, 2016년 현대미술작가회전, 2017년 NlCAF 남부국제현대미술전 등 다수의 개인전과 그룹전으로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2017년 광주국제아트페어(김대중컨벤션센터)에 참가해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

2017년 국제패션일러스트 공모전 대상을 수상했으며 2017 남농미술대전에서 특선을 받았다. 한승희 작가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주제로 삼아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전달하고 있다. 그가 그린 ‘이불’을 덮는 순간 애틋함이 묻어난다. 삶의 안식처이자 내일을 살기위한 원동력을 제공하는 이불, 한 이불을 덮고 자는 가족은 얼마나 행복한가. 고단함 따위는 감히 이불 속으로 들어오지 못한다.

김을현 기자  somchane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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