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 작가의 '어미의 나무'

6월은 순국선열(殉國先烈)과 호국영령(護國英靈)의 달이다. 일제강점기 때는 조국을 위해 고귀한 피를 흘리며 국권을 강탈한 일제에 맞섰다. 한국전쟁 때는 이념적 갈등에 맞서 싸우다 순국한 영혼들이 서슬 퍼런 눈으로 통일을 기다리기도 한다.

현재는 전쟁의 폐허를 딛고 급성장하여 민주주의와 경제부흥을 이뤘지만 정작 당시의 국가적 영웅들은 잊혀져가지나 않을까 우려스럽다. 안타깝게도 현충일을 휴식하는 공휴일 정도로만 생각하는 이가 많은 듯 하여 더욱 우려스럽기만 하다. 태극기 조기 게양도 잊은 채 나들이 가기에 바쁘다. 영령들에게 베푸는 사랑이 소실(消失)되어버린 현대사에서 한 화가의 정성이 담긴 그림으로 영령(英靈)들을 기리는 한 작가가 있다.

영매화를 그리고 있는 김미경 작가이다. 한얼 민족혼을 노래하는 김미경 작가의 작품은 전시적 개념보다는 제의적 개념의 영적 기운을 생동시키고 있는 작품이다. 일반 상업 갤러리 전시로 상품화되길 기다리는 작품이 아니다.

장식적 인테리어 작품으로 대중성 획득을 위한 마케팅에는 추호도 관심 없는 투철한 외골수 영적세계의 흔들어 위로하는 물질적 상상력을 반죽하고 발효시킨다. 발터 벤냐민의 원본성의 아우라 개념과 다른 영적 매개체로서 도법자연의 영적울림을 천연재료들 속으로 침잠시킨다.

김미경 작가의 작품 '탄생'

존재의 근저에 숨어있는 생명의 우주적 리듬을 자극하는 신들림의 무의식적 환타지아로서 서구 추상표현주의나 프랑스의 앙포르멜과 다른 한국적 영혼의 한을 풀어내며 우주적 무의식을 완성해보려는 야심의 작가다.

삶의 불꽃을 온몸을 매개로 탐험하는 영혼의 노마드로서 끄름이나 재, 흙, 산화철 등 물질의 융합과 화학작용을 이용한 발광색을 창출하며 우주적 무의식의 혼돈으로부터 영혼의 빛을 생성시킨다.

추상기계로서 시작된 영매화의 작품은 음악적 영혼의 빛을 가지고 삶의 궁극적 가치를 향한 유일한 삶의 허무와 영적 세계로의 통로를 찾아야 하는 존재 물음을 던지고 있다.

이동호 기자  ddmho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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