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티브 팀 ‘올댓가든(ALL THAT GARDEN)’이 주관하는 ‘한국의 정원 展 _ 소쇄원 낯설게 산책하기’가 4월 18일부터 5월 19일까지 31일 동안 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제1, 2 전시관)에서 열린다. (4월 29일(월)은 휴관)

박한샘, 소쇄원, 해와 달의 時. [사진 제공=올댓가든(ALL THAT GARDEN)]

동양화, 인간환경디자인연구, 영상예술, 공간연출, 설치작품, 그래픽디자인, 사진, 공예, 에세이, 소리, 향기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활동가로 구성된 크리에이티브 팀 ‘올댓가든’은 우리의 정원문화가 가진 독자성과 아름다움, 철학적 의미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기 위해 조선 중기 대표적 정원인 ‘소쇄원’을 각자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표현했다.

이번 전시에는 유니트폼, 오디너리 피플, 산림청 국립수목원 등을 포함한 16개 팀이 참여해 완성한 비디오 아트, 북아트, 그래픽디자인 등 총 18세트의 작품을 볼 수 있다. 프롤로그 ‘소쇄원, 낯설게 산책하기’부터 시작되는 전시는 섹션 1 ‘일상으로부터 달아나기’, 섹션 2 ‘따뜻한 기억에 더 가까워지는 순간’, 섹션 3 ’조금 특별한 상상을 허락한다면’, 섹션 4 ’같이 산책할까요?’로 전개되며, 에필로그 ‘낯설게 산책한 정원’으로 마무리된다.

강성남, 소쇄원, 한국정원의 미학을 찾아서 [사진 제공=올댓가든(ALL THAT GARDEN)]

특히, 섹션 1에서 보는 신선우의 ‘그곳에 피우다(The Garden Inside)’는 '한 마리의 나비로 시작하여 꽃과 나무들이 자라나고 그 자리에 살며시 소쇄원이 피어난다.’라는 콘셉트로 모션 그래픽을 통해 고요하고 맑은 소쇄원의 여러 요소를 극대화하였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의 ‘소쇄원의 풀과 나무’는 가장 대중적인 전통정원인 소쇄원을 과거와 현재의 식물을 통해 새롭게 재조명하고, 소쇄원 역사를 관통해 그 안에 담긴 식물의 역할을 다루어 보고자 한다.

신선우, 그곳에 피우다 [사진 제공=올댓가든(ALL THAT GARDEN)]

섹션 2에서 만나는 꿈정의 ‘소쇄원 눈으로 찍기’는 소쇄원의 풍경을 온전하고 편안한 이미지의 사진으로 기록한 작품이다. 섹션 3의 박한샘의 ‘소쇄원, 해와 달의 時’는 500년이라는 소쇄원의 겹쳐진 시공간에서 관람객이 쉽게 접하지 못한 것들에 관한 내용을 비주얼 아트로 나타내었다. 작가는 장기간 소쇄원 머물면서 소쇄원의 일출과 일몰, 그리고 달빛에 비쳐지는 원림을 경험하였다. 이를 통해 선조들이 느꼈을 법한 감각을 공유했고, 눈부시게 빛났던 몇몇 순간을 관람객에게 펼쳐 보이고자 한다.

꿈정, 소쇄원 눈으로 찍기. [사진 제공 : 올댓가든(ALL THAT GARDEN)]

서양의 정원이 실용성과 시각적 즐거움을 중시한다면, 한국의 정원은 자연스럽고 여백과 격이 충만한 철학적 사유의 공간이다. 이 한국의 정원이 우리 생활과 멀어지고 관심권 밖으로 이탈하는 현실을 자각한데서 이번 정원전이 시작되었다.

이는 도시 생활인의 증가, 아파트가 대부분인 거주 형태에 따라 어느 새 익숙한 듯 생경한 곳이 되어버린 한국의 정원을 새로운 시각과 표현 방법으로 보여준다.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인 기획을 통해 한국 정원에 관심을 유도하고 우리 것을 정확히 이해함으로써 문화적 자부심을 고취하는 데 한 몫 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니트폼, 바이오필리아(Biophilia). [사진 제공= 올댓가든(ALL THAT GARDEN)]

소쇄원(瀟灑園)은 전남 담양군 남면 지곡리 123번지에 있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민간 원림이다. 소쇄원의 건축, 조경물은 상징적 체계에서뿐만 아니라 자연과 인공의 조화를 절묘하게 이뤄내며, 곳곳에 조선시대 선비들의 심상이  묻어나는 공간이다.

소쇄원은 조선 중종 때의 선비로서 조광조의 제자인 소쇄공 양산보(1503~1557)의 주도로 이루어졌으며, 1530년대에 시작하여 그의 자식과 손자 대에 이르러 완성 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양산보는 열다섯 살에 정암 조광조의 문하에서 수학하는데 스승이 바른 정치를 구현하다 기묘사화(1519년)에 연루되어 화순 능주에서 귀양 살다 사약을 받고 죽게 되자 17살에 고향으로 돌아와 평생 세상에 나가지 않고 은둔하여 처사로서의 삶을 살았다.

소쇄원은 정유재란으로 건물이 불에 탔지만 후손들이 다시 복원, 중수하여 현재까지 15대에 걸쳐  잘 가꾸어 나가고 있다. 현재 대봉대와 광풍각 그리고 제월당이 남아 있다.

한국의정원전 포스터. [사진제공= 올댓가든(ALL THAT GARDEN)]

윤규상 총감독은 “한국의 정원전은 소쇄원에 관한 서로 다른 시각을 각각의 방법으로 표현한 장르별 활동가의 기록이다.”라며 “정원이라는 단어를 접하면 다소 인공적으로 구획되고 정돈된 장소만 머릿속으로 그려왔던 관객들은 소쇄원을 ‘낯설게 산책’함으로써 정원, 그리고 자연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국의 정원전 전시 입장권 구입 및 세부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http://www.gardenofkorea.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성슬기 기자  tmf59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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