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감선사탑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디테일을 보여주는 승탑(부도)은 신라 말기에 건립된 화순 쌍봉사 철감선사탑(국보 제57호)이다.

쌍봉사는 화순군 이양면 증리 사동마을에 있는 사찰로 적어도 839년(신무왕 원년) 이전에 창건되고 철감선사 도윤(798~868년)에 의해 절의 위세가 커졌다. 하지만 정유재란과 6·25전쟁 때 절의 대부분 건물이 불에 타버렸다. 극락전과 대웅전만 보존되어 오다가, 1984년에 3층 목탑 형식인 대웅전마저 소실되었다. 현재 있는 대웅전은 1986년에 중건된 것이다. 대나무 숲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쌍봉사의 숨겨진 가장 귀한 문화재가 모습을 드러낸다. 바로 철감선사의 승탑과 탑비(보물 제170호)이다.

신라 말에 접어들어 선종이 유행하면서 승려의 사리를 넣는 승탑이 나타났다. 스스로 깨달음을 추구하는 선종은 불경에 얽매이지 않고 참선 수행을 강조하였다. 고승의 제자들에게 스승의 입적은 석가모니의 열반에 버금가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부처의 사리를 모신 불탑처럼 스님의 사리를 모시는 승탑이 새롭게 세워졌다. 사찰에서 가장 중심적인 위치에 불탑이 있고 반면에 승탑은 사찰의 입구나 변두리 등에 세워졌다.

철감선사탑은 팔각원당형 승탑으로 각 부위는 다양한 조각으로 장식되어 있다. 특히 지붕돌은 부챗살 모양으로 퍼져 내리는데 겹처마의 서까래와 기왓골 끝의 연꽃무늬까지 정교하고 섬세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돌을 쪼아 새긴 것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석조 건조물로는 최고 걸작품이다.

옆에 있는 철감선사탑비는 비신은 없고 거북 모양의 받침돌과 비석 위 용의 모양을 새긴 돌만 남아있다. 철감선사의 호는 쌍봉이고 속성은 박 씨이며, 황해도 봉산 사람으로 철감은 시호이다.

김태석 기자  wally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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