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22일은 '문화재지킴이 날'이다. 문화유산은 겨레의 소중한 보배이자 인류문화의 자산으로 온 국민이 문화재의 가치를 알고, 함께 가꾸며 지켜나가자는 취지로 2018년 문화재지킴이 날로 제정 선포하였다.

정읍 내장사의 조선왕조실록 내장산 이안 사적기 비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성주사고, 충주사고, 춘추관 등에 보관된 실록이 모두 소실되었으나, 전주사고본은 정읍의 선비와 의승, 지역민들이 각고의 노력으로 전란 중에 사력을 다해 실록을 내장산으로 옮겨 지켜냈던 날이다.

정읍의 유생 안의(1529~1596)와 손홍록(1537~1610)은 자비로 양식과 말을 준비하여 전주사고의 실록을 6월 22일 내장산 은봉암으로 옮기고, 7월1일 어진을 용굴암에 봉안하였으며, 이후 비래암으로 옮겨가면서 일 년이 넘도록 지켜냈다.

뿐만 아니라, 실록이 내장산에서 정읍현, 아산현, 강화도를 거쳐 묘향산으로 옮겨질 때에도 동행한 역사의 증인으로 안의가 남긴 '임계기사(任癸記事)'에 실록을 내장산으로 옮기고 수직한 전과정이 기록으로 담겨있다.

전주사고 실록을 은봉암으로 옮기고 유생 안의와 손홍록이 수직하였던 내장산 용굴암

전주 사고본은 이후 강화도 마니산 사고에 보관되었으며, 교정본은 오대산, 인쇄본은 묘향산, 태백산, 춘추관 사고에 보관하다가 마지막엔 태백산, 오대산, 정족산, 적상산 4사고의 실록이 온전하게 보존되어 왔다.

내장산에서 지켜냈던 실록은 조선 초 태조에서 부터 명종까지 200여 년의 기록이다. 태조로부터 25대 철종까지 472년간의 역사를 담은 국보 제151호 '조선왕조실록'은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록되었다.

2018년 경복궁 수정전에서 열린 지킴이날 선포식 장면

​6월 22일 10시 30분 전국 120여 개 문화재지킴이단체와 시민회원 등 1천여 명의 참석이 예상 되는 가운데 임진왜란 당시 왕조실록을 보존했던 현장의 정읍 내장사 앞 특설무대에서 2019년 문화재지킴이 날 행사가 열린다. (우천시 정읍국민생활체육센터)

이날 행사는 문화재청과 사단법인 한국문화재지킴이단체연합회 주관으로 문화재지킴이날 기념식 및 실록 이안(移安) 재현 연극, 축하공연 등이 펼쳐지며, 정재숙 문화재청장과 유성엽 국회의원, 유진섭 정읍시장의 축사와 환영사가 있을 예정이다.

이근섭 기자  rmstjq2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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