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경보 단계가 ‘경계’에서 ‘심각’으로 격상된 다음날인 24일 짧은 머리를 더욱 짧게 자르고 나와 브리핑을 하고 있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한 달 전에 비해 흰머리가 많아졌고 얼굴도 눈에 띄게 핼쑥해졌다. ⓒ 연합뉴스

잠시 진정되는가 싶었던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이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무서운 속도로 번지면서 우리 사회가 패닉에 빠지고 있다.

첫 확진자가 나온 후 한 달여 만에 감염자는 1300 여 명에 육박하며 매일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사망자도 벌써 10 명을 넘어섰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정한 정부는 23일 코로나 위기 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최전선에서 불철주야 애쓰고 있는 사람들이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코로나19가 발병한 지난달부터 24시간 근무체제를 유지하며 신속하게 감염자 추적과 확진에 나서며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있는 ‘질병관리본부’ 사람들이다.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질병관리본부의 한가운데 정은경 본부장이 있다. 요즘 TV 화면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사람이다. 노란 점퍼에 짧은 머리, 화장기 없는 얼굴로 매일 브리핑장에 나와 또박또박 낮은 음성으로 차분하게 사태를 정확하게 설명하는 정본부장은 국민들에게 신뢰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경보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된 다음날인 24일 정례 브리핑 때 정본부장은 짧은 머리를 더욱 짧게 자르고 나왔다. 평소 머리카락이 옷깃에 살짝 닿는 정도였으나 이날은 더욱 짧은 모습이었다. 정본부장은 “이제부터는 머리 감을 시간도 아껴야 한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달 여 전에 비해 흰머리가 부쩍 늘어났고 얼굴도 눈에 띄게 핼쑥해진 모습에 국민들은 SNS를 통해 안타까움과 함께 정 본부장과 질병관리본부에 무한 신뢰를 보내며 고마움을 표하고 있다.

24시간 근무체제에 ‘질본 인력이 체력적으로 버틸 수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방역대책본부 직원들이 업무 부담이 크기는 하지만 잘 견디고 잘 진행하고 있다”라고 했으며 ‘1시간도 못 잔다’는 이야기가 있다. 라는 물음에는 “1시간 보다는 더 잔다”라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방역의 최전방에 서있는 정 본부장을 향해 각별한 안쓰러움과 격려 메시지를 보냈다. “체력은 어떤지… 어쨌든 계속 힘냈으면 한다”라고 하며 정본부장의 건강을 걱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대통령은 지난 12일에도 남대문시장을 방문, 홍삼액을 직접 구입해 질병관리본부에 보내며 질병관리본부를 격려 한 바 있다.

한편, 정은경 본부장은 1965년생으로 광주광역시 출신이다. 전남여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의대에서 보건학 학사와 석사를 받았다. 예방의학 분야 박사 학위도 받았다.

2015년 중동 호흡기 증후군, 메르스 사태 당시 질병예방센터장을 맡았으나 사태 종료 후 징계를 받았다. 당시 대다수 의사들이 징계를 받고 질병관리본부를 떠났지만, 정 본부장은 그 자리를 지켰다. 당시 야당 대표로 질본을 찾은 문대통령에게 센터장이었던 정 본부장이 보고를 한 인연이 있다.

하루빨리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어 국민들이 편안한 일상으로 돌아오길 간절히 바라며 질병관리본부와 정은경 본부장에게 고마움과 함께 무한 신뢰를 보낸다. 감사합니다 질병관리본부! 힘내요 정은경! 귀하의 헌신과 노고,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임영열 기자  youngim147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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