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상수도의 시작

1936년 조선총독부에서 펴낸 “조선 수도지”에 따르면 1917년 광주의 가구의 수는 2370호에 인구가 1만 700명으로 급증하는 추세임에도 여전히 음 용수는 우물에만 의존함을 비판한다. 특히 광주의 경우 광주천의 범람에 의해 형성된 지형인데다 비가 오면 오수가 지하수로 침투하여 우물을 음 용수로 이용하는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낸다. 일본인 기타무라 유이치로는 우리지역의 연혁에서부터 생활전반을 기록한 “광주지방사정”(1917년)에서 일반시민의 위생사상이 지극히 낮고 시가 위생의 결여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곳으로 면목을 유지하는 것은 천우신조 라고 적혀 있다. 광주에서도 1912년 상수도 도입을 계획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는 못했던 것 같다.수돗물 이용의 당위성은 편리하고 위생적이라는 데에 방점이 놓여있다. 건강과 직결된 먹는 물 관리를 지역에서도 소홀히 생각지 않았다.이에 따라 식용수 수원은 일본인 중심으로 구성된 광주학교조합 또는 위생조합이 관리했다. 1907년에 결성된 일본인회가 모태가 되었는데 1911년에는 학교조합으로 설립 되었다가 다사 1914년에는 위생조합으로 분리된 것으로 보인다.

제 1 수원지

1917년에 이르면 광주에서도 본격적인 상수도 설비를 위한 공사에 착수한다. 전라남도의 주관으로 시작한 공사는 1920년 까지 총20만원이 넘는 사업비가 소요되었다. 수원과 배수지의 고저차를 이용한 자연유하식의 방식을 따랐는데 수원지, 송수로 ,정수장, 배수관 등의 시설을 갖췄다. 1일 1인당 100L를 8000명이 사용할수 있는 용량을 확보할수 있었다.지금의 동구 운림동에 위치한 제 1 수원지 는 높이 약 10M 길이는 약 100M 규모였다.이 곳에 저장된 물은 송수관을 통해 2KM 떨어진 학동의 배수지에 보내졌다.이 송수관은 비용문제로 나무관으로 설치됐다가 1924년 이후부터 철관으로 교체되었다. 배수지가 들어선 자리는 해발고도가 약 80M에 이르는 언덕배기 였다 중력급수를 통해 40~50M 아래에 위치한 시내로 물을 보내는 데 별다른 힘을 들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내진 수돗물의 혜택은 대부분 일본인들에게 돌아갔다. 1920년 광주의 급수 호수는 439호로 이 중 380호가 일본인에 해당한 것으로 나온다. 광복 이전 까지 수돗물을 먹는 광주 사람들의 비중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제2수원지

광주는 1931년 면에서 읍으로 1935년에는 읍에서 부로 승격되면서 상하수도를 비롯한 주요 도시기반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확장과 개수를 꾀하게 된다.1936년 시행 인가된“광주부 수도 확장공사”는 1934년의 계획과 비교 했을 때 다소 큰 차이를 보인다. 소태리 광주천 지류가 아닌 용연리 광주천 지류의 상류에 크고 견실한 수원지를 신설하는 계획으로 대폭 수정된 것이다.거의 매해 가뭄으로 수원이 말라버리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였다. 수원지 확보와 함께 보조 수원을 확보하여 수돗물 공급에 힘을 보탰다.운림지 저수지를 보조 수원으로 확보하는 한편 학강정에는 광주천 복류수를 관정(管井)해 급속 여과한 시설을 설치 했다. 용연동의 2수원지는 1937년 착공하여 2년만인 1939년 완공되었다. 완공 당시 규모는 높이 35m, 연장 143m, 저수량 50만 4538 ㎥ dp 이르렀다. 이 저수량은 제 1수원지에 비하면 5배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하지만 1939년 광주부 인구 6만명여 명이었고 제2 수원지 건설 후 급수인구는 1만명에 불과했다.10여 년 전에 비해 급수비율이 크게 나아진 것은 아니었다. 대다수 광주사람은 여전히 우물에 의존했고 광주부는 공동우물 개선에 주력할 수밖에 없었다.

광복 이후 광주 상수도 :제3.4 수원지

광복이후 광주 인구 증가세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광복직후 8만명 대의 인구 수는 50년대 말엽 30만명 으로 폭증했고 60년대 말엽에는 50만명을 넘어섰다. 인구 집중화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기도 전에 이로 인한 문제들이 눈 앞의 현실이 됐다. 시급한 문제중 하나가 바로 수돗물이었다. 이에 광주시는 1957년까지7,032만7,000원의 예산을 들여 현재 북구 동림동 자리에 제3 수원지를 건설한다. 8000톤/일 규모의 시설용량이 증가했음에도 증가하는 급수 수요를 따라가기는 역부족이었다. 시간제 급수는 당연한 일상이었고 그마저도 여의치 못할 때가 많았다. 이에 1962년 다시 총 공사비 3억 3,500만 원을 투입해 저수량 184만 톤 1일 생산량 1만 5,000톤 급수인구 15만 명을 목표로 하는 제 4 수원지 공사에 착수한다. 석곡수원지로도 불리는 이 수원지는 제방의 길이 227m 높이 24.5m 집수면적 13.35km2 만수용적은 24만 252km2의 규모로 1967년 4월 준공 되었다. 방대한 규모는 더 이상의 물 걱정은 없을 것이라는 안도감을 주었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급수 구역은 전체 인구 대비 39% 정도 수준이었다. 광주 상수도의 갈 길은 아직도 멀기만 했다.

동복 수원지 건설

석곡 수원지 준공 이후애도 광주의 급수 사정은 크게 나아진 바가 없었디. 광주시의 대응은 발 빨랐다. 같은 해인 1967년 화순군 이서면에 동복 수원지를 착공하여 1971년 완공에 이른다. 그 해 2월 17일 도청 앞의 분수대를 켜놓고 성대한 통수식을 거행했다. 이 수원지 건설에 따라 6만톤/일 의 규모의 시설용량을 새롭게 갖추게 되었고 광주시의 총 시설 용량은 8만 8000톤/일로 증가했다. 물 문제는 더 이상 광주의 걱정거리가 아닌 듯 보였다. 제한 급수가 또다시 시작했다. 동복수원지 덕분에 더 이상 필요 없다고 장담하며 매각 직전까지 간 제 2수원지를 다시 사용하기로 한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였다. 저지대의 급수형편은 그나마 나았다. 학동, 월산동, 산수동, 등의 고지대는 전쟁통을 방불케 했다. 매일 같이 신문 지면을 오르내리는 단골 이슈이기도 했다. 1978년 가뭄에는 소요 사태 발생 직전 까지 몰리기도 했다. 수돗물 문제가 호전된 것은 1985년 동복댐 확장공사를 마친 다음 부터였다.1980년 68만명중 80% 가량이 사용할수 있었던 수돗물은 1985년 80만명중 77만명(악85%)으로 늘었다. 급수난은 과거를 추억하는 이야기가 되어 가는 것 같다.

김낙현 기자  nak10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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