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뜨거운 관심 속에 막을 내렸다. “사과할까요? 고백할까요?” 대사는 여자들을 설레게 만드는 명대사로 남았다. 그런가하면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하지 말입니다.”와 “다,나,까”로 끝나는 군대식 화법이 유행처럼 번질 정도다.

총 16부작으로 제작된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 김원석, 연출 이응복 백상훈)는 극한 환경 속에 사랑과 성공을 꿈꾸는 젊은 군인과 의사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삼은 블록버스터급 휴먼 멜로드라마다.

첫 회부터 군복을 입은 배우 송중기(유시진 역)는 시청자들의 여심을 폭풍전야처럼 흔들어 놨다. 실제로 군대를 막 전역한 송중기를 남주인공으로 캐스팅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드라마 속 인물 유시진 대위의 매력을 더욱 빛나게 했다. 뽀얗고, 우윳빛 같은 피부에 강인함의 상징인 군복을 입은 박력 있는 송중기의 모습은 여성 시청자들을 심쿵하게 만들었다.

이 드라마에서 군복을 입은 근육질 남성의 상반신 노출은 여자 시청자들이 “꺄!!”하고 외치는 비명소리를 만들어 냈다. 여주인공 배우 송혜교의 귀엽고, 아름다운 미모는 드라마 속 캐릭터 강모연의 엉뚱함으로 주변에 있을 법한 ‘허당끼 있는 예쁜 친구’로 친근한 이미지를 만들었다.

여주인공 강모연은 의사로써 뛰어난 실력을 가졌으나 금수저 동기에게 교수직을 양보해야 하는 상황을 겪는 등 시대현실을 보여주기도 했다.

<태양의 후예>는 손발이 오글거려도 TV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도록 설레게 만드는 묘한 러브스토리를 담아냈다. 그동안 드라마에서 선보인 뻔한 배경과 뻔한 스토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는 한국 드라마에서 찾기 힘들었던 군인의 멜로와 재난 이야기로 식상함을 벗기에 충분했다. 군대를 다녀온 남성들은 “군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야”라고 외치며, 드라마 속 허구적인 군 생활 장면에 시샘인 듯 시샘 아닌 말들로 부인하기도 한다.

진구(서상사 역)와 송중기의 남남 커플의 케미는 드라마 속 또 하나의 재미였다. 커다란 눈에 하얀 피부로 예쁘장하게 생긴 배우 김지원(윤명주 역)은 중위 계급으로 남성 시청자들에게 여군에 대한 판타지한 상상력을 자극시켰다.

이 드라마는 어떻게 이토록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을까.

사실 군대를 너무 미화시킨 게 아니냐라는 비판과 병역미필의 여자작가 시선이 못마땅하다는 지적도 쏟아졌다. 130억 원에 달하는 제작비로 대작을 만들어야 한다는 불안요소도 있었다.

한국 드라마 시스템은 그동안 쪽대본, 열악한 촬영 환경 등으로 몸살을 앓아왔다. 이 드라마는 방영 초창기부터 ‘사전 제작 시스템’으로 걱정과 우려가 잇따랐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김은숙 작가는 <파리의 연인>, <프라하의 연인>, <온에어>, <시크릿가든>, <신사의 품격>, <상속자> 등을 히트시킨 드라마계의 ‘마이더스 손’이다. 김은숙 작가의 손을 탄 작품들은 국내 시청률이 높음과 동시에 한류 열풍을 만들어냈다. <태양의 후예>도 그 반열에 올랐다.

드라마 속에 나온 그리스 자킨토스섬에 있는 나바지오 해변은 해외관광객들의 발길을 유혹하기에 충분히 아름답고, 눈부셨다. 태백시와 삼탄아트마인에서는 촬영지를 찾고자 하는 방문객들을 위해 강원도 관광 상품으로 세트장 복원사업을 추진하는 중이다.

무엇보다 제복의 매력을 너무도 잘 뽑아낸 드라마가 아닐까. <태양의 후예> 그 달달함을 잊을 수 없기에 헤어짐이 아쉽기만 하다.

대동문화 94호 [2016 5,6월호]

김다이 기자  -08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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