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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환빈 환불균(不患貧 患不均)2차 재난지원금 '선별지원' 결정... 분노와 갈등 치유할 ‘플랜 B’ 짜내야
임영열 기자 | 승인 2020.09.08 11:10

불환빈 환불균(不患貧 患不均). ‘백성은 가난에 분노하기보다는 불공정한 것에 분노한다’ ⓒpixabay

불환빈 환불균(不患貧 患不均). ‘백성은 가난에 분노하기보다는 불공정한 것에 분노한다’는 의미이다. 중국 남송(南宋) 시대 유학자 육상산(陸象山 1139~1192))이 말한 것으로 <논어 계씨 편>의 ‘不患寡而患不均 不患貧而患不安(불환과이환불균 불환빈이환불안)’에서 차용해 온 말이다.

정치를 함에 있어 ‘백성이 적은 것을 걱정하지 말고 백성이 평등하지 못한 것을 걱정하며, 백성이 가난한 것보다 백성이 안정되지 않은 것을 걱정하라’는 뜻이다. 조선 후기 실학자 다산의 ‘목민심서’에도 언급되어 있는 말이다

2,500여 년 전, 춘추 전국 시대 공자(孔子 BC 551~BC 479)가 제자 염유에게 한 이 말은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시대를 이어가며 나라를 다스리는 통치자나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래서 인지는 몰라도 지자체의 현관이나 국회의원들 사무실에 ‘경구(警句)’로 많이들 걸려 있다고 한다.

‘백성은 가난보다는 불공정한 것에 분노한다’는 2,500여 년 전 옛 성현의 금언은 작금의 우리 현실과도 기가 막히게 들어맞는 말이 되었다.

9월 6일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청와대는 코로나 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2차 재난지원금을 1차 지원 때와는 다르게 피해가 큰 계층이나 저소득층에게 우선 지급하는 ‘선별적 지원’을 공식화했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및 김태년 원내대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등 당·정·청 고위인사들은 이날 총리공관에서 고위당정협의회 회의를 열고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및 이를 위한 4차 추가경정 예산안 편성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낙연 대표는 “이번 추경은 전액을 모두 국채로 충당해야 한다. 빚내서 쓰는 돈을 매우 현명하게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는 압박이 커진 상황”이라며 “그런 점을 감안해 당·정·청은 몇 차례 실무협의 끝에 더 어려운 국민을 먼저 돕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한편, 전 국민을 대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정부의 선별 지급에 대해 "분열에 따른 갈등과 혼란, 배제에 의한 소외감,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나아가 국가와 공동체에 대한 원망과 배신감이 불길처럼 퍼져가는 것이 제 눈에 뚜렷이 보인다"며 정부의 선별지원 방침에 동의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혔다.

이재병 지사는 "불환빈 환불균"을 언급하며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된 국민들의 분노를 염려했다. ⓒ경기도청

이재병 지사는 페이스북에 "불환빈 환불균"을 언급하며 “2400 년 전 중국의 맹자도, 250년 전 조선왕조시대에 다산도 '백성은 가난보다도 불공정에 분노하니 정치에선 가난보다 불공정을 더 걱정하라'고 가르쳤다”며 지원대상에서 제외된 국민들의 분노를 염려했다.

이어서 이 지사는 “하물며, 국민이 주인이라는 민주공화국에서 모두가 어렵고 불안한 위기에 대리인에 의해 강제당한 차별이 가져올 후폭풍이 너무 두렵다”며 선별 지원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그렇다. 이재명의 말에 한 표를 더한다. 코로나 19로 대다수 국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선별적 지급은 우리 사회의 또 다른 갈등을 낳을 수 있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다주택자와 무주택자, 임대인과 임차인에 이어 또다시 ‘받는 자와 못 받는 자’로 갈라지게 될 것이다.

그동안 이재명 지사는 재난지원금 문제는 ‘복지정책’이 아니라 ‘경제 정책의 영역’이라며 1인당 30만 원씩 전 국민을 상대로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 바 있다.

지원을 받는 사람들도 못 받은 사람들을 생각한다면 결코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다. ‘언발에 오줌누기식’의 재난지원금 몇 푼이 오히려 사회적 갈등과 분노를 키울 수 있음은 불을 보듯 뻔한 노릇이다.

이제는 분열과 분노와 갈등을 최소화할 ‘플랜 B’를 고민해봐야 할 때다. 2,500여 년 전 옛 성현의 가르침이 서늘하게 다가오는 아침이다. 불환빈 환불균(不患貧 患不均)!

임영열 기자  youngim147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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