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킹 공연으로 광주 거리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맘대로 밴드

2011년도 만들어진 ‘카피 음악’ 위주의 모던록 밴드 ‘피스타치오’. 당시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강계빈, 정윤지, 다른 대학생 세 명, 고등학생 한 명, 마지막으로 합류한 조수현 등으로 이루어진 취미 밴드였다. 이 그룹은 2012년 말 마지막 공연을 끝내고 해체됐다. 단원들의 직장 생활이나 학업 때문이었다.

이 팀의 기타를 맡고 있던 조수현은 음악을 계속하고 싶은 열정으로 드러머 강계빈, 키보드 정윤지에게 새로운 팀을 만들어보자며 제안을 했고 흔쾌히 수락하여 밴드를 결성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지금의 맘대로 밴드의 시작이었다.

처음에는 주로 팀의 리더인 조수현의 자취방에서 합주 및 작곡 등을 하곤 했다. 직장 생활을 하던 수현과 학업을 이어가던 팀원들은 틈틈이 삼삼오오 모여 음악 작업을 이어갔고, 시간이 흘러 공연의 대한 욕심을 가지면서 팀원들과 함께 거리로 나서 버스킹(Busking) 공연을 시작하게 되었다. 버스킹(busking)이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돈을 얻기 위해 길거리에서 연주와 노래를 하는 공연을 말한다.

물론 처음에는 부끄럽고 창피했다. 지나다니는 시민들의 시선이나 관객들의 반응을 주시하며 가슴 조이는 공연을 했던 기억이 난다. 공연 횟수가 늘어갈수록 대중에게 자유롭고 편안하게 다가설 수 있는 거리 공연만의 매력에 빠지면서 맘대로 밴드는 광주의 대표적인 버스킹 밴드로 점점 거듭나게 되었다.

거리에서 음악을 하다보면 더위나 추위 등으로부터 노출되는 건 일상이고 취객에 의해 장비가 파손되거나 소음 공해로 신고를 받고 쫓겨나는 경우도 있었다. 버스킹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금은 음향 장비와 악기를 추가하고 보수하는 데 사용했다.

잠시 바쁜 발걸음을 멈추고 우리들의 음악을 들어주는 관객들로부터 느끼는 기쁨은 우리가 거리 공연을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깊숙이 음악에 빠져들어 관객과 하나가 되는 듯한 느낌은 뭐라 표현할 수 없이 큰 것이었다.

광주의 거리 공연이 점점 안착이 되어가고 있다. 거리 공연 밴드가 지속적으로 거리 공연을 이어가도록 따뜻한 관심과 배려를 보여주어야 한다.

광주 거리 공연의 메카, 딴따라 휴게소

여느 날과 같이 버스킹을 하려고 거리로 나섰는데 어디선가 기타소리가 들려왔다. 그곳에 우리와 닮은 팀이 공연을 하고 있었다. ‘크레용파쓰’라는 버스킹 밴드였다. 이야기를 나눠보니 ‘크레용파쓰’와 우리는 공통점이 많았고 광주 거리 문화 활성화에 대한 야망이 서로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거리 공연 문화에 대한 공감을 한 우리와 크레용파쓰는 ‘딴따라 휴게소’라는 거리 문화 단체를 만들게 되었다. 딴따라 휴게소는 버스킹 뿐만 아니라 힙합, 춤, 그래피티 등 거리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예술적 행위를 광주 시민에게 보여주고 거리 문화를 활성화시키자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우리는 딴따라 휴게소 활동을 통해 후에 더 많은 장소에서 거리 공연을 했고 점차 이름이 알려지면서 각종 페스티벌 및 행사에 초청되거나 대회에 참가하는 등 다양한 음악적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대중들은 딴따라 휴게소를 거리 문화 단체라는 개념으로 생각하지 않고 인원수가 많은 하나의 밴드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단체의 주축이었던 팀이 ‘크레용파쓰’와 ‘우리 맘대로’ 밴드였는데 이 멤버들은 밴드 성향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맘대로 밴드라는 팀이 개인 공연을 하더라도 딴따라 휴게소로 인식이 되는 경우가 생기곤 했다. 그래서 맘대로 밴드의 음악과 존재를 알리고자 우리는 딴따라 휴게소로부터 독립하게 되었다.

이후 거리에서 솔로로 버스킹을 하던 이창민(기타, 보컬), 크레용파쓰 유남욱의 대학 선배였던 김민(베이스) 등이 합류하면서 지금의 ‘맘대로 밴드’의 모습이 완성되어 갔다.

맘대로 밴드는 거리 음악 밴드이다. 락, 힙합, 보사노바 등 구분할 것 없이 음악을 다루고 공부하며 점차 맘대로 밴드만의 음악을 만들어가고 있다.

우리만의 음악적 색깔이 있다

맘대로 밴드는 초기에 기타, 멜로디언, 젬베로 이루어진 어쿠스틱 밴드였다. 하지만 이후 다양한 거리 공연과 음악적 활동으로 만난 추가 멤버 이창민, 김민을 토대로 더 다양한 음악을 연주할 수 있게 되었다. 기존의 어쿠스틱한 성향의 음악에서 추가된 개성 있는 보컬과 베이스가 더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락, 힙합, 보사노바 등 구분할 것 없이 음악을 다루고 공부하며 점차 맘대로 밴드만의 음악을 만들어갔다.

거리 공연을 할 때는 관객들이 좋아할 법한 노래와 우리 밴드가 좋아하는 음악을 골고루 섞어서 공연을 한다. 그때마다 우리들의 노래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을 살펴 새로운 곡들이 다시 태어나곤 했다. 그리고 다시 완성된 곡들은 거리 공연을 통해 또 한번 관객들에게 검증을 받게 된다. 이렇게 다듬고 다듬어진 곡들은 점점 우리들의 곡이 되어간다.

그렇다. 우리의 음악은 거리 공연을 통해 만들어진 거리 음악이다. 딱히 무엇이다 할 수 있는 장르의 음악보다는 그때그때 느끼는 감정과 경험들을 토대로 다양한 음악을 연주한다.

밴드의 자작곡의 대부분은 리더인 수현이 작곡, 작사를 한다. 음악 활동을 통해 얻은 이야기 거리나 경험 등을 바탕으로 소재를 이용하여 노래를 만들어 간다. 예를 들면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만든 곡 ‘돌아갈래’와 광주 시민들에게 행복이란 무엇인가 하는 이야기를 물어가며 만든 ‘행복이란 건’이라는 곡이 있다. 이 외에도 여러 소재의 음악들이 광주와 우리들의 관객 시민들의 이야기가 담긴 노래들이 있다.

거리 공연에 따뜻한 관심과 배려 있어야

시민들이 우리들의 공연뿐만 아니라 많은 거리 공연자들에게 마음의 박수를 보내주면 좋겠다. 광주의 거리 공연도 많은 팀들의 활동과 노력으로 많은 시민들에게 점점 다가가 점차 거리 공연이 안착이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활동하는 많은 예술가들이 생업을 유지하며 예술 활동을 이어가기란 쉽지가 않다. 이들에게 공연 장소와 물질적인 지원도 좋지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지속적으로 거리 공연을 이어가며 발전할 수 있도록 따뜻한 관심과 배려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전국에 거리에서 많은 시민들의 거리 공연을 접하고 다양한 분야의 예술을 느끼면 한다. 언젠가는 그날이 오기를 바라며 오늘도 거리 공연을 준비하고 악기를 들고 거리로 나선다.

대동문화 75호 [2013 3.4월호]

맘대로 밴드  webmaster@chkorea.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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