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마카오 야경

마카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카지노, 겜블, 도박이다. 아시아의 라스베가스로 불리는 마카오는 수십 개의 카지노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실제 마카오는 유구한 역사와 따뜻한 사람 냄새가 배어있는 곳이다. 포르투갈의 식민지 시대를 지나 새로운 문화를 가지고 있는 독특한 곳이기도 하다.

대동문화재단과 지역문화교류재단은 2012년 광주 국제교류문화협의회 해외 선진지 시찰로 12월 마카오를 다녀왔다. 마카오의 12월은 화창하고 화려하기 그지없어 방문하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때였다. 그야말로 풍성한 마카오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는 시기이다.

흔하게 볼 수 있는 포르투갈 양식의 타일아트

아시아의 첫 기독교 관문지 마카오

마카오는 1550년대 ‘물에 젖은 화물을 말린다’라는 핑계로 포르투갈 상인들이 처음 상륙하였다. 이를 계기로 마카오의 관리인들과 포르투갈의 협정을 통해 거주권과 무역권이 생겨난 것이다. 이후 1575년 포르투갈 정부의 후원으로 로마 교황청의 해외 관구가 마카오에 설립되고 기독교가 아시아로 들어오는 시작점이 되었다.

영국이 아편 전쟁으로 홍콩을 얻어낸 19세기에 포르투갈 역시 마카오를 점령하게 된다. 1951년에 마카오는 포르투갈의 해외주로 지정이 되어 본격적인 포르투갈 식민지 시대가 시작된다. 이후 중국의 끈임 없는 영토 반환의 요청으로 1793년 마카오는 중국의 자치주가 되었다. 마카오는 중국이긴 하지만, 독립적인 체제와 국기, 화폐를 가지고 있다.

마카오는 아시아의 첫 기독교의 성지로서 가치가 높은 문화유산들이 많이 있다. 현재 유네스코 지정 문화유산은 22개가 있다. 그중 30%가 넘는 것이 기독교에 관련된 것들이다. 한국의 최초의 신부이자 순교자인 김대건 신부와 최양업 등 초기 천주교 개척자들의 유학지이기도 하다.

지금도 아마사원에는 마카오 사람들의 소원으로 한가득

진나라의 CHINA, 고려의 KOREA, 아마가오의 MACAU

마카오라는 이름의 유래는 아마 사원에서 시작된다. 아마사원 앞에 있는 항구에 도착한 포르투갈 사람들은 여기가 어디냐고 묻게 된다. 현지인들은 아마사원이 있는 곳이기에 ‘아마가오’라고 대답하였고 지금의 마카오라는 영어 이름이 생기게 된 것이다. 아마 사원은 뱃사람들의 무사 안녕을 관장하는 아마신이 있는 곳이다. 여전히 지금도 사람들은 아마 사원에서 저마다의 소원을 빌고 있다.

웅장한 아치모양의 바로크양식의 성 요셉 성당

하이브리드 문화 매캐니즈(Macanese)의 세련됨

상업이 활발해지면서 문화는 점차 바뀌어 갔다. 마카오에 오는 포르투갈 상인들 대부분이 남자였고, 자연스럽게 현지 여인들과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다. 중국 문화와 유럽의 문화가 혼합되면서 주거 양식과 식생활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와인과 스테이크 에그타르트 등과 같은 새로운 음식을 먹고 포르투갈 식의 주택들이 생겨났다.

포르투갈의 대표적인 물결 무늬와 타일아트 모자이크 형태는 마카오 여기저기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매캐니즈란 포르투갈과 중국의 혼합 문화를 지칭하지만 현재는 마카오의 문화를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이러한 문화와 예술적 가치가 있는 문화유산이 있는 마카오에는 문화국 ICM(Instituto Cultural de Macau)가 있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문화재청, 관광공사, 국사편찬위원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의 종합적인 공기관이다.

이 기관에 들어 광주 아시아문화중심도시에 대해 설명하고 광주광역시의 문화예술적 위상에 대해 설명하고 간담회를 나눌 수 있었다. 12월 27일 ICM 대표와 간담회를 가졌다. 현재 마카오의 시민 지원 문화교육과 매캐니즈 문화의 활성화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국 작가들의 마카오 활동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고 추후 양국 간의 문화 교류도 다짐하였다.

마카오는 포르투갈 식민지 시대를 부정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이것들을 차례차례 자신들의 문화에 흡수하였다. 다문화 가족이 늘어나는 요즘 광주 전남에서 유난스럽게 다문화를 이해한다고 외치기보다는 그 자체를 하나의 시대의 흐름과 문화로 발전해 나갔으면 한다.

대동문화 75호 [2013 3.4월호]

김근하 기자  paranbaji@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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