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봉사활동을 직업으로 삼고 수만 명의 장애인과 독거노인들의 병원, 관공서, 은행, 복지관, 터미널, 역전 등 바깥나들이를 책임지고 있다.

(사)광주광역시 곰두리봉사회단(박용구 회장)은 장애인이나 혼자서는 몸을 가눌 수 없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사랑의 눈과 발이 되어주고 있다.

“남의 눈과 발이 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일은 누구보다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겪는 어려움 중 제일 큰 것이 바로 출타 문제이기도 하지요. 이렇게 장애인들의 눈과 발을 자처 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일입니다. 갑자기 다리가 마비가 되었습니다. 부어오르고 수통다리가 되었습니다. 5년이란 시간은 아주 끔찍했습니다. 하도 고통스러워 ‘내 병만 낫게 해주면 평생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살겠다’고 매일 기도했었죠.”

기적이었다. 점점 병은 좋아지기 시작했고 다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었다. 박용구 회장은 모든 일에 감사하며 살아갈 것을 하늘과 땅에 맹세하며 살았다.

청년시절부터 시작해온 봉사는 계속 진행되었다. 전국 최초로 장애인 이동권 문제에 접근한 교통편의 제공은 1974년부터 시작했다. 또 택시 안에 장애학생 학자금 지원 껌 판매 모금함을 설치해 장학금을 지원했다. 4명의 고등학생들을 등하교 시켜 취업까지 알선해 주기도 했다. 그 보람은 말 할 것 없이 컸다. 그래서 지금까지 봉사활동을 직업으로 삼고 수만 명의 장애인과 독거노인들의 병원, 관공서, 은행, 복지관, 터미널, 역전 등 바깥나들이를 책임지고 있다.

“몸을 전혀 움직이지 못하는 중증 장애인들을 돕다보면 어느새 이마엔 땀방울이 맺힐 정도로 그리 녹록한 일은 아닙니다.” 어릴 적 장애를 가진 적이 있는 그는 그들의 심경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어서 일까? 시간은 40년이 흘렀다. 그래도 버틸 수 있는 힘이 살아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아무도 쉽게 할 수는 없다”

박용구 회장은 1980년 은혜초등학교에 다니던 뇌성마비 장애우 학생 강모군을 등교시킬 때를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유덕동에서 임동에 있는 은혜학교까지 강군을 등교시키는데 갑자기 타이어가 펑크 났다. 소낙비까지 내렸다.

“차를 갓길에 세운 뒤 타이어 교체 작업을 하고 있는데 차안에 있던 강군이 도와주려고 몸을 비틀어 일어나려는데 뜻대로 되지 않는 거예요. 순간 강군과 저의 눈이 서로 마주쳤습니다. 안타까워하던 강군의 표정이 지금도 눈에 선하여 잊혀 지지 않습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아무도 쉽게 할 수는 없다. 경제가 힘들어 질수록 세상인심도 각박해지기 마련인데 그는 오늘도 그들을 위해 달리고 있다. 내일도 달릴 것이다. 누구와 함께하면 더욱 신이 날 일이다.

“15년 동안은 혼자 차량 봉사활동을 하다가 1988년 단체를 발족해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혼자서는 해 낼 수 없는 일입니다.”

광주시내 장애인 단체 각종행사시에도 (왕복)차량지원, 월례회의, 기념식, 정기총회, 점자 및 컴퓨터교육, 장애인의 날 행사, 흰 지팡이의 날 행사, 각 구청이나 각 구의 장애이인협회 단체나들이 행사, 노래교실, 장구교실, 열린 배움터, 각 구 장애인 협회 체육대회, 한마음대회, 각 구청에서 실시하는 장애인 어르신 생일상 차려드리기, 단체 장애인나들이 행사, 장애인시설에 자연체험 나들이행사, 장애인 학생수능시험 수송봉사, 장애인단체 송년위안잔치에 차량을 지원해 출·귀가를 도와주고 있다. 장애인들에게 보다 나은 생활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곰두리 봉사단은 광주의 자랑이다.

봄이다. 새싹들이 제 몸을 드러낸다. 곰두리 봉사단은 이 봄만 기다렸다. 그들을 위해 친구가 되어주고 다시 눈과 발이 되어주며 행복한 봄나들이를 할 수 있는 날이다. 항상 가족처럼 생각하고 함께 할 것이라는 맹세도 잊지 않고 살아간다. 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사회구성원으로서 그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에 감사한다.

대동문화 75호 [2013 3.4월호]

한경숙 기자  webmaster@chkorea.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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