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석종 전남지방경찰청장은 남도 역사와 문화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추고 있다. 지역 역사와 문화를 잘 알아야 전남 경찰이 전남민들과 소통하고 화합할 수 있다고 평소에 강조하면서 인문학, 역사 문화 순회 강좌를 개최할 정도이다. 또 색소폰 주자로 경찰로서는 남다르게 음악 매니아이기도 하다.

지난해 10월 취임하여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경찰상 정립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전석종 청장을 만나 전남 치안을 이끌어갈 포부를 들어보았다. 2월 15일 오후 3시 조상열 대동문화 대표가 대담을 진행했다. <편집자주>

전석종 청장과 대담을 나누고 있는 조상열 대동문화 대표(오른쪽)

조상열 : 지난해 10월 전남지방경찰청장으로 취임하셨습니다. 늦었지만 취임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전석종: 엊그제 취임한 것 같은데 벌써 4개월이 되어 갑니다. 제가 취임사에서 말씀드렸습니다만, 고향이라 남다른 애착과 아울러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내 고향을 지키며 봉사한다는 각오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그 누구보다 정의로워야

조상열: 전남경찰의 위상이 어떻게 변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전석종: 먼저 최근 여수우체국 사건에 경찰관이 연루되는 등 전남경찰의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드려 도민 여러분께 대단히 죄송합니다.

물은 고이면 썩기 마련입니다. 무엇보다도 전남경찰은 정의(正義)로워야 합니다. 정의롭다는 것은 비리를 척결하는 것뿐만 아니라 업무 처리가 공정해야 합니다. 이런 기조 위에 경찰은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할 때 비로소 도민으로부터 사랑받을 것입니다.

조상열 : 취임식 때 청장님은 ‘도민의 안전과 인권보호,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치안 활동, 도농 복합 지역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치안 활동’ 등을 강조하셨습니다. 취임 이후 주요 활동 내용을 소개해 주십시오.

전석종: 그간 전남경찰의 조직 활성화를 위해 전직원의 45%에 해당하는 2천여 명을 이동시키는 등 대대적인 인사 쇄신을 하였고, 경찰관 개개인의 자기 혁신을 위한 지속적인 인성 교육과 아울러 신바람 나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있습니다.

또한, 안전한 전남을 위해 지역별 치안 여건에 걸맞은 맞춤형 순찰 활동과, 교통 사망사고의 60%를 차지하는 노인 피해자 예방을 위해 교통사고 예방 교육 및 교통 시설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으며, 독거노인들을 위한 순찰 강화, 범죄예방 CCTV 설치, 성폭력, 학교폭력, 가정폭력 등 4대 폭력 근절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 등을 기울인 결과 2년 연속 치안 만족도 전국 1위를 하는 성과도 달성하였습니다.

앞으로도 도민의 입장에서 진정 필요한 치안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안전의 사각 지대에서 불안해하는 분들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도민은 전남경찰의 가장 큰 고객

조상열 : 청장님은 색소폰 연주자로 음악 활동을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음악 취미 활동을 어떻게 하시게 되었는지 소개해 주십시오.

전석종: 잘 부르지는 못합니다. 개인적으로 힘들고 어려울 때 색소폰 음색에 취하다보면 만사를 잊을 수 있어 간혹 부르곤 합니다.

조상열 : 광주 전남 역사와 문화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추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광주 전남의 역사와 문화를 잘 아는 전남 경찰이 전남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화합할 수 있다고 평소에 강조하셨는데요.

전석종: 우리 전남은 역사와 문화가 도민의 의식과 생활 속에 살아 숨 쉬는 고장입니다. 특히, 우리 지역은 국가가 어려울 때 일수록 그 빛을 발휘하여 국가를 구했던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순신 장군 마저도‘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라 했습니다. 이러한 유구한 이 지역의 역사, 문화를 알고 배우며 자긍심을 가지고 치안 활동을 한다면 보다 도민과 가깝게 다가갈 수가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조상열 : 전남 경찰관들에 대한 복지와 문화적 배려는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특히 청장님은 문화적 복지를 일선 경찰관들에게 강조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전석종: 전남경찰은 대도시 경찰과 달리 복지 차원에서 많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이를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직장 교육을 통한 각 지역별 역사 문화 바로 알기 및 지역 역사 탐방, 지역 문화시설과의 MOU 체결, 수요시네마 운영, 전남청 홍보단 공연 관람, 양서 읽기 등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조상열 대표님께서도 전남청 순회강연 등을 통해 이 고장 역사와 문화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르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치안에도 투자 개념 도입해야

조상열 : 경찰 활동을 하시면서 원칙으로 삼았던 올바른 경찰상과 치안에 대한 평소의 신념은 무엇입니까?

전석종: 프랑스 화가 마리 로랑생은 ‘잊혀진 여자’가 가장 불행한 여자라고 했습니다. 국민들로부터 잊혀진 경찰은 그 존재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정의로운 경찰이어야만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치안은 투자 개념을 도입해야 합니다. 치안 인프라 구축 등 치안에 투자하지 않으면 우리나라도 이제 범죄에서 결코 안전한 나라가 될 수 없습니다. 지속적인 치안 관련 예산 확충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상열 : 기억에 남는 치안 사건과 해결 내용을 소개해주신다면?

전석종: 30여년 경찰 생활 동안 수많은 사건, 사고들을 접했습니다만 아무래도 가장 어렵고 힘들었던 기억은 경찰청 정보4과장 시절의 ‘미(美)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집회’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100여 일 동안 단 하루도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각종 상황 관리를 했습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고 애써 위안을 삼았지만 정말 힘든 시절이었습니다.

전남 경찰, 사회적 약자 문제 해결하는 해결사

조상열 : 사회적 약자를 위한 경찰 행정이 어떠해야 하는지 생각을 말씀해주십시오.

전석종: 경찰이 종전에는‘범죄에 대한 단속자’역할에 치중하였다면 앞으로는 ‘문제 해결자’로서 성폭력, 가정 폭력, 학교 폭력 척결, 아동 실종 예방, 독거노인 살피기, 장애인 권익 보장, 다문화가정 정착 지원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조상열 : 경찰 서비스의 당사자인 전남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으신 말씀은 무엇입니까?

전석종: 앞에서도 말씀 드렸듯이 일부 경찰관들의 잘못으로 200만 전남도민들께서 크게 실망하셨을 것입니다. 저희 6천여 전남경찰은 다시 태어난다는 각오로 노력하고 있으니 지켜봐 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아울러 전남의 안전과 인권 수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도민에게 믿음을 주고 도민으로부터 사랑 받는 전남 경찰이 되겠습니다.

대동문화 75호 [2013 3.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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