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빠르고 가장 저렴하게 전국의 농수축산 농가와 연계한 신선한 농수축산물을 매장에 가져와 고객에게 전했다.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백화점 수준으로 고객을 관리했다. 고객들의 마음을 샀다.

하늘 아래 해가 없는 날이라 해도/나의 점포는 문이 열려 있어야 한다/하늘에 별이 없는 날이라 해도/나의 장부엔 매상이 있어야 한다.

상인은 오직 팔아야만 하는 사람/팔아서 세상을 유익하게 해야 하는 사람/그렇지 못하면 가게문에다 묘지라고 써붙여야 한다.

김연대 시인의 ‘상인 일기’라는 시이다. 광주 토종 마트로 맹활약하고 있는 Y-마트(영암마트) 김성진 대표는 ‘해가 없는 날이라 해도 점포는 문이 열려 있어야 한다’는 상인 정신에 적격인 인물이다.

1992년 10월 광주 북구 용봉동에서 노점상으로 출발하면서 단 하루 결혼식날을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가게 문을 닫은 날이 없었다. 하루라도 가게를 접는다면 절대로 평생고객을 만들 수 없다. 장부에는 늘 매상이 있어야 했다. 26.4㎡(8평)의 공간을 마련해 ‘영암 농산물 야채 직매장’을 열었다. 그야말로 메뚜기 이마와 같이 좁은 공간이었다.

Y-마트 김성진 대표이사

평생 고객을 만들어 승부

신선한 농수축산물을 20~30%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들에게 공급한다. 이것이 유일한 목표였다. 전국을 뛰어다녔다. 트럭을 사면 1년에 10만㎞를 뛰었고, 2년이면 트럭이 지쳐 주저앉았다. 하루 4시간 이상 자지 않았다.

가장 빠르고 가장 저렴하게 전국의 농수축산 농가와 연계한 신선한 농수축산물을 매장에 가져와 고객에게 전했다.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전용 할인 카드, 포인트 적립, 무료 배달, 경품 행사 등 백화점 수준으로 고객을 관리했다. 부지런한 물류와 정성을 다한 서비스로 평생 고객을 만들어 승부했다. 고객들의 마음을 샀다.

2001년 본점을 528.9㎡(160평) 규모로 넓히고 ‘영암마트 용봉점’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2003년엔 농협 두레 청과 직매장을 개설해, 도매 물류 사업을 연계시켰다. 2005년에는 주식회사의 중대형 유통업체로 규모를 더해갔다. 지금은 50개 체인점에 1,000여 명이 일을 하고 있다.

광주를 이익되게 하는 상인

상인은 팔아서 세상을 이익 되게 하는 사람이다. 기업형 슈퍼마켓이 골목 상권을 초토화시키고 지역 유통 경제를 무력화시키는 동안 Y-마트는 지역에 공헌했다. 지역 일자리를 창출했다. 지역에서 벌어들인 돈을 지역에 선순환 시켰다. 여기에 사회적 공헌 활동을 더했다.

회사 수익의 20%는 언제나 지역사회에 환원했다. 노점 과일상을 하던 중에 남은 과일을 재활원에 몰래 갖다 놓으면서 나눔 활동이 시작됐다. ‘힘들었던 사람이 힘든 사람들을 위해 희망을 나누어주는 활동’이었다. Y-마트 후원 현황판에는 19년 전부터 시작된 기부 명세서가 자세하다. 노인정, 재활원, 복지관, 요양원, 자원봉사센터, 애육원 등에 1년 평균 2억 원에 상당하는 현금 및 물품을 기증하고 있다. Y마트 30개 지점에서 사회복지 단체 및 지역 노인정, 어린이집 등에 계속하고 있는 기부는 여기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모두 4억 원에 해당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을 뿐이다.

작은 도서관 지원 사업에도 힘을 기울여 후원 활동을 하고 있다. 마트에 들른 맞벌이 부부들과 저소득층 가정에서 아이를 도서관에 맡겨놓고 마음껏 쇼핑도 하고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문화 강좌도 듣고 하면 매출 상승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취약계층 어린이들을 위한 도서관과 보육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2013년부터는 나눔 사업 일환으로 광주 지역 노인정 100여 곳에 정수기를 무료로 설치해주고 있다.

필리핀 이주 여성인 24살의 웬다는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일하고 100~200만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지역 경제에 이바지하는

일자리는 주는 기업체를 만들어주는 것은 더 확장된 일자리 창출이다. Y마트만의 독특한 지점 운영 노하우로 김성진 대표는 가맹점주들을 스파르타식으로 교육시켜 가맹점을 창업하도록 돕고 있다.

50여개 Y마트 가맹점 중에 김성진 대표가 직영하는 곳은 2곳. 나머지는 이렇게 교육을 배워 창업한 가맹점이다. Y-마트는 가맹점을 낼 때 5천만 원부터 1억 5첨만 원까지 창업비용을 2년 동안 지원해주고 있다. 수익금이나 로열티를 받지도 않는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유통업 창업의 꿈을 꾸고 도전한다. 그런데 이들 모두가 점주가 되는 건 아니다. 최소한 3년 정도는 매장 청소부터 배달, 판매, 도매, 바이어 등 혹독한 ‘상인 수업’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성공 확률은 10%뿐이다.

김 대표는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 새벽에 농산물 공판장에 나가 직접 입찰을 하고 납품 업체를 찾아간다. 가맹점을 순회하며 직접 관리하고 점주들의 의견을 듣는다. 때로는 예전 몰던 트럭을 직접 몰고 배달 일도 해본다.올해 4~5월께 경기도 파주에 Y-마트 매장을 오픈하면서 수도권 시장에 도전한다. 또 이를 토대로 전국에 70개 매장, 오는 2015년에는 100개 매장을 오픈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지금 용봉동 본점 곁에 물류센터가 오픈 중이다.

바람개비 도서관. 경제 취약계층을 위해서 도서관과 보육센터에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광주시민의 현명한 소비자 의식 절실

상호를 영암마트서 ‘Y-마트’로 표준화했다. 영암마트라는 이름도 잇고, ‘젊다(young)’는 기업 이미지도 담으려고 한다. 앞으로 문을 여는 영암마트는 모두 Y-마트로 상호를 달게 된다. 광주의 한 대학과 ‘유통학과’설립을 추진해 체계적인 유통 교육을 시민들과 나누고 싶다.

젊은 상인, 그러나 세상을 유익되게 하는 상인, 김상진 Y마트 대표는 말한다. “유통업이라는 것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일해야 하는 힘들고 어려운 직업이지만 땀 흘린 만큼 보상이 주어지는 정직한 직업이다.” 그리고 또 말한다. “지역에서 번 돈을 다시 지역으로 환원하는 것은 기업의 책임입니다. 이런 구조가 선환되면 대형마트가 향토 자본을 잠식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향토 기업이 많아지는 사회 풍토와 함께 지역 기업을 밀어주는 현명한 광주 소비자들의 의식도 필요합니다.” 가장 정직한 향토 기업의 철학이다.

대동문화 75호 [2013 3.4월호]

백승현 기자  porum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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