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신도가 참나무 고목에 붙은 불을 진압하고 있다

28일 오전, 경기도 김포에 위치한 문수산에서 큰 화재가 날 뻔한 장면이 목격됐다.

문수산을 오르던 한 등산객이 풍담대사 부도탑 부근의 참나무 고목에다가 담뱃불을 끄고 가는 바람에 나무속에 불씨가 되살아나 발화가 되는 중이었다.

때마침, 문수사 큰 스님의 기일을 알고 찾아 온 한 신도가 발견하여 진압을 했지만 문수사를 포함한 울창한 숲을 태울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무심코 버린 담뱃불로 인해 산림과 문화재를 소실했다면 또 한 번 기억하기 싫은 엄청난 국가 재난으로 남았을 것이다.

2005년 강원도 양양군에서 일어난 산불로 국가보물이 즐비했던 낙산사를 비롯한 21동의건물이 불타고 3년 후인 2008년 2월 10일, 국보 1호인 숭례문이 화재로 소실됐던 기억이 있다.

우리는 화재로 인한 엄청난 국가적 피해를 간간히 보아왔다. 특히 산불은 천재지변에 의해 일어나는 것보다 무의식적인 사람들의 행동에 의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산불로 인한 문화재의 손실도 손실이지만 수 십 년 동안 가꾸어온 산림을 하루아침에 태워버리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산불은 특히 봄철에 많이 일어난다. 건조한 날씨로 불이 눈에 보이지 않아 도깨비불이라고도 한다. 한번 번지면 진압도 힘들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등산객 또는 탐방객의 담뱃불이다.

무심코 던진 담뱃불이 꺼지지 않고 산불로 이어진다.

80년대 중반까지도 그다지 산림이 우거지지 않아 큰 산불의 위험은 없었다. 큰 규모의 산을 제외하고는 왠만한 산들은 땔감부족으로 바닥까지 훤히 들여다 보일정도였다.

최근 5년간 산림청 집계 산불통계를 보면 한해평균 334건의 산불로 373(ha)의 산림이 훼손되었다. 산불 발생건수도 해마다 늘어 2010년도에 비하여 작년 한 해 동안 2배 이상의 산불건수를 기록했다. 전통사찰 등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우리 목조 문화재의 80%이상이 산림에 자리하고 있다. 산림은 소중한 우리 목조문화재의 보금자리이기도 하다.

지난 2005년도 화순 운주사 주변의 산불로 산림 15ha가 불에 탔다. 그러나 대웅전과 천불천탑이 모셔진 법당은 안전하게 보호되어 화마를 피했다. 그것은 숲의 화재 위험으로부터 차단역할을 하는 문화재 이격공간과 완충지대 작용의 덕분이었다.

등산객의 부주의를 인력으로 막을 수 없다면 국가적인 예방책으로 문화재 주변의 산불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운주사 같은 이격공간과 완충지대를 조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산을 찾는 사람들의 안전의식이 중요하다고 본다.

문수사는 지난 2009년에도 공양간 화재로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

이동호 기자  ddmho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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