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배비장전 포스터

국립극장(극장장 김철호)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예술감독 유수정)의 레퍼토리 창극 ‘배비장전’이 10월 22일(금)부터 10월 31일(일)까지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배비장전’은 양반의 허위의식을 꼬집은 판소리 ‘배비장타령’을 기반으로 한 작품으로, 2016년 이후 5년 만에 재공연한다.

국립창극단은 창극 소재의 다양화를 목표로 소리는 사라지고 이야기만 전해지던 우리 소리를 발굴해 선보이는 ‘유실된 판소리 일곱 바탕 복원 시리즈’를 선보인 바 있다. 창극 ‘배비장전’은 그 첫 번째 작품으로 2012년 초연 당시 화끈한 웃음을 선사하며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창극은 고루하다는 인식을 깨기 위해 동시대 관객도 공감할 수 있는 유쾌한 창극으로 구성해 2013년과 2016년 재공연에서는 객석점유율 100%를 기록하기도 했다.

작품은 제주 신임 목사로 부임하는 김경이 함께 일 할 비장을 구한다는 소식에 한양 살던 배비장이 제주도행을 자원하면서 시작된다. 자신의 전임자가 제주 최고 기녀 애랑에게 빠져 전 재산을 털어주는 모습을 비웃던 고고한 모습의 배비장이 기녀 애랑의 유혹 앞에서 본색을 드러내는 모습을 통해 인간의 위선과 이중성을 유쾌하게 풀어낸다. 창극 ‘배비장전’은 전통극의 특징인 해학과 풍자의 매력은 최대한 살리되 대사는 현대의 말투와 유머를 구사하는 ‘21세기형 코미디 창극’을 지향한다. 작품의 주요 배경인 제주 민요의 선율을 살린 흥겨운 음악 위에 국립창극단 배우들의 맛깔스러운 코믹 연기가 어우러지고, 해녀의 군무 등 제주 민속 춤사위가 더해져 흥을 돋운다.

국립창극단 유수정 예술감독이 극의 해설자인 도창 역으로 직접 무대에 오르고, 작품의 핵심 인물인 배비장과 애랑은 국립창극단의 간판스타 김준수와 이소연이 연기한다. 이외에도 이광복(방자 역), 윤석안(김경 역), 나윤영(행수기생 역), 허종열(도사공) 등 국립창극단 신·구 배우들이 총출동해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 각오를 다지고 있다. 자타공인 해학 캐릭터 전문으로 잘 알려진 김학용 배우도 오랜만에 창극 무대에 올라 기대를 모은다.

이번 재공연을 위해 연출 이병훈. 극본 오은희, 작창 안숙선, 작곡 황호준 등 초연 제작진이 5년 만에 다시 의기투합했다. 기존 작품의 큰 흐름은 유지하되 최근 우리 사회에 만연한 ‘내로남불’ 정서와 배비장의 위선을 연결시키는 등 시대의 흐름에 걸맞은 풍자와 재미를 보강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세련 기자  kijuy32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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