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고속철도(KTX)가 들어서면서 송정역이 변하더니 이번엔 송정역매일시장이 변했다. 밤 8시가 넘은 시간에도 시장 안의 불빛은 환하게 켜져 있고, 구경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침체되고, 낡은 전통시장에 깔끔하면서 현대적인 감각으로 심폐소생술을 걸었다. ‘1913송정역시장’을 찾은 방문객들은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두리번거리며 “야~ 진짜 좋아졌다”, “광주가 아닌 것 같아”를 연발했다.

전통시장이 변화한 모습에 시민들은 반가운 내색이다. 그동안 광주에서 볼 수 없었던 전통시장의 분위기와 현대적인 감각의 인테리어는 방문객들의 발길을 유혹하고 있다.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4월 18일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로 ‘1913송정역시장’을 본격적으로 문을 열었다.

현대카드가 콘셉트와 디자인을 담당해 송정역매일시장으로 불렸던 기존의 이름을 ‘1913송정역시장’으로 바꿨다.

시장이 가장 활성화됐던 1970~1980년대의 모습을 최대한 살려 그 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체험형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데 중점을 두고 시장 내 총 55개의 점포를 리모델링했다.

1913송정역시장 곳곳에는 젊은층을 타깃으로 창업한 청년상인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가게 사이사이에는 송정매일시장에서 오랫동안 장사를 해온 터줏대감 상인들도 불을 끄지 않고 동참했다.

100년이 넘는 시장의 역사를 알려주는 스토리보드와 오래된 가게의 바닥에는 입점 연도 동판도 설치했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경우 창업 당시의 내용도 함께 있어 정보를 주었다. 그래서 우리는 좀 아쉬웠다.

메인 광장인 ‘꿈의 나눔터’는 1913송정역시장의 야외쉼터로 떠오르는 핫플레이스가 될 조짐이 보인다. KTX의 열차 시간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무거운 짐을 무료로 보관함에 넣어 둘 수 있다.

각 점포의 외형과 간판은 옛 모습을 최대한 복원해 추억의 전통시장 거리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거리 조명은 별도로 설치해 야간에도 마치 야시장을 연상케 하는 이색적인 볼거리를 만들어냈다.

조명빨(?) 받은 1913송정역시장은 밤에 가면 더 멋지다. ‘누구나 점포’는 팝업 스토어(그때 그때 필요에 따라 생기는 임시 점포)로 기존 시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이색적인 가게도 배치했다.

‘누구나 가게’는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하루부터 최장 1주일까지 누구나 임대해 사용할 수 있어 창업을 위한 청년들에게 현장경험과 사전검증의 장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했다.

오래전 문을 닫은 새마을금고 건물에는 이색 하우스맥주집이 들어섰고, 라면을 모아 파는 가게, 어묵, 초코파이, 계란밥 등을 파는 젊은이들이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다.

앞으로 1913송정역시장은 매주 토요일 ‘토요 야시장’을 열어 지역문화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거리공연과 접목해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관계자는 “지역주민뿐 아니라 젊은층과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광주 대표 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서민주도형 창조경제의 성공 모델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다이 기자  -08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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