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는 예로부터 기후가 온화하고 토양이 비옥하여 농경문화가 발달한 곳으로 맛깔스런 음식으로 유명하다. 이 음식에 더해 남도 특유의 훈훈한 인심까지 더해져서 전국 최고의 맛의 고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우리 지역이 갖고 있는 비교 우위 자산이다.

외식 산업과 관광 트렌드의 환경 변화

우리나라는 1980년대 급격한 산업 성장과 88올림픽을 계기로 외식업이 급성장하게 되었다. 2011년 기준 외식 및 식품 시장 규모는 133조 원대에 이른다. 10년 사이에 2배가 성장한 것이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외식업이 68조 원, 식품 시장이 65조 원 정도의 규모다. 새 정부 들어 음식업계를 관리하는 주무부처가 보건복지부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이관이 되면서 식품 안전과 음식업 발전 두 마리 토끼 잡기가 가능할까? 업계의 관심이 매우 높다. 아울러, 세계적인 음식문화의 흐름이 패스트푸드(Fast Food)시대에서 슬로푸드(Slow food)시대로 전환되고 있다.

최근 관광 트렌드는 여행의 양적 및 질적 경험이 증가하면서 문화관광객(Cultural Tourists)이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정신적 풍요를 중시하는 가치관이 형성되어 있고, 교육 수준 및 생활수준의 상승에 따라 높은 문화 욕구를 가지고 있다. 문화관광객이 가진 문화 욕구는 다양성에 기반을 두고 있어 독특한 지역 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나타나게 된다.

문화관광객은 지역 문화에 대해 단순한 관람보다는 직접적인 체험을 고집한다는 특성도 가지고 있다. 각 나라와 지역의 문화를 대변할 수 있는 여러 문화관광 자원들 가운데 관광객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지역의 생활 문화로서의 ‘음식’이며, 음식은 관광객의 문화적 경험을 형성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음식의 문화적 측면뿐만 아니라 산업적 측면에 대해 중요성이 대두되는 부분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올해 초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즐겨했던 활동은 쇼핑이고, 두 번째가 식도락 관광으로 나타나 식도락 관광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표적인 남도 관광 음식은 무엇이 있을까?

오래 전 지역 신문에 ‘남도 대표 음식은 무엇입니까?’라는 주제의 기사를 본적이 있다. 쉽게 답변하기가 망설여진다. 남도음식은 개미지고 다 맛있다고 할 수는 없지 않는가? 남도 음식은 시․군별로 제철에 나는 다양한 식재료를 사용하여 지역 주민의 솜씨에 의해 전승되어온 향토 음식으로 주식류, 부식류, 후식류와 함께 병과류, 전통술 등이 다양하게 발달되어 왔다.

남도는 낙지요리, 삼합, 나주 곰탕, 담양 떡갈비, 광양 숯불갈비, 영광 굴비정식, 보성 꼬막정식, 구례 산채정식, 완도 전복요리, 꽃게요리, 회요리 등 다양한 요리가 있다. 시․군 특색에 맞게 대표음식을 육성하고 있지만, 전라남도 차원의 남도를 대표하는 가칭 ‘남도 10味’를 지정하고 이에 대한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관리 및 육성을 통해 해당 메뉴와 직접 연관된 식품산업 발전뿐만 아니라, 이를 통한 관광 유발 효과 및 타 지역 연계 음식산업 발전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현재의 전통적인 지역 대표 메뉴의 지속 개발과 함께 관광 전남의 지속적인 대표성을 유지, 발전시킬 수 있는 추가적인 신메뉴 개발도 요구된다. 도내 시군에서는 백세나물 밥상, 죽순떡갈비, 능이버섯요리, 칠게된장국, 해초셀러드 등 다양한 전통․향토음식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남도 음식의 특성과 맛의 비밀

남도음식은 비옥하고 넓은 평야와 남해와 서해를 접하는 넓은 바다, 산간 지역의 지리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사계절 내내 다양한 식재료가 생산된다. 그리고 다른 지역에 비해 조리법이 다양하고 고명의 종류가 많아 음식이 매우 화려하며 음식에 온갖 정성을 다하여 맛이 뛰어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런 남도 음식을 이해하는 데는 자연 환경, 문화적 배경을 알아야 한다.

남도 음식은 발효 음식이다. 남도의 따뜻한 기후가 음식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변질을 방지하기 위해 간을 짜게 하는 편이고 고춧가루를 포함하여 양념을 많이 사용하여 맵지만 깊은 맛을 자아내는 감칠맛이 있다. 이 맛을 ‘개미’가 있다고 한다. 남도에서는 ‘개미’란 남도 음식의 특유한 맛을 표현하는 말로 ‘깊은 맛이 있다’ 또는 ‘곰삭은 맛이 제대로다’라는 뜻을 가진 전라도 방언이다.

그리고 넓은 간척지에 풍부한 일조량과 조수 간만의 차가 커 염전이 발달하였으며, 전국 생산의 87% 점유하는 천일염은 각종 미네날 성분이 풍부하여 음식 맛을 내는데 필수이며, 젓갈과 김치 문화가 발달한 것도 이러한 연유이다.

또한 부유한 양반들이 많이 살았던 남도 지역이다 보니 상차림 자체가 풍부할 뿐만 아니라 음식에 정성을 기울이고 기본 반찬의 수도 많다. 가문의 음식들이 면면히 계승되어 왔고 종갓집에서 음식맛을 다루면서 점차 그 맛이 발달해 왔다. 또한 순박하고 후한 인심이 이웃 간에 정을 베풀고 나눠주면서 살아가는 멋을 내기도 한다.

남도 음식 축제와 관광자원화 시책

우리가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국제 행사와 지역 축제를 개최하는 목적은 우리 전남을 국내외 널리 알리고, 전남을 찾는 관광객들의 지갑을 열어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것이다. 금년에 전남 지역에서 개최되는 국제 행사는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와 F1코리아그랑프리 대회가 있고, 지역 축제로는 광양국제매화문화축제를 시작으로 12월 개막해 내년 1월까지 45일 간 펼쳐지는 보성차밭 빛축제까지 총 38개 축제가 열린다. 이들 축제는 22개 시·군별 독특한 자연 환경과 역사적 사건, 지역의 특산물 등을 소재로 다채롭게 펼쳐진다.

전남도 주관 축제인 명량대첩 축제는 해남 우수영 관광지와 진도 녹진 관광지 일원에서 예년보다 좀더 빠른 시기에 축제가 개최될 예정이며 남도음식문화큰잔치는 순천 낙안읍성에서 10월 중 개최된다.

남도음식문화큰잔치는 지난해 35만 명이 다녀갔으며, 지역경제 파급효과도 296억 원에 달했다. 남도 음식의 멋과 맛을 보여주는 남도 대표 음식 전시관과 웰빙 건강 식품에 관심이 많은 국민들에게 남도의 건강 음식과 세계의 건강 음식의 비교‧전시를 통해 남도음식의 우수성을 홍보한 건강 음식 전시관 운영으로 전 국민 관심을 집중시켰다.

특히, 축제 기간 중 15개국 주한 외교 사절단 가족들이 남도 음식문화 큰잔치 행사장을 방문하여 상달제, 남도 음식 전시관 관람 및 남도 음식을 맛봄으로써 남도음식의 세계화에 기여해 왔다.

이 밖에 시군 음식 관련 축제로는 광양 전어 축제, 담양 죽순요리 경연대회, 구례 우리 밀 음식 발굴 경연대회, 화순 힐링 푸드 페스티벌, 해남 김 요리 경연대회, 무안 연 요리 경연대회, 함평 한우 요리 경연대회, 영광 굴비 요리 경연대회, 완도 해조류 음식 경연대회 등 크고 작은 음식축제가 많이 열려 미식가들을 유혹하고 있다.

시군별로 전통․향토 음식 개발 육성에도 박차를 기하고 있다. 순천 미인 도시락, 담양 죽순요리, 곡성 능이버섯 요리, 구례 백세나물 밥상, 화순 힐링 푸드 음식 개발 등 다양한 전통․향토 요리가 개발 육성되고 있다. 우리 도내에서 음식 관광을 위해 22시군 대표 음식점 중 남도의 맛을 대표하는 남도음식 명가 104개소를 선정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모범음식점도 전체 일반음식점의 약 3.9%인 1,019개소를 지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또한 음식문화 특화거리 12개소를 지정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2018년까지는 22개 시군에 1개소씩 음식 문화 특화 거리를 지정하여 운영한다. 또한 외래 관광객 수용태세 확립을 위해 외국어 메뉴판을 제작 보급하고 있으며, 입식 테이블 보급 사업도 함께하고 있다.

세계인과 함께 할 수 있는 남도 음식 문화

세계 어느 나라든 한 용기에 담긴 음식을 입에 들어간 숟가락, 젓가락을 넣어 함께 떠먹고 집어먹는 공동 식문화를 가진 나라는 없다. 이와 같은 비위생적이고 후진적인 음식 문화를 우리 대에서부터 바꾸지 않는다면 외국인들이 외면하는 지역이 될 것이며, 이는 우리 후손들에게 누를 끼치는 결과가 될 것이다.

음식점에서 손님 식탁에 개인별로 덜어먹을 수 있는 앞 접시와 집게․국자, 위생 찬기를 제공해 주고, 친절과 정성으로 국제적 수준의 음식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세계인과 함께 먹을 수 있으며, 식량 자원과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을 줄일 수 있다. 우리의 음식 문화, 차릴 때는 먹을 만큼, 먹을 때는 남김없이 낭비 없는 음식 문화로 바뀌어야 한다.

남도 음식의 세계화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2011년 F1 대회 때 서울 모 언론사 관계자 등 손님을 모시고 지역 관광지와 음식점을 안내한 적이 있다. F1 코리아그랑프리를 관람하고 영암 군서 구림리 한옥마을에서 1박을 하고, 둘째 날 강진 백련사 주변 산행을 하고 강진 읍내 모 한정식 집에서 지역 전통 생막걸리를 곁들여 오찬을 했다.

함께 했던 모두가 외갓집에 들러 잠을 잔 것처럼 편안하고 평생 먹어 보지 못한 음식 맛을 느끼고 경험했다고 극찬을 했다. 여기에 남도 음식의 전국화․세계화의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K-POP, 음식, 드라마 등 문화 전방위에서 한류가 대세인 가운데 최근 식품 수입개방 확대와 함께 식품의 안전성 문제가 야기 되면서 향토 음식 또는 로컬 푸드(local food)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신토불이에 대한 귀화 현상이 일어나면서 우리 먹을거리뿐만 아니라 전통음식, 향토음식에 대한 기대치는 높아져가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 음식 나아가서 남도 음식은 농경사회의 음식으로 큰 경쟁력을 갖기에 충분하다. 새로운 식재료나 음식 개발보다는 현재 주변에 산재해 있는 남도 전통 음식의 조리 방법을 살리고 현대인의 입맛에 맞추어 조리하고 남도 전통 음식의 종류에 따른 표준 조리법이 만들어져야 한다.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향토 음식 메뉴 개발과 상품화도 병행되어야 한다. 사시사철 청정 먹거리를 많이 생산하는 친환경 먹을거리 1번지에 걸맞은 웰빙 친환경 음식점을 지속적으로 육성하고 상품화 하는 것도 중요하다. 향토 음식 관련 젊은 전문 인력 양성도 필요하다.

음식업계 관계자의 고령화에 대비하여 젊은 세대에게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서 향토 음식을 제대로 전수하여야 한다. 또한 과학적으로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는 발효 음식인 김치, 젓갈, 고추장, 된장, 간장 등은 세계적인 식품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음식은 그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가장 잘 대변해 주는 홍보 수단의 하나이다. 관광객의 음식에 대한 요구가 점점 고도화되고 식도락을 위한 여행이 현대인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맞는 남도 음식관광 활성화를 위해 지역민 모두가 친절 서비스를 생활화하고, 친환경 웰빙 먹거리 생산에 대한 긍지를 갖고 전통․향토음식을 계승 발전시켜 나가야 할 때이다. 올 여름 휴가는 남도 한옥에서 갓 빚은 생막걸리를 곁들인 시골 웰빙 밥상으로 가족과 함께 하시지요?

대동문화 77호 [2013 7,8월호]

박환주 전라남도 식품안전과 음식문화 담당  webmaster@chkorea.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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