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열 : 위원장님은 지난 7월 1일 (재)동아시아문화도시 위원장으로 취임하시게 되었습니다. 우선 (재)동아시아문화도시 설립 배경을 모르고 있는 시민들이 많습니다. 재단법인의 설립 취지가 궁금합니다.

정동채 : (재)동아시아문화도시는 2012년 5월 한중일 3국 문화장관 회의에서 ‘동아시아 의식, 문화 교류와 융합, 상대 문화의 이해’의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2014년부터 동아시아 문화도시를 선정하기로 합의했고, 선정된 도시에서는 1년 간 집중적인 문화교류 행사를 추진하도록 계획되어 있는 사업입니다.

2014년 광주가 동아시아문화도시로 선정되어 예술적 끼와 열정을 가진 전통의 문화예술 도시,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민주․인권․평화의 도시, 건국 이래 최대의 문화 국책 사업인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는 문화적 역량을 갖춘 도시임이 다시금 확인되었습니다.

그리고 2014년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선정된 일본의 요꼬하마, 선정 발표를 앞두고 있는 중국의 상하이 등의 도시와 공동 개최함으로써 한중일 3국의 공존과 번영을 다짐하고자 하는 취지로 준비된 행사입니다.

동아시아문화도시는 유럽 연합이 1985년부터 문화수도를 선정해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것처럼, 2014년에는 한국, 중국, 일본이 각 1개 도시, 2015년엔 중국 1개 도시, 2016년엔 한국 1개 도시, 2017년엔 일본 1개 도시를 선정하고, 2018년부터는 아세안 국가로 확대해 매년 새로운 도시를 선정, 문화교류 행사를 펼쳐나가게 됩니다.

동아시아문화도시 교류 프로그램 다채롭게 열린다

조상열 : (재)동아시아문화도시가 설립되어 어떤 일들을 해나가시는지요?

정동채 : 광주, 상하이, 요코하마 도시 내의 새로운 문화 공간 조성과 축제, 공연, 전시, 컨퍼런스 등의 프로그램 개발 및 3개 도시민의 상호 방문 사업 등이 예상됩니다. 제5차 한중일 문화장관회의 때 합의된 바와 같이 문화도시 행사 개․폐막식, 한중일 예술제 및 유네스코 지정 세계 문화예술 주간의 문화예술 교류 행사가 3국 공동 참여 프로그램으로 진행됩니다.

개․폐막식은 각국 도시에서 결정하여 개최하되 개막식은 3월, 폐막식은 12월에 하게 됩니다. 그리고 행사 일자가 중복되지 않도록 하여 이 경우 문화도시 간 합의에 의해 개․폐막식에 자국의 예술단 등을 파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3국 공동 프로그램은 문화도시 간 합의에 의하여 전통 문화예술, 3국의 팝아티스트와의 뮤직 페스티벌, 3국의 수준 높은 예술품 전시회 등 3국 상호 간 문화교류 증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조상열 : (재)동아시아문화도시를 어떻게 운영해나가실 것인지 포부와 운영 방향에 대해 설명해주십시오.

정동채 : 먼저 각계각층에서 참여하는 30여 명의 추진위원님들을 문화 교류, 회의 학술, 공연 축제, 홍보 지원 등 4개 분과위원회로 배치하게 됩니다.

4개 분과위원회는 각각 실무단을 둡니다. 사무국은 광주시에서 4․5․6급 공무원이 파견되고 일본어․중국어 능통자도 별도로 채용하게 됩니다.

그리고 개․폐막식 공연에 대비하기 위하여 우리나라 최고의 공연예술 감독인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를 이미 위촉했습니다. 문화도시 행사는 원칙적으로 각 국가에서 결정하되 개최 도시 내에 설치되는 사무국에서 최종 결정권을 갖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 사무국은 문화체육관광부와 긴밀한 협조 아래 문화 교류의 형식과 내용을 마련할 것이며 상하이, 요꼬하마시와도 집중적인 협의를 해나갈 것입니다.

전당의 성공은 시민 자발적 참여가 관건

조상열 : 아시아문화도시 지원 포럼이 지난 5월 지원 조례가 제정되고 6월에는 창립총회가 열리면서 본격 가동되었습니다. 이 지원 포럼의 회장직을 맡고 계십니다. 아시아문화도시 지원 포럼은 어떤 취지로 창립되었습니까?

정동채 : 아시아문화도시 조성 사업은 정부에서 2006년 9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여 2004년부터 2023년까지 20년 간 5조 3천억 원을 투입하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립, 문화적 도시환경 조성, 문화관광 산업 육성, 문화교류 도시 역량 강화 등의 국책 사업을 펼쳐가는 최대 문화 프로젝트 사업입니다.

제가 문화관광부 장관으로 재임하고 있을 때 옛 전남 도청 주변 3만 9천여 평을 2,645억 원을 들여 매입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모시고 착공식도 가졌습니다. 또한 특별법도 그때 제정이 되었습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문화중심도시 조성 사업의 핵심 시설입니다. 5대 문화 콘텐츠, 즉 음악, 공예․디자인, 게임, 첨단 영상, 에듀테인먼트 등을 창작 기획하고 생산하여 전시하는 등 ‘콘텐츠의 메카’로 만드는 사업입니다. 전당은 2015년 개관을 앞두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문화콘텐츠로 먹고사는 도시를 만들자는 사업입니다.

조성 사업은 2015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개관은 물론, 문화의 숨결이 광주시 전역에 스며드는 자연과 사람이 어우러진 쾌적한 도시로 만드는 일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행정이 주도하고 몇몇 단체가 형식적으로 참여하는 지금까지의 방식에서 탈피하여 민관이 하나 되고 지역 내 각계각층이 자발적인 동참을 하루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원 포럼이 창립되었습니다.

조상열 : 아시아문화도시 지원 포럼은 어떻게 운영됩니까?

정동채 : 포럼은 지난 6월 20일 광주시의 문화 예술, 학술, 언론, 시민단체 인사 105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됐습니다. 이중 15명의 운영위원님들로 이사회를 구성했습니다.

포럼은 원활한 업무 추진을 위해 전당 운영 분과위원회를 비롯 문화 교류․인력 양성 위원회, 문화산업 분과위원회, 7대 문화권 조성위원회 등 4개 분과위원회로 구성했습니다.

6, 7월에는 콘텐츠 개발에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각 분과 위원회의 회의도 활발하게 열리고 있습니다.

지원포럼은 지난 2011년 6월 고은 시인을 위원장으로 문화부와 광주시, 시의원, 시민단체, 전문가 등 100여명으로 구성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해 왔습니다. 오는 2015년 문화전당 개관을 앞두고 지난 5월 지원포럼 지원조례가 제정돼 이번에 상설기구로 출범하게 된 것입니다. 지원포럼은 앞으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 사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게 됩니다.

문화콘텐츠 창조 교류되는 세계적 명소 돼야

조상열 : 아시아문화도시 지원 포럼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아시아문화전당의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지원해나가는 것일 텐데요. 아시아문화전당의 콘텐츠가 어떤 방향에서 만들어지고 운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정동채 :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5개원이 있습니다. 먼저 민주평화교류원입니다. 본부인 셈입니다. 분수대 광장에 면한 문화전당의 얼굴이자 대외 협력의 중심 기관입니다. 민주․인권․평화 정신의 문화 예술적 승화를 통해서 아시아와의 연대․교류․소통의 기능을 합니다. 광장이 특히 중요합니다. 세계적인 명소가 되도록 지혜를 모으고 있습니다.

아시아문화정보원은 연구․자료 수집․인력 양성 등 범아시아 교류 소통의 장입니다. 첨단 디지털 이미지(3D, 4D)의 강렬한 재현성을 활용한 각국의 문화 원형을 주제별로 체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할 것입니다.

다음은 문화창조원입니다. 문화창조원은 사실상 전당의 엔진이라 할 것입니다. 민간 콘텐츠 회사의 입주를 유인, 융복합 창작 지원 기관이 되어야 합니다. 지원 방안으로는 투자 진흥지구 내 입주 기업 혜택이 있습니다. 미디어 아트, 광산업, 영상콘텐츠 산업, 디자인 사업 등이 결합한 광아트 콘텐츠의 기획 창작, 제작, 전시 공간으로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시아 예술 극장은 엔터테인먼트적인 콘텐츠를 강화해 주․야간 관객을 끌어 모아야 합니다.

문화창조원, 정보원 등과 연계하여 전세계 공연예술가들이 다양한 아시아 문화자원을 바탕으로 작품을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어린이 문화원은 미래 세대를 위한 체계적인 문화예술 체험 및 교육을 목표로 합니다. 어린이․교사․학부모가 함께 체험할 수 있는 교육 패러다임 구축과 문화 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공감으로 ‘문화 공동체’ 인식을 높여나갑니다.

이러한 5개원의 콘텐츠는 현재완료형일 수는 없습니다. 가다듬고 가다듬어서 시대와 조류에 맞는 콘텐츠 개발에 심혈을 기울여야 합니다.

조상열 : 현재 아시아문화전당 운영 법인화 문제 등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사업이 시민이 원하는 만큼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는 여론이 많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가지고 계십니까?

정동채 : 특별법은 국립으로 운영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원칙입니다. 법인화 문제가 대두되어 광주시와 시의회, 시민 단체에서 반발이 대단합니다.

국회에서 특별법 개정을 앞두고 있는 마당입니다. 먼저 정치권은 광주의 의견을 충실히 반영해야 할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인내를 가지고 대화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업 추진은 2015년 개관을 앞두고 현재 별 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봅니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이유는 정부와 광주 내부에서 그 원인이 각각 있다고 봅니다.

이제 발등의 불입니다. 대립하고 갈등할 시간이 없습니다. 문화중심도시 사업은 정부와 광주시가 파트너십을 발휘할 때 비로소 성공할 수 있습니다. 따질 것은 따지더라도 반드시 타협과 조율을 이뤄내야 하는 것입니다.

문화도시는 문화시민의 도시입니다

조상열 : 광주 ACE Fair 추진위원장, 광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등 다양한 축제와 포럼의 중요한 직위를 동시에 수행하시기에 어려움은 없습니까?

정동채 : 저는 국회의원 3선을 하는 동안 문화관광위원회에서 주로 상임위 활동을 했습니다. 정부에서 2년 동안 같은 일을 했습니다. 그래서 광주시에서 저에게 엇비슷한 업무를 집중시킨 것 같습니다. 광주는 저를 키워주셨습니다. 보답하는 생각으로 즐겁게 보람 있게 일하고 있습니다.

조상열 : 생활 속에서 문화의 향기가 넘치는 그런 광주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어떤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 설명해 주십시오.

정동채 : 문화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광주시민이 문화시민이 되어야 합니다. 격조가 있으면 더 좋습니다. 문화도시는 그저 남이 만들어주지 않습니다. 정부가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지도 않습니다. 소박하게나마 우리의 손으로 문화도시를 만들어 나간다는 각오가 있어야 합니다.

다행히 광주 내부에서 다양한 문화 운동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문화가 있어야 공장도 오고 기업도 옵니다. 문화의 향기가 있어야 관광객도 옵니다. 광주의 이미지가 밖에서는 어떻게 비추어지고 있는가를 늘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대동문화 78호 [2013 9,10월호]

백승현 기자  porum88@hanmail.net

<저작권자 © 채널코리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