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단법인 광주자동차산업밸리조성위원회가 9일 시민공감단 발대식이라는 공감이 부족한 '이상한' 전진대회를 열었다.

이상한 전진대회가 열렸다. 9일 오후 광주광역시도시공사 건물 13층 대회의실에서 광주자동차산업밸리 시민공감단 발대식이라는 ‘응답하라 100만대 광주자동차밸리 전진대회’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날 행사에는 학계, 언론계, 산업계, 청년 단체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그런데 참석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동냥해 들어보니 구체적인 행사내용도 모른 채 여기저기서 참석해 달라는 전화요청을 받고, 때로는 문자를 받고 ‘관계’ 때문에 참석한 사람이 대다수였다.

행사 진행은 사단법인 광주자동차산업밸리추진위원회(위원장 정찬용)의 새로 선임된 이사와 감사 등의 인사에 이어 기획, 조직, 홍보 등 4개 본부장에 대한 위촉장 수여식, 자동차밸리 조성사업 설명회, 퍼포먼스로 100만인 서명운동을 하는 지역과 직능 대표자들이 서명하는 순서로 열렸다.

자동차 100만대 생산도시를 만들고 그만큼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광주형 일자리, 연봉 3,500~4,000만원 정도의 별도 광주법인을 만들어 광주경제의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가겠다는 것이다.

일본의 기타큐슈(北九州)가 시도했던 사례를 그대로 벤치마킹하고 있다.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1965년 아시아자동차로 시작된 광주의 자동차 산업은 2015년 박근혜 대통령의 100만대 공약과 함께 광주에 희망을 주었다.

정보기술(IT)과 가전산업의 인프라도 축적돼 있다.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 생태계를 구현하는 게 다른 곳보다 유리하다. 근로 생산성은 높지만 노사 분규는 전국 최저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6월까지 예비타당성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가 주목된다.

신재형 자동차밸리추진위 부위원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자동차밸리와 광주형 일자리는 광주를 넘어 위기에 처한 우리 제조업에 혁신적인 모델이 될 것이다.”며 “제조업체들이 한국을 떠나기 전에 새로운 관점에서 제조업의 르네상스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전진대회는 일방적으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이 질문하거나 새로운 전기차 시장에 대한 동향 등을 알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다. 결국 이날 행사는 전진대회라는 명분으로 열렸지만 충분한 공감을 얻는 데는 실패했다.

아마도 이날 행사는 정부의 ‘예타’ 결과를 앞두고 100만명의 시민 서명을 받아내기 위한 시민공감단이 발대식을 가졌다는 자료 첨부형 행사 같아 보였다. 이러한 서명운동은 광주시가 직접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어서 추진위원회라는 민간단체에서 벌이는 모양새를 갖춘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민서명은 20만명 정도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날 전진대회는 중요한 사실을 놓치고 있다. 얼마전 현대자동차 임원회의에서 정몽구 회장이 ‘노발대발’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현대차가 친환경자동차로 수소차에 올인하는 동안, 그래서 윤장현 광주시장도 수소차를 광주의 자동차 산업 동력으로 삼겠다고 했었다.

정 회장은 격노는 현대가 수소차에 힘쓰는 동안 세계 시장은 전기차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었다. 현대는 오는 6월께야 아이오닉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중국은 10여년 전부터 전기차 개발에 1천여개 기업이 뛰어들었다. 더욱이 2014년 6월 테슬러의 전기차 특허 무료공개 이후 참여기업은 더 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전기차에 사실상 손을 놓은 바나 다름없었다고 지적한 것이다. 자칫 중국 전기차에 휘둘릴 수 있는 우려가 높다.

지금 세계 자동차시장은 가솔린 자동차에서 전기자동차로 패러다임 자체가 변화되고 있는 추세다. 전기차는 충전시설과 동시에 추진되어야 한다는 점이 문제다, 최근 한전이 광주송정역과 광주공항 등 주요 교통거점지역에 충전기 시설을 설치하고는 있으나 급속충전기는 기존 22기 뿐이었고 올 연말까지 44기를 추가로 설치한다고 해도 모두 66기에 그치고 있다.

서명운동도 좋지만 실질적인 자동차산업의 방향성을 설정해야 하고, 현대차의 추가 투자에 대한 확답도 받아내야 할 시점이다.

정인서 기자  chkorea9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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