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덜같은 무지랭이 농군들은 잘 모르제마는, 사람덜이 다덜 성공헐라는 것이 뭐겄어. 출세헐라는 것이 뭐겄어. 좋은 밥 묵고 살라고 그란 거 아니여? 긍게 대통령도 밥이 최고고 쩌그 거지들도 따시고 좋은 밥 어떻게서든지간에 묵어볼라고 아침에 눈을 뜨믄 밥을 찾아 구걸을 댕기제 잉.

밥 굶어본 냥반 아니믄 밥 못 먹은 포한을 모르제 잉. 밥벌이를 모린 사람덜이, 핑생을 공주같이 지 묵을 것 묵고, 지 헐 것 다 허고 산 사람덜이 배고픈 속을 알가디?

뜨신 밥 한 그릇 핑생 포한진 사람덜도 있어라우. 밥은 목심인께, 밥 못 묵으믄 죽은께, 사람덜이 밥 한끼 갖고 쌈도 허고, 사랑도 허고 안 그랍디여. 긍게 밥은 인생이여.

글고 전라도 사람 밥상이 두 개드라고 허는 말맹키로, 묵을 것은 또 모다들 전라도 사람덜이 더 찾제 잉. 긍게 그 입맛을 살려놔야된게 농사가 중혀.

우리 같은 인생덜은 나락같이 항꾼에 모타야 살아진께, 요라고 모타서 모도 숭구고, 지심도 매고, 나락도 비고, 나락도 훌트제. 몽당몽당 심을 합쳐야 일이 되제, 안 글믄 요란 큰 일은 못허제 잉. 몸뚱이를 움직거려 일을 해야 묵고 사는 인생들잉게.

존 농사꾼헌티 빈 땅 읍고, 존 농사꾼헌터 나쁜 땅 읍드라고 요라고 꾸불꾸불 경지 정리가 안되야븐 논이라도 여러시서 모다들 손을 넣준께, 요라고 추수도 허고 헐 수 있제 잉.

메뚜기덜은 요리조리 피허고, 간 낫으로다가 벼 모가지를 싹뚝 잘라낼라믄 새참도 잘 묵어야 쓰고 새참으로 댐배도 일꾼들한테 나눠줘야 쓰고 막걸리도 받아줘야 쓰제. 해도해도 끝이 읍을 것 같어도, 힘을 옴싹 쓰고 허리를 안 펴고 고랑 따라감스로 나락을 비믄 해가 슬핏헐 때까징은 끝나제 잉.

밥 좋은 집 일꾼이 낫드라고, 일이 심들어야 밥도 맛나고 밥이 맛나야 일도 잘 허는 거이 정답이제 잉. 허리가 끊어지도록 그라고 항꾼에 심든 일을 해봐야 우제 간에 정도 생기고 두레로 품을 나눠서 헐 줄 알게 되제. 글믄 동네 일도 훨썩 심 안들게 끝내지고, 긍께 그란 동네는 살기 폭폭 않은 존 동네가 되제.

우리덜이 요 쪼깐한 낫알, 나락알을 무시덜을 허제마는. 요 나락 한 알이 사람 목숨이요. 요 나락 한 알을 묵을라고 사람덜이 사는 것이제라우. 긍게 쌀 맹그는 사람덜, 농부님들이 우리 목숨 지켜주는 중한 사람덜이여. 긍게 그란 줄 알고 살어. 요 땅에 엎어져 사는 농사꾼이라고, 주름이 자글자글허니 땅에 엎뎌 사는 농사꾼들이라고 무시허덜 말고, 지그들 목숨 지켜주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허고 중허게 여겨야 써. 밥 못 묵고 백성덜 농사지어 밥 믹여주는 사람덜이 목숨이여. 알겄어?

대동문화 79호 [2013 11,12월호]

최옥수 기자  webmaster@chkorea.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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