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등산 길안내 표시가 있었던 옛 중머리재 표지석(왼쪽)이 사라지고 국립공원 측에서 식생복원 사업을 한다면서 새 표지석으로 바꿔 옛 표지석 모습은 찾을 길이 없다.

무등산 중머리재의 아름다웠던 표지석은 어디로 가 버렸을까요? 수많은 광주시민의 사진모델이 되어주고 손때가 묻은 표지석이 어느날부터 보이기 시작하지 않네요.

빛고을 광주! 하면 가장 많이 떠오르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5,18민주화 운동, 민주인권도시, 예향의 도시, 맛깔스런 음식, 그리고 무등산, 아닐까요?

광주의 정체성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핵심 키워드라 해도 무방하리라 생각이 듭니다. 또한 앞으로도 지켜 나가야 할 광주의 핵심 가치가 아닐런지요?

그중에서도 광주의 랜드마크로 무등산을 꼽는다면 대부분의 광주시민들이 동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무등산의 유래를 보면 백제 때 이름은 무돌산 또는 무당산 이었고 통일신라 때는 무악산 이라 했고 고려에 들어서 서석산과 무등산이라고 많이 불렸다고 합니다.

무등산이라 부른 이후에는 무등산을 불교식으로 해석하여 무등산에서는 “모든 존재가 등급이 없어 평등하다”고 했다고 하니 지금의 광주의 정체성과 가장 잘 맟는 해석이 아닐까요?

인구 150만의 도시에 시내 어느 곳에서나 마음만 먹으면 30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 동네 뒷산 같은 산, 어머니 품속 같은 산, 일상에 지친 시민들의 몸과 마음의 아픔을 위무해주고 편안한 휴식을 주는 힐링과 치유의 산이 있는 곳은 광주 무등산이 유일하다고 합니다. 무등산과 같은 좋은 환경 과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는 행복한 시민입니다.

무등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에는 주말이면 전국 각지에서 찿아오는 탐방객들이 너무 많아서 일부 구간은 훼손이 심각 하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중머리재는 탐방객의 약 70% 정도가 경유하는 중심 허브 역할을 하는 곳이라서 더욱 그렇습니다.

중머리재는 비교적 평평하고 넓은 지역인데 나무나 풀이 없어 마치 스님의 머리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들었습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는 올해 7월까지 중머리재 식생 복원 사업을 시행하는데 지금까지는 탐방객들이 “머무르고 쉬어가는 공간”에서 “지나가는 공간”의 개념으로 복원사업을 한다고 하네요.

중머리재에는 수십 년간 무등산의 상징처럼 눈 비 바람 속에서도 중머리재를 지켜온 아름다운 표지석이 있었습니다. 비록 매끈하고 잘 다듬어 지진 않았지만 오가는 탐방객들의 사진모델이 되어 주었고 수많은 사람들의 우정과 사랑의 증인 역할을 톡톡히 했던 아름다운 표지석이었습니다.

중머리재를 중심으로 규봉암과 약사암, 산장, 증심사로 가는 약도가 새겨져 있었고 오랜 세월을 눈 비 바람에 버텨온 흔적이 마치 광주 시민들의 꿋꿋함을 그대로 닮아있는 듯 했습니다.

최근 중머리재 식생 복원사업을 하면서 기존의 표지석을 철거하고 원래 서 있었던 위치도 변경하여 매끄럽고 깨끗한 새로운 표지석을 설치해 놓았더군요.

새로운 표지석보다는 늘상 보아왔던 닳아있고 세월의 흔적으로 파란 이끼가 끼어 있던 과거의 표지석이 그리운 것은 비단 저 혼자만의 감상일까요? 굳이 문화유산헌장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인류문화 활동의 결과물인 문화유산은 주변 환경과 함께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야 합니다.

지정된 문화재가 아니라는 이유로 함부로 다뤄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무등산 중머리재의 아름다웠던 표지석은 어디로 가 버렸을까요?

국립공원관리공단 무등산관리사무소측 관계자는 "중머리재 표지석 지도 안내가 잘못되어 있어 탐방객들이 혼란스러워 해 원 표지석의 지도 부분을 깎아내고 중머리재 글씨를 써넣었다"면서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이러한 조치를 취했고 정확한 지도는 인근에 별도의 안내판을 설치하기로 하고 중비 중이다"고 말했습니다.

임영열 시민기자  youngim1473@hanmail.net

<저작권자 © 채널코리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