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란 애기들 노래 알제라우 잉. 그때는 고거이 그작저적 배와서 불른 노래였는디 인자 생각해봉께 정말로 이녁의 맴을 요라고 울컥허게 맹그는 노래였는지는 모르제라우.

나라우? 나야 쩌그 절라도 시골 골짝이제라우. 거그서 핵교 당기다가 거 뭐시냐 국민핵교 나와 서울로 올라왔응께, 근 50년 이짝저짝 됭마. 요 노래는 봄만 되믄 몸이 뭉게뭉게 근지럼서 불르고 잡은 노래가 되얐어라우. 그 속에서 놀든 때가 그립습니다요. 잉. 그때는 뭐가 그라고 재미졌을까. 깨복쟁이 친구들허고 날마당 학교 끝나고 놀러 댕겼응께 잉. 들판으로 산으로 말이여라우.

복사나무. 좋제. 요거이 복숭아 나무 아니라고요. 분홍꽃이 피믄 막 인자 돌아갈 수 없는 고향이 보고 잡고, 지금은 이름도 잊어뿌린 고향 깨복쟁이 친구들이 막 생각나라우. 복사나무는 긍께 고향 낭구여라우.

글고 요, 요것이 조팝남무여라우. 봄날에 뭔 눈이 내링거 맹키로 보이지라우. 쫍쌀 튀밥 튀어맹이로 꽃이 피어서 튀밥나무라고도 허제라우. 요거이 피믄 눈이 어룽어울허게 어지럽고 기분이 좋제라우.

봄이 옹게 좋은 거이 아니라, 봄이 오믄 꽃이 핀게 좋아라우. 꽃이 뭣이라고 그라고 사람덜이 좋아허냐. 꽃을 안 좋아허는 사람 못 봤응께.

대동문화 81호 [2014 3,4월호]

근디 인자 요라고 나도 꽃다운 시절 다 지나불고, 인자 피는 꽃이나 봄스러 지내고 있으니 다 되야부렀지라우. 꽃 시절 없는 사람은 없을 거이요. 시방 누구럴 불러도 꽃다운 시절이 다 있제라우. 나라고 없었간디?

서울 와서 식모도 살고, 버스 안내양도 허고, 방직공장에서도 일해보고 안 그랬소. 나가. 근디 그때 한창 아파트 짓는다, 건설업체 짓는다 글고 경기가 좋은께, 전기 공사 업체 경리로 안 나가 있었당가. 그때가 좋았제. 글고 그때 돌아가분 냄편을 만나 결혼했제.

둘다 뭣도 없이 타향에서 만나서 그냥 좋아허다가 살림을 차렸응께. 무장무장 서로 몸 부비고 살믄서 젊은 품을 서로 그리워허든 시절이 아니든가요. 그때가 좋았지라우. 글고 그때가 꽃시절이였지라우.

누구라고 고향 없고 꽃시절 없고 지 짝 없겄소. 다 있제. 긍게 봄날은 그 고향 찾고 꽃시절 생각허고, 청춘덜은 지 짝 찾아 연애허고 몸 부비고 그러는 철 아닌갑소. 저그 저 짐승덜도 긍게 봄이 좋제라우. 모다들 밖으로 훼훼 나와서 바랍도 쐬고 연대도 허고 일도 지대로 허는 때잉게. 봄날은 사람 만날 생각에 기분이 좋은 철이제. 아믄! (1980년대 후반 순천 낙안읍성)

최옥수 기자  webmaster@chkorea.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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