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민단체협의회(이하 시민협)가 광주일보를 겨냥해 언론권력을 휘둘르지 말라는 의미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시민협은 28일 성명을 내고 광주일보가 있었던 전일빌딩에 대해 광주시가 언론박물관을 설치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광주 오월정신의 상징적 건물인 전일빌딩에 언론박물관을 조성하려는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80년 5·18의 상징적 건물인 전일빌딩의 리모델링 계획이 구체화되고 있는 가운데 광주시는 지난 22일 전일빌딩 리모델링을 위해 우선 3층, 8층, 9층 등 3개층을 우선 매입하고 이곳에 시민참여존으로 공공 전자도서관, 문화센터, 남도관광 홍보센터, 언론박물관 등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8∼9층은 ‘아시아 융복합콘텐츠 개발지원센터존’으로 조성하고, 극장 형태의 홀로그램 상영관, 스튜디오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시민협은 “(광주시의)이러한 계획은 전일빌딩이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연계되며 정보통신기술과 접목되는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중점에 두고 있다. 그러나 광주시가 주장하는 전일빌딩 리모델링 계획 중 80년 5월 광주시민의 역사적 항쟁 시기에 일부 언론이 보여주었던 모습을 생각한다면 언론박물관이 들어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당시 광주일보의 보도행태를 놓고 “무슨 낯짝으로 감히 전일빌딩에 언론박물관을 운운한다는 것이 부끄럽지도 않은가? 부끄러워해야 할 광주의 일부 언론이 언론박물관을 요구하는 뻔뻔스러움은 광주정신을 우롱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언론박물관 조성계획에 대해 강하게 반대했다.

또한 시민협은 “특히 지난 23일자 광주일보 기사를 보면 광주지역 대표 언론으로서 광주일보와 전일방송 등이 있던 호남언론의 태자리로서 언론박물관이 들어서야 한다고 강조하며 줄기차게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에서 왜 언론박물관이 전일빌딩 리모델링 계획에 들어가 있는지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라며 광주일보가 언론을 통해 다시 광주시에 압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민협은 “이것은 광주일보라는 하나의 회사 더 나아가 창업자의 박물관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것으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님을 보여준 충분한 근거가 되는 것이다”라고 사실상 광주일보라는 특정 언론의 박물관화가 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덧붙여 언론박물관 철회의 근거로 “5·18 정신의 상징적 건물로서 지역 민중들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며 투쟁하였던 그 시기에 일부 언론이 보여주었던 그 행태를 기억한다면 전일빌딩에는 언론박물관이 들어서는 역사적 퇴행의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시민협은 “윤장현 시장은 광주를 바꾸는 첫 시민시장이라는 슬로건을 통해 시민들의 참여와 공동체의 협력을 강조하며 협치의 정치와 행정 그리고 주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을 우선시하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며 “시 청사 공간 조성을 위해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듣는 행정을 통해 시민들이 참여하여 시 청사가 시민과 공무원이 함께 누리는 공간으로서 탈바꿈한 기억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협은 이러한 시 행정이라면 역사를 기억하고 후손에 부끄럽지 않은 5·18 광주의 상징적 건물에는 광주시민의 역사적 투쟁을 폭도로 매도하고 정권의 나팔수로서의 역할만에 충실하여 시대적 과오를 저지른 (광주일보와 같은)일부 언론들이 자신들의 장점만을 부각하여 시대의 과오를 덮으려는 언론박물관이 절대로 들어서서는 안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광주시는 시민시장을 선출한 의미와 역사적 사실을 잊지 않으려는 광주의 참 모습을 구현하기 위해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21세기에 맞는 열린 행정의 표본을 펼쳐나가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

시민협은 “지역 일부 언론이 자신의 역사를 반성하지 않고 역사의 과오를 덮으려고 전일빌딩에 언론박물관을 조성하려는 잘못된 계획은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인서 기자  chkorea9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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