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낮추고 내려가서 계단처럼 서 있자니

올려다본 하늘가에 산들이 달구경 왔다

산과 달이 눈 맞추니 백두대간은 잔칫날이다

깃발처럼 손 흔들 듯 이 산 저 산 세운 몸이

푸른 띠 색 고운 세월을 포목처럼 걸쳤구나

-김종 作, 백두대간 이야기 中

김종 시인이 큰일을 하나 해내었다. 가사시집을 낸 것이다. 아마 가사시에 대해 잘 모르는 이는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가사냐고 반문할 것이다.

가사는 역사적 장르가 아니다. 북한에서는 주요 장르로 공모전에서도 독립되어 역할을 차지하고 있고, ‘오늘의 가사문학’을 통해서 제법 많은 시인들이 가사시를 창작하고 있다.

한국대표정형시선 4번째로 김종 시인의 시를 엮은 ‘간절한 대륙’ 시집이 나왔다.

이번 시집에는 지난 2014년 제1회 한국가사문학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백두대간 이야기’도 담았다.

김종의 가사시는 서사성과 서정성은 물론이고 역사적 상상력과 비유, 상징의 시적 상상력이 활달하게 시공을 넘나든다. 백호에서 오천년의 자유를, 백록담에서 완전한 자궁을 만난다.

경치를 노래하다가도 역사속에 잠입하기도 하며, 바람이 달그림자에 살며시 스며드는 것을 보고도 우주의 근육을 감지한다.

한편 김종 시인은 1976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서 시 부문 당선 이후 조선대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교수, 신동아 미술제 대상, 대한민국 동양서예대전 초대작가, 추사 김정희 선생 추모 전국휘호대회 심사위원, 2013 대한민국 문화훈장 수훈, 국제펜 한국본부 ‘펜문학’ 편집인 및 간행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시 뿐만 아니라 그동안 2,500여권 이상의 서책 표지화와 ‘오늘의 한국 대표수필 100인선’ 등 30여 권의 책에 그림을 그려왔다.

김다이 기자  -08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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