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정부는 국가 정책의 기조가 되는 창조 경제와 국민 행복, 그리고 문화 융성을 가장 커다란 정책 패러다임의 요체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문화 융성의 정책 기조는 모든 지역과 도시에서 문화가 매우 중요한 사회 패러다임을 형성하고 정착하게 하는 매우 중요한 작용을 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서 문화가 사회적으로 정착되는 근본적인 장소로서 문화도시의 중요성이 다시 강조가 되고 있다. 말하자면, 지금 각 지역과 도시에서는 10년의 시간 동안 이야기되고 추진되었던 문화도시가 다시 한 번 도시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로 논의되고 있는 중이다.

문화가 도시와 마을의 가장 큰 자산

이런 문화도시라는 개념은 1985년 그리스 아테네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유럽의 문화수도로부터 그 패러다임의 시초를 찾아볼 수 있다. 유럽의 문화수도는 문화가 현대 도시의 가장 큰 자산이자 사회를 움직이게 하는 핵심 가치로서 자리 잡는 제도적 계기를 마련하였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문화도시라는 개념은 광주의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으로부터 시작되어 사회적 이슈화가 되었다. 이를 시작으로 지역 각지에서 본격적인 지역 거점 문화도시 사업이 국책 사업으로 지정, 추진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전통 문화도시 전주는 한옥 마을, 한국 전통문화의 전당 건립 등 전통문화 인프라를 구축하고 전주 한옥마을 관광객 500만의 지역 발전 모델로 개발하고 있다. 역사 문화도시 경주는 월정교 등의 문화유산을 복원 정비하고 교촌 한옥마을을 조성 개관하여 역사 문화도시로서 기반을 다지고 있다. 역사 문화도시 공주와 부여는 현재 사업 초기로 가시적인 성과가 많이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백제 문화의 복원과 재창조를 위한 기반 시설 확충과 함께 점진적인 사업의 추진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사업의 추진에 있어서는 한계 또한 나타난 것이 분명한 사실이다. 문화도시 사업이 추진된 10여 년 동안 이에 대한 많은 문제 제기가 있었다. 문화도시를 다양한 유형으로 구분하고 통합하면서 문화도시의 상을 규정하고자 했지만 문화도시에 대한 공통된 인식이 분명하지 않을 뿐 아니라 문화도시의 실체를 말하기에는 법적 근거의 미비 등으로 사업의 시행과 지원에서 큰 어려움을 겪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작년 12월 제정되어 올해 7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 ‘지역문화 진흥법’에서는 지역별 특색 있는 문화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문화 창조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문화도시의 육성 및 지원을 직접적으로 명시하였는데 이를 통해 문화도시를 지원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었으며 이로써 문화도시의 가치와 중요성이 다시 한 번 부각되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문화도시는 문화도시의 개념에 대한 사회적 공론을 만들고, 그간 지역 사회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지역과 도시 내부로부터 솟구치는 문화의 힘을 중심으로 문화도시를 만들고자 하는 새로운 재창조의 시작점에 서있다고 할 수 있다.

문화의 힘으로 도시를 재창조하다

2013년 3월부터 10월까지 진행된 문화도시 문화마을 포럼과 심포지엄은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포럼에서는 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분야를 대표하는 전문가와 현재 지역에서 문화도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지자체 당사자, 그리고 이를 총괄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중앙 부처로서의 문화체육관광부가 함께 모여 지역을 새롭게 재창조하고자 하는 도시 정책적 패러다임을 바탕으로 지역 사회에 실제로 필요한 문화도시의 상을 만들고자 열띤 토론을 진행하였다.

4번의 포럼과 이를 종합하는 문화도시 문화마을 심포지엄은 앞으로의 문화도시와 문화마을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시간과 과정에 있어서의 힘찬 한걸음을 띈 계기가 되었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문화도시 조성 사업은 이러한 노력의 결실이라 할 수 있으며 이는 지금까지의 문화도시에 대한 모습을 정리, 종합하면서 동시에 도시를 재창조하고 사회를 융복합하고자 하는 정책 시도를 통해 새로운 문화도시의 형과 상을 만들어 추진되는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새로운 문화도시 정책과 사업

새롭게 추진되고 있는 문화도시 조성 사업은 지역 사회 가치 중심이자 시민의 문화적 삶을 실현하는 사회적 장소로서 문화도시를 육성하고 지원하는 정책 사업이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문화도시 조성 사업에서 문화도시란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에서 시민이 공감하고 함께 즐기는 그 도시만의 고유한 문화가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사회 현상 및 효과가 창출되어 발전과 성장을 지속하는 도시를 말한다.

‘문화적 삶을 바탕으로 살기 좋고 지속가능한 사회와 환경을 갖춘 도시와 마을’을 뜻한다. ‘마을의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주민 스스로의 문화 활동을 통해 마을의 고유한 문화를 만들고 마을 문화와 주민 생활의 창조적 복합을 통해 사회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여 이를 통해 사회 문화적 자생력을 키워나가는 마을’을 말한다.

이를 통해 새롭게 시작하는 문화도시의 상을 제시하고 있으며 ‘문화를 통한 지속가능한 도시 성장 및 발전’이라는 핵심 가치와 함께 우리 사회에서 문화로서 융성하는 도시의 미래적 비전을 발견하고 지향하고 있다.

새로운 문화도시 조성 사업에서 도시는 하나의 사회적 생명체로서 도시민의 문화적 삶의 질 향상과 정주 가치를 확보하고자 노력하며 지역의 고유문화와 시민의 문화 참여를 통한 도시 문화를 형성하고 동시에 도시의 문화 다양성을 확보하고 창조적으로 융복합된 사회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이로써 최종적으로는 문화를 바탕으로 하는 도시의 지속가능한 성장 및 발전을 이루고자 하는 것이 문화도시의 미션이라 할 수 있다.

미래 가치를 창출하는 융복합 정책 사업

새로운 문화도시 조성 사업은 도시가 이전부터 가지고 있었거나 함축하고 있던 과거의 가치가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도시민의 사회적 가치와 결합하여 도시의 새로운 미래 가치를 창출하는 융복합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또한 일종의 도시 문화 운동으로서 도시민이 올바른 문화 시민으로서의 의식을 함양하고 이를 통해 도시의 문화적 가치를 재생하고 재창조하는 도시의 내적 활성화를 추구한다.

새로운 문화도시 조성 사업은 문화도시 사업 대상으로 지정되는 도시에 대해 5년간 총사업비 약 40억 원 정도의 사업으로 진행된다. 특히 기반시설 중심의 하드웨어 투자에 집중하던 문화도시 사업과 달리 새로운 문화도시 사업은 인적 가치 중심의 휴먼웨어와 문화 기획 및 활동 중심의 소프트웨어 투자에 집중하고 도시 문화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할 예정이다.

도시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와 문화 활동 양상에 따라 문화예술 중심형, 문화산업 중심형, 문화자산 중심형으로 사업 유형을 구분하여 추진되며 도시의 문화적 정체성 발현으로부터 시작하여 문화 기반의 사회생태계를 구축하고 이를 사회경제 활성화로까지 접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문화도시는 정부의 지원으로 문화적 거버넌스 중심의 도시문화 활성화 사업과 이에 부합하는 각종 문화 활동을 벌여나가게 된다. 시민 참여형 문화 활동 사업, 문화 기획 프로그램, 지역문화 창의 인재 육성 사업, 도시문화 네트워크 구축 사업, 도시 문화 허브 활성화 사업, 도시 재생 및 유휴 공간의 활성화 사업,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도시 경제 활성화 사업, 도시 문화 브랜드 창출 및 마케팅 구축, 관리 사업을 포괄하게 된다.

추진 체계에 있어서는 무엇보다도 도시문화적 거버넌스를 가장 중요한 작동기제로 파악하고 있으며 도시의 문화기획자 및 예술인과 도시시민, 공공행정이 참여하는 ‘도시문화 협의체’를 구성하여 문화도시의 추진 동력을 제공하는 작동 엔진이자 핵심 요체로 기능하도록 하고 있다.

생명체처럼 진화하며 지역 발전 기폭제 되길

지난 10여 년 간 우리 사회에서 문화도시는 정책이자 사업으로서 제기되고, 추진되고, 논의되는 과정에서 많은 일들을 겪어 왔으며 이에 대해 많은 논란도 야기되었으며 사회적 효과 또한 나타나고 있다.

필자는 이 과정이 도시가 생겨나고 발전하고 지속되는 과정과 동일한 양상이라 파악하고 있으며 도시가 사회 패러다임과 함께 진화해나가는 일련의 과정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문화도시의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판단의 관점 어딘가에 치우치기 보다는 도시와 사회 발전의 과정적 프로세스로 보아야 한다는 소견과 관점을 유지하고자 한다.

새로운 문화도시 조성 사업을 통해 조성되는 문화도시는 이전의 문화도시 사업이 거쳐 온 경험으로부터 기인하는 사회적 결과를 바탕으로 도시를 재탐색, 재발견하면서 도시의 성장과 지속을 위한 새로운 가치 동력을 창출하기를 바라며 문화 가치 중심의 사회 생태계를 가진 하나의 사회적 생명체로서 진화해 나가길 바란다.

대동문화 82호 [2014 5,6월호]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원 조광호  webmaster@chkorea.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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