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7일 광주MBC 사장으로 취임하셨는데요. 소감을 들려주십시오.

사원 출신으로서 첫 번째 사장이라는 점에서 영광일 뿐만 아니라 광주MBC 모든 구성원의 행운이기도 합니다. 광주MBC를 비롯한 지역 MBC 계열사는 본사가 대주주이기 때문에 자사 출신 사장을 배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느끼는 책임감이 더욱 크기도 합니다. 특히 저는 시청자의 성원을 받는 방송사의 사장으로서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어려운 경영 위기도 이겨내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어야 합니다. 회사 안팎에 자사 출신 사장에 대한 믿음을 심어줘야만 후배들 또한 제2, 제3의 자사 출신 사장이 될 수 있기에 더욱 열심히 뛸 것입니다.

광주MBC에서 자사 출신 사장은 1980년 언론 통폐합 이후 처음이라고 들었습니다. 지역 방송사의 자사 출신 사장은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아시는 바와 같이 언론 통폐합 이후 광주MBC는 대주주인 본사에서 선임한 본사 출신의 사장이 줄곧 경영을 맡아왔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고장에서 나고 자랐고 광주MBC에서 평사원으로 시작해 사장이 되기까지 기자로서, PD로서, 또 노조위원장이나 편성, 보도, 사업 등 다양한 부문의 책임자로서 주어진 업무에 충실하며 다양한 경험을 했습니다. 그만큼 광주, 전남과 광주MBC에 대한 애정이나 자부심이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광주MBC가 지역에 뿌리를 둔 방송사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뛸 수밖에 없고, 이는 곧 경영과 방송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시청자의 목소리를 더욱 귀 기울여 듣고, 구성원들과도 더욱 친밀하게 소통함으로써 점차 변화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자사 출신 사장에 대한 구성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계실 것 같습니다. 취임식에서 비전이나 포부 등을 밝히셨을 텐데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취임사를 하기 위해 사원들 앞에 섰을 때 사실 가슴이 많이 벅찼습니다. 여러 가지 당부도 했고 의지도 밝혔습니다만, 그 가운데 저는 구성원들에게 불편부당하고 엄정하게 지역의 여론과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보도, 지역민의 삶의 기쁨과 애환, 감동이 담긴 프로그램 제작, 흥과 즐거움, 공익성 있는 사업, 그리고 희망 인물의 싹을 키우고 북돋는 ‘브릿지’ 즉 다리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했습니다.

1984년 광주MBC에 PD로 입사해 그동안 다양한 일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히 ‘푸른 신호등’을 기억하는 시청자가 많습니다. 30여 년의 방송인 생활을 회고하시면 어떻습니까?

강산이 세 번이나 변하는 30년의 방송인 생활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한 마디로 후회는 없습니다. PD 시절 ‘푸른 신호등’을 8년여 동안 진행하고, 캠페인 ‘먼저 가시지요’를 전개하면서 우리 지역의 교통 문화를 개선한 것은 큰 보람이기도 합니다.

방송계 최고의 영예라 할 수 있는 한국방송대상을 받는 기쁨도 누렸고, 기자로서 일선 현장을 그야말로 발로 뛰었습니다. 시사 프로그램의 진행과 제작도 활발히 했는데, 방송을 통해 시청자에게 얼굴이 알려지면서 과분한 사랑도 받았습니다. 이제 그간의 경험을 발휘해 제가 돌려줄 차례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는 광주MBC 창사 50주년입니다. 짧지 않은 역사이기에 이를 평가하고 기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나 사업이 기대됩니다. 어떤 구상을 하고 있습니까?

먼저 반세기 동안 광주MBC에 보내주신 시청자 여러분의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시청자와 함께 50주년을 기념하고 사랑에 보답하는 기회를 다양하게 마련할 것입니다. 그 가운데 하나는 바로 사람에게서 희망을 찾는 것입니다. 현재 진행 중인 ‘광주 전남 희망인물 찾기 프로젝트 100 TAP’이나 ‘사람이 희망입니다’ 캠페인도 바로 이런 취지로 만들어진 기획입니다.

우리 지역의 ‘희망 브리지(bridge)’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많은 분들이 우려하고 공감하듯 광주 전남이 많이 정체되어 있습니다. 지역에 대한 편협성, 폐쇄적인 구조 속에서 지역 인재의 성장과 진출이 막혀 있습니다. 이와 같은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여 물꼬를 트고 싶습니다. 인재를 발굴하고 지원함으로써 지역의 변화와 발전을 모색하는 50주년을 만들고자 합니다.

광주 전남의 희망 인물 100명을 찾겠다는 ’100 TAP' 프로젝트가 흥미롭습니다. 자세히 소개해주시죠.

이제는 성공의 잣대를 바꾸고 희망에 대한 개념을 재인식해야 할 때입니다. 그동안 우리 지역은 정치적 여건이나 시대 상황이 순탄치 않았습니다. 그러나 주변을 자세히 살펴보면 압박과 소외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으며 의미 있는 성과를 낸 인물이 많습니다. 다만 우리가 그 사실을 잘 모르고 있거나 알려지지 않은 탓에 인물이 없다는 얘기를 하기도 합니다.

‘100 TAP’ 프로젝트는 희망 인물을 발굴하고 지원하여 공동체를 살리고 지역민에게 새로운 희망을 심어주고자 하는 것입니다. ‘징한 사람’, ‘귄 있는 사람’, ‘게미 있는 사람’이라는 이 세 가지 기준으로 희망 인물을 뽑을 것입니다.

지역의 미래, 지역의 100년 후를 준비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민 누구나 홈페이지(http://www.100tap.com)에서 희망 인물을 추천할 수 있습니다. 5월 31일까지 추천을 받고 있으니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 드립니다.

방송의 영향력을 볼 때 그 역할이나 사회적 책임은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 광주MBC의 비전이랄까,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 지 궁금합니다.

이제 저의 리더십은 광주MBC는 물론 지역 사회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제 역할과 책임에 대한 어깨가 무겁습니다. 우선 광주MBC라는 조직을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서 직원들의 장점을 살려 일하는 곳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사장으로서 지원하고 실적과 수치로써 평가할 것입니다.

광주MBC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지역 사회의 기여 부분도 상당히 달라질 것입니다. 지역민의 삶과 애환, 기쁨이 담긴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공익성을 강화한 다양한 사업을 통해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대동문화> 독자들이나 시청자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십시오.

광주MBC의 첫 번째 자사 출신 사장으로서 지역사회와 지역민의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그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광주MBC가 공영방송으로서 역할이 소홀하다고 생각하실 때는 언제든지 비판과 질책을 보내주십시오. 또한 의견의 크고 작음에 관계없이 경청하여 보도와 프로그램에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광주MBC는 반세기 역사의 전통을 바탕으로 여러분의 ‘희망 브릿지’, ‘만나면 좋은 친구’가 되는 것은 물론 미래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대동문화 82호 [2014 5,6월호]

한경숙 기자  webmaster@chkorea.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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